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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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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기능 향상법과 생산적인 학습법

정민지 2022-01-25 09:17:50

▶정시훈 기자: 계속해서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학생은 학업의 생산성에 관심이 많습니다.
또한 머리가 맑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방법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오늘은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과 생산적인 학습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정말 있는 겁니까?
▷윤일현 대표: 그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많은 학생들이 경험하는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당신의 뇌 얼어붙고 있다’를 쓴 일본의 뇌신경 전문가 츠키야마 타카시는 친한 친구의 이름이나 조금 전의 일도 기억나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등 갑자기 뇌가 얼어붙는 것과 같은 증상을 브레인 프리즈(brain freeze)라고 설명합니다. 이 증상은 남녀노소 누구나 경험을 하는데요. 그는 뇌 기능 저하는 나이에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해마다 수능 시험을 치고 나면, 특히 지난해처럼 수능 문제가 어려울 경우, 예를 들면 수학 시간에 갑자기 사고가 마비되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는 학생이 나옵니다. 혼자 집에서 풀어보면 다 해결할 수 있는데 실제 시험에서는 사고의 마비를 느낀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겪는 전형적인 브레인 프리즈 현상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결정적인 순간에 뇌가 얼어붙는 마비 증상을 경험하고 있는데 츠키야마 타카시는 한 분야에만 계속 집중하는 사람이나 인터넷 의존도가 높은 젊은이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설명합니다. 하루 종일 학교에서 수업하고 마치자마자 잠시 휴식도 없이 밤늦도록 학원에서 공부하고 심지어 주말에도 학원에 가거나 과외를 받는 학생 역시 위험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자발성이 결여된 일방적인 지식수업의 연속도 뇌 기능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아무리 학원에 다녀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학생은 단조로운 생활의 반복 때문에 뇌가 지쳐 있지 않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감탄과 성취감을 강조하고 싶은데요. 뇌 기능은 감탄과 감동과 성취감을 통해 향상된다고 합니다. 최고의 감탄은 자연의 신비와 경이를 통해 경험하게 된다고 하고, 가장 가치 있고 오래 가는 감동은 좋은 음악 혹은 훌륭한 작품을 통해 경험할 수 있다고 하죠. 뇌가 느끼는 최고의 쾌락은 성취감인데요. 한 치의 여유도 없는 각박한 삶에서 이런 것들을 경험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도시 학생들의 상당수는 방과 후 시간을 학원 아니면 컴퓨터 앞에 앉아서 보냅니다. 여가 시간에 온통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브레인 프리즈 증상을 겪을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고 합니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나오는 뇌파는 중증 치매환자의 뇌파와 비슷하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그래서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로 이런 걸 한번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브레인 프리즈 증상을 막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다양한 것에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것으로부터 자극을 받는 것입니다. 뇌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지속적인 운동이라는 연구 결과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토요일 오전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난 후 주말 한나절 정도는 산과 들, 운동장에 나가 머리를 식히며 운동을 하는 게 뇌기능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어떤 학자는 사실은 뇌에게 가장 강력하고 신성한 자극을 줄 수 있는 게 몸을 움직이는 운동이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을 늘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학생 본인과 부모님도 함께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즐겁게 공부하면 좋을 텐데요. 우리가 좀 적극적으로 즐겁게 지속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 어떤 부분들에 신경을 써야 할까요?
▷윤일현 대표: 우리는 공부는 재미없다는 이야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국의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82% 정도에 이르다가 17살이 되면 극적으로 감소해 평균 18%에 그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전 세계 학생 대부분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학생들의 공부 기피 정도는 더 심각하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이미 초등학교 4학년 정도부터 공부를 싫어하기 시작해서 중학교 입학해서 첫 시험을 치를 때 그 고비를 맞는다고 합니다. 
시험을 한 번 볼 때마다 공부 기피 현상은 점점 강해진다고 합니다. 특히 공부를 정말 싫어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는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에 보는 모의고사라는 이야기를 하죠. 우리가 중학교 마치고 고등학교 들어갈 때쯤 되면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치는 첫 모의고사, 첫 시험이 나머지 고교 3년을 좌우한다는 이런 협박성 위협을 많이 하죠. 학생들에게 시험과 성적 부진에 따른 부담감과 후유증은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일반적으로 공부도 하기 싫지만 공부 때문에 포기해야 할 다른 일이 너무 많다고 느낍니다. 하루빨리 어른이 되어 공부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우리 청소년들이 가진 가장 큰 욕구는 공부에서 해방되고 싶은 욕구인데 우리가 어떻게 이 부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문제가 되겠죠. 
공부하고 싶다는 욕구 없이 시작하는 공부가 잘 될 리가 없습니다. 정신만 차리면 되겠지라고 마음먹어도 며칠 지나면 전과 똑같이 공부가 지겨워지는데요. 욕구 없는 공부, 정나미 떨어지고 지긋지긋한 공부, 그런 공부하고는 차라리 이별 하는 게 낫다고 어떤 전문가는 말 하기도 하죠. 공부를 지겹다고 생각한다면 그런 방식으로부터는 기대를 하지 말고 다른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때 비로소 새로운 길이 보인다고 합니다. 공부는 재미없다 혹은 하기 싫다, 이런 부정적인 생각을 떨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흔히 이성적 공부와 감성적 공부가 있다고도 하는데요. 이 두 가지를 좀 설명을 해주시고 생산적인 학습법에 대한 조언도 부탁드리겠습니다.
▷윤일현 대표: 두뇌 과학자들은 두뇌가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의식보다는 감성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습니다. 감성의 역할을 규명함으로써 두뇌 과학은 인간은 이성적 존재라는 전통적인 생각을 뒤집게 되었습니다. 우리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이성이 아닌 감성입니다. 잠재의식 속에서 작동하는 정서적인 기억이 나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죠. 우리는 어떤 일에 대해 충분히 생각하고 따져본 다음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정서가 연결된 기억의 반응에 따라 매우 빠르게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해 온 겁니다. 두뇌는 주로 정서기억에 저장된 감정 코드에 따라 행동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예컨대 이성적으로 해야 한다는 결심보다는 감정적으로 또는 왠지 싫다는 정서가 우리의 행동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죠.
굳이 두뇌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경험이 이성보다는 훨씬 감성에 영향을 받는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서적 경험이 바뀌지 않으면 두뇌의 판단과 의사결정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생각이나 의지만으로 두뇌의 판단을 조절하기 어려운 이유는 두뇌가 스스로 경험한 사실만을 정서 기억 속에 저장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정서 기억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즐거웠다, 지루했다 또는 기뻤다, 슬펐다는 느낌이고 그럴 때마다 달라지는 신체 반응 있다고 하죠.
느낌에 따라 몸이 긴장된다거나 편해진다거나 하는 이런 신체 반응을 우리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뇌를 설득해서 공부 욕구를 갖게 하는 지름길은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정서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것입니다. 냉철한 이성적 판단만으로 공부에 열중하게 된 경우를 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어떤 계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공부 욕구가 생기는 게 아주 중요하죠. 그래서 이성적인 공부, 이성적인 판단에서 공부해야겠다는 것은 유효기간이 짧은 반면에 감성적, 정서적으로 자극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상당히 오래 갈 수 있고 또 슬럼프도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는 이성적인 방법이 더 중요하냐 감성적이 것이 중요하냐 이런 것보다는 둘이 원활하게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 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교육진단

■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2년 1월 2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