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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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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병의 원인과 대책

정민지 2022-05-17 09:30:45

▪︎ 츨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2년 5월 17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5월은 계절의 여왕이지만 수험생에게는 본격적으로 힘이 드는 계절입니다. 특히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면 슬럼프가 찾아오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고3병과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오늘도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이 고3병이 무엇인지 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우리가 일상에서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그런 증상인데요. 

시험만 다가오면 가슴의 통증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이런 증상은 날이 따뜻해지는 4월 하순 그리고 5월 들어오고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납니다. 학생과 유사한 고통을 호소하는 부모님도 늘고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고3병’과 고3 어머니가 앓는 ‘고3 어머니병’은 현재로서는 완전한 치료가 불가능하며 이제 이 병은 학년에 관계없이 초등학교 학생에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행 입시 제도와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가 이 병의 근본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병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없는 한 수험생과 또 그 수험생들의 어머니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병을 앓게 될 것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읍니다. 

해마다 여러 기관에서 전문가들이 이 병에 대한 다양한 예방책과 치료법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임시방편에 불과합니다. 과연 없는가, 그렇다면 역설이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땅의 모든 학생과 어머니는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누구나 이 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게 치료의 출발점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증상을 병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성장기의 한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뜻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성장통을 겪어야 되지 않겠는가 이런 생각을 하면 좋고요. 또 고3병과 고3 어머니가 앓는 고3 어머니병은 어느 한쪽의 정세가 심해지면 다른 한쪽도 같이 악화되고 또 어느 한쪽이 좋아지면 상대도 즉시 좋아진다는 그런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 병의 예방과 치료가 중요하고 또 원인도 잘 파악해야 되고 그래서 부모 자녀 간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신뢰와 사랑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원인과 관련해서 입시 위주의 제도도 학력 중시 풍토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원인에 대한 분석을 한 번 더 좀 집중적으로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일현 대표: 많은 사람들이 고3병은 수면 부족과 과로 때문에 온다고 생각합니다. 부분적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수험생을 지도해 본 사람이면 근본 원인이 다른 곳에 있다는 사실을 압니다. 이 고3병은 육체의 피로보다는 공부가 뜻대로 되지 않고 기대하는 성적 향상이 제때 일어나지 않는 데서 오는 심리적 불안이나 좌절감이 주된 원인입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학교나 학원에서 자율학습을 하다가 자정 무렵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현관에 들어설 때의 지친 모습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연민을 자아내게 하며 또 동시에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게도 됩니다. 그러나 가정에서는 그들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만약에 학생이 심한 피로의 기색을 보이면 그날 하루를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가 잘 되고 계획한 분량을 다 했다면 활기가 넘치고 몸놀림이 가벼워야 합니다. 학생이 현관이 들어오는 순간, 극도로 지친 표정을 짓는다면 그날 하루를 잘못 보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공부가 잘 안 되어 잡념에 빠져 시간을 낭비했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책상에 엎드려 있었기 때문에 귀가 후에도 계속 피곤한 것입니다. 부모님이 다른 질문을 하지 못하고 선제공격을 못하도록 피곤하고 지친 체 하는 그런 경향도 있다는 거죠. 

 

상당수의 수험생과 학부모님은 서로를 신뢰하지 않는 게 고3병의 원인일 수 있다. 부모는 자녀가 학교에 있는 시간 내내 공부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또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 합니다. 학생 자신도 이 문제를 어영부영 넘기는 경우가 많죠. 간섭과 잔소리 꼬치꼬치 캐묻는 것이 귀찮기 때문에 몰두해서 공부하고 생산성 없이 하루를 보내고 집에 오면 공부하는 척하고, 피곤한 척하고, 질문을 봉쇄하고 넘어간다는 거죠. 이런 날이 계속되면 학생 자신도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머리가 무겁고 가슴이 답답해지고 정신은 더 악화되고 만성 피로로 쌓이면 생활에 활력을 잃고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 열정 이런 것들이 사라지고 심하면 병원에 가야 하는 그런 지경에 이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고3병의 가장 큰 원인은 공부 때문에 지쳐서 그런 게 아니고 기대한 만큼의 성적 변화가 제때 일어나지 않은 데서 오는 어떤 좌절감, 막막함, 절망감이 원인이다. 이런 것들을 한번 부모님께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이 고3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과 치료법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지요.

