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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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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현의 교육진단] 수능 이후 수험생과 학부모가 힘들어 하는 점

정민지 2021-11-30 13:53:12

▶정시훈기자: 계속해서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11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수능 시험 이후 일부 학부모님들은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우리처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사회에서 이 아이를 키우기가 너무 힘이 든다고 합니다.

오늘은 수능 이후 수험생과 학부모가 힘들다는 점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합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오늘도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기자: 수능 이후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부모님들 왜 그런가요? 

또 이런 문제에서 좀 벗어나기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윤일현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매사를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어떤 우리의 성량과 굉장히 관계가 있는데요.

실제로 제가 겪은 사례를 한번 말씀드리면 학생이 전년도에 시험을 실패하고 이제 재수를 시작하면서 상담을 하러 왔는데 자리에 앉자마자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선생님 앞에서 약속해라. 이제부터는 tv와 컴퓨터는 끊고 잠은 4시간 이하로 자고 일요일에도 농구하러 가지 않고 시험 칠 때까지 친구도 끊겠다’고 쭉 이런 이야기. 

그리고 ‘선생님 이 얘가 오늘 정신이 번쩍 들도록 좀 꾸짖어주시고 마음을 다 잡아주세요. 얘는 정말 게으릅니다. 머리는 좋은데 운동과 친구를 너무 좋아해요. 지금처럼 살면 절대로 대학에 갈 수 없고 인생이 끝장난다는 걸 좀 확인시켜 주세요. 초등학교 때 얘보다 못했던 친구 아이는 고등학교 가서 펄펄 날다가 명문대 의대에 갔어요. 걔는 공부밖에 몰라요 3년 내내 단 하루도 4시간 이상 잔 적이 없대요. 과외도 안 받고 학원도 거의 안 다녔는데그거 생각하면 정말 속상해 죽겠어요.’

방금 제가 드린 이 말씀을 보면 이게 과연 사실일까? 

3년 내내 4시간 이상 잔 적이 없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사실은 이 나이에 학생들이 하루에 6~7시간 자도 잠이 모자라는데 4시간 자고는 견딜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놀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책만 잡고 공부했다.

이게 과연 말이 되는가. 그래서 제가 어머니께서 그 말씀을 할 때 그 학생이 누구인지를 저도 아는 학생이었습니다.

잘 아는 학생인데 그 학생은 역시 잘 놀고 잠도 푹 자고 이런데 말이 이렇게 돌아다니다가 4시간 이상 잔 적도 없다, 놀지도 않고 계속 공부했다, 이런 식으로 와전이 되는데 우리 사회에서 성공담은 굉장히 판에 박힌 전형성을 가집니다.

특히 수험생의 경우는 잠 적게 잤다.

예를 들면 놀지 않고 토요일에도 책상 앞에서 공부만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게 결국은 학생과 그 이야기를 듣는 부모님이 부모님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가를 잘 모른다는 것이죠.

그래서 누구나 비슷한 것 같지만 차이가 있기 때문에 남의 성공담이나 아니면 이런 이야기는 좀 걸러서 듣고 내 아이에게 맞는 기본적인 것을 다시 점검하고 살펴보는 게 더 낫다는 걸 조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시훈기자: 공부도 스스로가 주체가 돼야 할 텐데요.

공부든 일이든 자신이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로 전략하게 되었을 때 이 소외됐다는 말을 많이 쓰지 않습니까? 

교육에서 이 소외,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윤일현대표: 방금 소외 말씀을 하셨는데 이제 지금쯤 우리도 이 문제를 한번 본격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 속에는 자유로운 존재로서의 인간 즉 주체로서의 인간이 객체로 전락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보면 원시인들은 어떤 물건을 만들 때 재료를 구하고 다듬는 일에서 완제품이 나올 때까지 모든 단계에 주체적으로 관여합니다. 

