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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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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중간고사 이후 힘들어하는 이유

문정용 2022-05-24 11:28:39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츨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학습 의욕을 상실했다고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나름 노력을 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공부를 해도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좌절하는 학생도 많은데요. 

오늘은 1학기 중간 시점을 한 번 점검해보면서 심기일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학생들이 중간고사 이후에 힘들어하는 이유를 좀 분석을 해볼까요?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드린 대로 기대에 못 미치니 실망을 합니다. 학생들이 3월에는 모두 똑같이 힘을 냅니다. 희망에 부풀어서 이렇게 하면 나도 성적이 향상되고 내가 바라는 어떤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며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중간고사가 생각만큼 결과가 좋지 않을 때에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듭니다, 내가 머리가 안 좋은가라는 생각도 합니다. 내가 공부하는 방법은 잘못되지 않았는지, 같은 학습 방법에 대한 불안감도 있습니다. 나의 의지가 박약하지 않나 등의 부정적인 생각도 하게 됩니다. 모든 학생이 주기적으로 이런 일을 겪게 됩니다. 학생들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생각으로 자기 자신을 지켜봐야 합니다. 부모님들도 자녀들을 여유 있게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예 학생들이 어떤 자세로 꾸준히 공부를 하면 좋을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오늘은 토마스 쿤의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은데요.

 

1962년에 세계 사상사에 이정표를 세운 고전으로 간주되는 책이 출판됩니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인데요. 이 책에서 패러다임 개념이 나옵니다.

 

패러다임이란 과학사의 특정한 시기에 어떤 특수한 과학 공동체가 세계를 보는 관점, 인식의 틀을 말하는데요. 우리가 패러다임이 달라진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인식의 틀이 달라지는 걸 말하는데요. 과학에서는 과학혁명은 정상 과학에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거나 새로운 것이 발견될 때 촉발됩니다.

 

토마스 군은 탄소의 발견을 예로 드는데요. 라부아지에는 탄소를 발견함으로써 그때까지의 연소 개념을 총체적으로 전복하고 새 패러다임을 열었습니다.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정상 과학에서 누적된 성과가 필수적입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요. 그러나 과학 혁명은 정상 과학을 연장하는 선에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불연속적으로 비약적으로 단절적으로 일어납니다. 이때 패러다임이 바뀌면 기존의 것은 철저하게 부정되거나 극복되기도 합니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와 패러다임 개념을 살펴보면 인간의 역사와 개인적인 삶도 역시 정상적인 안정의 시기와 압축적인 비약의 시기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비학의 시기에는 그 전까지의 정상적인 발전 과정이 아무런 의미도 없던 것처럼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뀝니다.

 

실제 수능 시험에서 비약적인 성적 향상을 이룩한 학생들은 자기가 생활하면서 비약이 오는 그 시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변화라는 게 어느 날 오는 게 아니고 누적돼야 됩니다. 누적이 되면 나도 모르게 변화가 일어난다는 걸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는데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성적과 관련 점에는 학습량이 축적되어야 그다음에 점수라는 비약이 일어납니다. 한두 주 공부해 보고 기대만큼 성적 향상이 없다고 실망하거나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물을 끓일 때 일정 시간 가열해야 비로소 끓게 됩니다. 공부도 이와 같아서 학습량이 누적되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점수 변화가 비약적으로 불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하루 공부했다고 1점씩 올라가는 게 아니고, 열흘, 한 달 공부했는데도 전혀 변화가 없다가 왜 이렇게 안 되지 하는데,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10점, 20점 이렇게 비약적으로 올라가는 경우가 있죠. 이걸 위해서는 양이 축적돼야 한다. 학습량이 축적돼야 변화가 일어난다는 걸 생각해 봐야 함니다.

 

둘째 과정이 정당하고 충실해야 결과가 좋다는 겁니다. 우리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만 중시하는 경향이 강한 그런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옳지 않죠. 세상 대부분의 것들이 그렇지만 특히 공부는 과정이 날림이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요점과 급소를 찾아 헤매는 학습은 공부를 투기로 오해하는 공부와 학문의 본질을 모르는 행위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늘 입버릇처럼 기본 개념과 내용 정리에 충실하라 그리고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가 과정을 제대로 다지면서 하라는 걸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사실 첫째, 둘째보다 오히려 이게 맨 앞에 선행돼야 하는데요. 꿈을 꾸고 꿈의 실현을 확신해야 합니다. 꿈은 외부로부터 아무런 에너지를 공급받지 않고도 사람의 활력을 배가시켜주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인내란 집결된 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해 꿈을 성취한 사람들은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극도로 단순해질 수 있는 폭발적인 집중력을 소유자들이었습니다. 이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면 꿈을 성취한 사람들은 가지를 동시에 추가하지 않습니다. 단일한 목적을 위해 일정 기간 극도로 단순해져서 폭발적인 집중력을 발휘할 때 변화가 일어난다는 거죠.

 

산만하고 여러 군데 걸치면 안 되고 하나의 목표를 정하면 거기에 매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방법을 반성하면서 비약을 꿈꾸는데, 비약은 꾸준히 준비하며 인내한 자에게 일어납니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러시아 혁명 때 혁명가인 레닌은 혁명의 와중에서 보내는 20일은 평상시에 20년과 맞먹는다고 했습니다. 학습량이 쌓이면 나도 모르게 비학적으로 성적 향상이 일어날 수 있고 또 시험을 치거나 급할 때는 열흘간만 바짝 해도 한 달 이상 양을 공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우리가 잘 생각해 더욱더 힘을 내는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네 자신의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거든요. 어떻게 하면 될지 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사실은 결심이 굳지 않아 사흘을 못 가는 경우를 우리가 뭐라고 합니까 작심 3일이라고 하죠. 이 말은 한 번 결심을 지속적으로 지키고 실천해 나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으로 사용을 하는데요. 옛 사람들이 현대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의지가 강했다고 말하지만 그렇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옛날에는 결심한 바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주위를 산만하게 하고 사람을 유혹하는 요인이 오늘날보다 적었다는 것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자신의 의지 박약을 시대와 환경 탓으로 돌려서도 안 됩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남다른 성취는 주변 환경과 상관없이 자기 일에만 몰두하며 폭발적인 집중력을 가지고 끈기 있게 추구를 할 때 이루어집니다. 한 번 결심이 3일 지속된다는 것은 오늘 관점에서 보면 대단히 의미가 있어요. 우리가 한 번 결심한 것 3일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일요일에 작심하면 화요일이나 수요일쯤 흐트러집니다. 그래도 오래 갔다고 봅니다. 일요일에 결심을 하고 화, 수요일쯤 돼서 또 다시 한 번 결심하면 일주일 가지 않습니까. 얼핏 보면 말 장난 같지만 실제로 우리는 주기적으로 자신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의지박약은 누구나 다 느끼는 것이다. 작심 3일의 생활화, 일주일에 두세 번 작심하며 지키려고 하면 아주 훌륭하게 생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너무 완벽한 걸 추구하지 말고 적절하게 자신에게 좀 여유도 주면서 학창 시절을 이끌어가길 바랍니다.

 

▶︎정시훈 기자: 네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