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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포항 죽장면 태풍피해는 천재 속 인재"...포항시농민회 장영태 회장 상세보기

"포항 죽장면 태풍피해는 천재 속 인재"...포항시농민회 장영태 회장

정민지 2021-09-17 10:19:53

■ 출연: 포항시농민회 장영태 회장

■ 진행: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1년 9월1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지난달 태풍 오마이스로 인한 집중호우로 경북 포항 죽장면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었지만 완전 복구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 많은 비가 내린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수년전부터 진행된 이 일대 대규모 벌목사업이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2018년에 벌목사업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는데요. 

오늘은 포항시농민회 장영태 회장님과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회장님, 안녕하세요?

 

▷장영태 회장: 네,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지난 태풍 오마이스로 인해 포항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죽장면의 경우 피해규모가 상당한데요, 어떤 상황인지 설명 좀 해주시죠.

 

▷장영태 회장: 네. 다리가 무너지고 제방이 유실되면서 농가는 침수되고 농경지는 물에 휩쓸리면서 집과 들에 자갈과 모래가 엄청 들어와 거주할수도 없고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이 되었습니다. 

중앙재난피해합동조사단의 피해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 189가구와 5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가 유실되거나 매몰되었고 농작물 269헥타르, 공공시설 850곳 등의 재산피해를 봤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응급복구 비율은 70~80% 진행되었고 피해액은 2천50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하신대로 지난주 포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피해 복구까지는 시일이 꽤 걸릴 것이라고 하는데 무엇보다 농업 피해도 심각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장영태 회장: 네, 그렇습니다. 농경지가 침수되면서 사과나무가 휩쓸려 나가고 뿌리가 있어도 물에 흔들려서 고사 위험이 크다고 합니다. 

고추농가는 탄저병 등 병충해가 심각해서 작물 수확량이 많이 줄어들어 올 한해 생활이 어려울 지경입니다. 

또한 제방이 유실되면서 농경지에 자갈과 모래가 엄청 쌓여서 다시 밭으로 복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시훈 기자: 최근에 포항시농민회와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무분별한 벌목과 하천 정비가 부른 ‘천재 속 인재’라고 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장영태 회장: 물론 기후위기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이런 폭우가 내렸다는 것은 상식적인 차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방을 했더라면 피해가 훨씬 적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무분별한 벌목과 하천 정비 문제를 천재지변 속에서 발생한 인재라고 표현했습니다. 

죽장면에는 약 7~8년 전부터 약 천만평 임야에 벌목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단지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벌목을 해서 죽장면 일대는 민둥산이 되어버렸습니다. 

대규모 벌목도 문제지만 무분별한 하천 정비가 더 큰 피해를 발생시키는데 일조했다고 봅니다. 

하천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 다니는 길이 있는데 민원이 있다고 시도의원들이 예산을 투입하여 잠수교를 만들어 줍니다. 

예를 들면 죽장면 가사리에 잠수교 공사를 너무 높게 하여서 마을 이장이 몇 차례나 더 낮추어야 된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여 가사리 마을회관과 동네가매년, 지금 3년째 침수되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벌목도 문제고 태양광 발전으로 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무분별한 하천 정비까지 지적해주셨습니다. 

벌목사업의 경우, 지난 2018년에 이미 중단 요청을 하고 문제 제기를 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당시에 이런 피해에 대한 우려가 나왔기 때문일텐데요?

▷장영태 회장: 네. 저희들이 많은 피해를 예상하고 민원을 제기하고 간담회를 가졌지만 죽장면은 조림지역이어서 벌목을 원천적으로는 할 수 없는 지역입니다. 

그래서 포항시 산림과에 벌목 허가 전에 주민 동의, 순차적인 벌목 등의 방법으로 개선을 요구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대규모 벌목 이후 태양광 발전, 풍력 발전 사업을 하기 위해 사업주들이 벌목과 인도를 더 과도하게 추진했던 것 같고 풍력 발전 사업 업체에게 산을 임대하여 큰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이번에 하천이 범람해 피해를 더 키웠다고 하는데, 하천의 기능을 잃게 만드는 옹벽과 보 문제를 지적하셨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장영태 회장: 포항시가 멀쩡한 하천을 지목을 변경시켜 건축 허가까지 내어주고 또 시도의원이 예산을 확보하여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 하천 폭을 축소하는 옹벽 공사를 해주어서 하천이 아니라 좁은 수로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비에는 세갈래가 모이는 곳은 거의 범람하여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되었습니다. 

또 월평리에는 사용하지 않는 보 한 곳이 자갈이 쌓여 물이 범람해 주택 3채와 비닐하우스 3동이 침수되었고 트럭과 경운기 등 모든 농자재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정시훈 기자: 하천에 물이 흘러가는 길이 좁아진 것이 문제라는 말씀이시군요.

포항시농민회는 어제(14일) 포항시에 대책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내용인가요?

 

▷장영태 회장: 저희들이 4가지를 요구했습니다. 

첫째는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농민수당을 확정 지급하라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하천 부지를 대지로 변경한 특혜과정을 밝히고 이해관계인을 고발조치하라. 

셋째는 죽장면에 시, 도비를 이용해 개인의 이익을 위해 옹벽을 설치해준 시도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것과 넷째로는 무분별한 벌목과 하천 정비로 인해 죽장이 무너졌으니 포항시는 산림과 하천 보전대책을 마련하라는 내용으로 집회 및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정시훈 기자: 지금 포항시에서는 어떤 입장인가요?

 

▷장영태 회장: 포항시에서는 국비를 지원받아서 하천을 근본적으로 개선 작업을 하겠다 이렇게 입장을 밝혔는데 이것도 좀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 간단히 듣도록 할까요?

 

▷장영태 회장: 최근 죽장면 일광리에는 포항시가 오토캠핑장 오폐수 방류를 농수로에 하도록 허가를 해줘서 주위 농수로에 썩은 물이 흐르고 악취가 진동하여 사과밭, 고추밭에 병충해가 발생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포항시는 농민들이 농사에 전념해서 좋은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도록 농민을 위한 행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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