 

▷윤일현 대표: 결국은 신체적으로 건강한 학생들이 겪게 되는 고3병은 치료는 사실은 이런 점에서 찾아야 됩니다. 성취감은 고3병의 예방과 치료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할 수 있는 만큼의 계획을 세워 반드시 실천하고 그에 따른 성취감이 누적되면 생활이 즐겁습니다. 생활이 즐거우면 고3병은 절로 사라집니다. 이건 공부뿐만 아니라 어른이 하는 일도 그렇지 않겠습니까? 성취감을 느끼고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이 생각이 들면 찌푸퉁 하던 몸도 개운해지죠. 하는 일에 신명이 나면 어려움을 기꺼이 참을 수 있고 잠을 적게 자도 별로 피로를 느끼지 않게 됩니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하는 일이 즐거우면 육체적으로 다소 무리해도 그렇게 피로를 느끼지 않습니다 고3 나이에는 특히 그렇습니다. 수험생은 이러한 사실을 직시하고 변명을 한다거나 핑계거리를 찾으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학생은 수험생활 전반에 대해 낙관하고 모든 일에 대한 결단은 본인이 하고 또 그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져야 한다는 이런 자세를 가지는 게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 학생을 보면 가정의 분위기를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극성스러울 때 자녀가 소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평소에는 잘 하다가도 큰 시험에 성적이 좋지 않은 수험생 뒤에는 잔소리가 심한 부모가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점을 우리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되는데요. 부모는 무엇보다도 자녀를 믿어야 합니다.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는 자세를 보여줄 때 수험생은 더 의젓해지고 강한 책임감을 가지게 됩니다. 부모님은 다소 못마땅하더라도 자녀를 다른 집 아이와 비교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남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내 아이는 내 아이만의 장점을 갖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또 가능한 한 칭찬을 많이 해 줘야 합니다. 천재를 만드는 최고의 비법은 칭찬과 격려라는 사실을 가정에서는 늘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어느 한 시험에서 기대만큼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수험생과 가족 모두의 대처 방법은 때로는 최종 입시 성패를 결정할 정도로 매우 중요합니다. 수험생 자신은 꾸준히 노력하면 다음 시험에서 충분히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느긋해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또 학부모님의 자세도 중요합니다. 일시적인 성적 하락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 번 성적이 좋지 않다고 해서 이를 평소의 생활 태도나 다른 것과 관련지어서 나무라면 아이가 더욱 좌절하게 됩니다. 다음에 반드시 만회해야 한다고 지나치게 강조해서도 안 됩니다. 수험생 앞에서 다음에 성적이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하거나 그럴 줄 알았다 라거나 다음에 제자리를 못 잡으면 그냥 두지 않겠다 라거나 이런 발언도 하지 않으시는 게 바람직합니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제자리를 찾을 수 있는데 안달하고 다그쳐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끝으로 이 부분을 제의하고 싶습니다. 부모님은 자녀에게 늘 집중해서 자녀만 바라보지 말고 부모님은 부모님 나름대로의 생활을 해야 합니다. 

특히 어머니가 행복할 때 자녀도 행복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그래서 엄마는 엄마의 행복을 추구하고 아빠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을 하시고 학생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이런 게 기본적으로 실천이 될 때 사실 고3병 발병도 적고 서로 그런 문제가 있어도 쉽게 극복이 됩니다. 부모 자식 사이의 관계가 좋고 대화가 많은 집안일수록 또 상호 간의 독립성을 존중하는 집안일수록 고3병이나 고3 어머니병은 발병이 낫다는 것은 여러 자료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이제 중간고사도 끝났으니, 시험이 끝나고 나면 한 매듭짓는 것이 중요합니다. 온 가족이 이 좋은 계절에 자연 속에서 서로의 수고를 인정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