한없이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작업을 끝냈을 때는 창조의 기쁨을 느낄 수 있고 또 가슴에는 성취의 희열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분업이 가속화되면서 인간은 거대한 공장에서 조립 공장 같은 데서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자동차 조립공장에서 어느 특정 부품의 조립만을 담당하고 있는 노동자는 노동의 과정이 단순 반복 작업이기 때문에 일이 지루할 뿐만 아니라 완제품이 나오고 자신이 그것을 만들었다는 창조의 기쁨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래서 창조의 주체인 인간이 거대한 조립 공장의 부품 즉 객체로, 주체가 객체로 전락되었다, 이걸 우리가 흔히 노동의 소외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 교육에서 소외란 무엇인가 역시 노동의 소외와 같이 견주어서 생각해 보면 학생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학생 자신이 학생 자신이 주체적으로 결단하여 공부하면서 능동적으로 뭔가를 깨우치고 또 힘은 들지만 가슴 뿌듯한 자부심과 성취 성장의 기쁨을 맛보아야 합니다.

공부하는 주체도 학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어떠냐 하면 교육이 과열되면서 학습의 주체인 학생은 객체로 전락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자신의 미래와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공부해야 되는 학생이 학교생활이나 공부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고 부모님이 과의 시간표를 짜고 학원 시간표를 짜고 거기에 맞춰서 몰아붙이면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이 주체가 부모님의 뜻에 맞춰 따라가야 하는 객체로 전락하게 됩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한을 풀기 위해서 또 지금 부모님 세대에는 가문을 빛내기 위해서 또 모교의 명예를 위해서 이런 식으로 될 때 주체인 학생이 하나의 수단, 객체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걸 교육에서의 소외라고 말할 수 있는데 실제로 우리 부모님들은 자신의 한을 풀기 위한 목적으로 자식을 몰아붙인다거나 학생 개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무시한 채 획일적인 방법을 강요할 때 주객이 전도되는 소회가 교육 현장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일요일에 늦잠을 좀 자고 싶지만 부모님의 잔소리가 싫어서 일부 학생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없이 독서실이나 도서관에 나가서 거기서 자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 학생은 부모님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공부에 몰두하지 않고 엎드려 졸 수 있기 때문에 나가는 것이죠.

타의에 의해 행동할 때 공부든 일이든 즐거울 리가 없고 또 생산성도 없다는 것을 특히 우리 부모님들은 좀 깊이 생각하고 자녀 지도에 참고를 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기자: 그러면 교육에서의 수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어떤 점들이 필요하겠습니까?

▷윤일현대표: 학생을 지도하는 부모와 교사는 분위기를 조성해 주고 적절한 조언을 해주되 최종적인 선택과 결정은 학생 스스로 하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서로 부모의 뜻이 반영되더라도 형식은 학생이 스스로 결정해서 한다는 이런 느낌을 갖도록 도와줘야 되거든요.

이때 인내심과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조급하게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할 때 학생은 반항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생은 누구를 위해 공부를 해 준다는 생각을 또 버려야 합니다.

하기 싫지만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위해 할 수 없이 책상 앞에 앉아 있어 준다고 생각할 때 바로 앞서 말한 이 교육의 소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고 여기에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결단에 의해 자발적으로 공부한다는 이 생각을 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늘 이야기하는 게 자기주도 학습이지 않습니까?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것은 결국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평가하고 또 거기에서 잘못된 것을 수정하고 고치고 좀 더 나은 쪽으로 나아가고 이 시행착오를 통해서 조금 더 세련되고 더 발전하고 성장하는, 자기가 주체가 돼서 끌어갈 수 있는 이런 생활을 해야 되고 부모나 교사도 학생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고 또 오래 갈 수 있고 또 부모가 자녀에게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아도 자녀가 스스로 자기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그런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학생이 스스로 실천하여 성취감을 느낄 때 보람을 느끼고 자신감도 생기게 되고 생활의 즐거움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부모님이나 주위 사람들이 흐뭇하고 기쁨을 느끼게 되는 것 이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런 점을 이제 우리는 좀 더 생각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청년 실업이나 취업난이 굉장히 심각하다 보니 너무 지나치게 간섭함으로써 역효과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고 또 너무 지나치게 간섭하면 결국은 학생을 아주 소심하게 만들어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감이 떨어지게 되는 그런 경우를 우리는 수없이 목격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우리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 학생과 자녀가 대화하면서 가능하면 스스로 무엇을 끌고 간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학생과 부모가 함께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기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교육진단

■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11월 30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