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2년 8월 2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다시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우리는 신학기가 시작될 때면 늘 새로운 결심을 하며 마음을 다집니다. 
오늘은 신학기를 맞아 자기주도 학습과 학습 습관의 중요성과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들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우리는 여러 차례 자기주도 학습에 관해 얘기를 했는데요. 
오늘은 또 다른 각도에서 좀 접근을 해 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자기주도 학습이 중요한 이유를 다시 한 번 말씀해 주시죠.
 

▷윤일현 대표: 이 시간을 통해서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수없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오늘은 이런 각도에서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지금까지 우리 교육의 주된 방법 중에 하나가 암기식 4지선다형 교육이었습니다. 지금도 역시 그것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암기식 4지 선다형이라는 것은 일종의 타인 지향형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는 21세기를 헤쳐 나갈 수가 없습니다. 또 기존의 방법을 그대로 계속 답습하는 것도 문제가 있고요. 지금 이 시대의 화두는 창의력입니다. 그래서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타인에 의해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그런 교육이 필요한데요. 공교육에서도 창의력 교육이라는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수능 시험 역시 아직 객관식 시험에서 지금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부분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성적이 오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습하고자 하는 의지, 평생 무엇을 배우겠다고 하는 마음과 행동이 바뀌는 게 중요한데요.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가지면 자신감이 생기는 것은 물론이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긴다는 게 포인트입니다.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이 형성되면 부모와 갈등이 줄어들고 또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더 적극적으로 즐겁게 보낼 수도 있고 또 학교생활 자체도 스스로 완급을 조절할 수도 있고 생활 자체를 주체적으로 주도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여러 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점을 감안해서 그냥 시중에 유행하는 자기주도 학습 같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정말 어떻게 하면 평생 이어질 수 있는 배움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쪽에 관심을 가져야 됩니다. 

우리 교육에서 부모님들이 늘 자녀 주변을 맴돌며 떠나지 않는 프로펠러형 부모님이나 감시 카메라용 부모님이 많습니다. 이런 방식은 결국은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의 잠재 능력을 부모가 죽이는 행위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교육의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능력 있는 아이도 그 잠재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아이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낼 수 있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입니다. 좀 더 깊은 교육학적인 측면에서의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자기주도 학습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또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요. 자기주도 학습에 대한 오해와 일방적인 강요의 문제점, 어떻게 해결을 해 나가야 될까요?
 

▷윤일현 대표: 일반적으로 부모님들은 방임하면 자기주도 학습이 되느냐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그냥 방임하면 안 되고 어떤 의도와 목적, 고도의 방법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어야 되는데요. 사실은 한국적 상황에서 아이들을 방임하는 부모는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점은 우리가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현실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부모님이 너무 조급하다는 겁니다. 자기주도 학습 습관을 형성하는 데 가장 장애가 되는 게 조급성입니다. 최소한 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아이를 관찰해야 하는데 우리 부모님들은 한 일주일만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을 진행하다가 “ 리 아이는 대로인데 이 방법이 정말 맞느냐, 어떻게 해야 되느냐”이런 식의 조급한 반응을 많이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서 좀 일정 기간 지켜보시고 부정적인 말보다는 긍정적인 말을 해야 긍정적인 자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와 그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고 의논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우리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믿지 못하는데요. 아이의 판단을 믿어도 되겠느냐 어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도 많습니다. 부모님이 정 믿을 수 없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의 행동 변화를 관찰하면서 일지나 일기를 조용히 한번 써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기주도 학습도 한 번씩 주기적으로 불쑥불쑥 나오는 유행이나 패션으로 끝나는 게 아니고 한국 사회 전체의 지적 능력 고양과 관계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기주도 학습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의미 없는 시간의 투입을 공부라고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냥 공부방에 몰아넣어놓고 공부해라고 해봐도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자기주도 학습 의지가 없으면 10시간 앉아 있어도 효과가 없습니다. 실질적으로 즐겁게 집중하는 한두 시간이 훨씬 더 생산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나 그것을 구체적으로 밝혀주는 통계도 많이 있습니다. 자기주도 학습을 하면 사실은 공부를 해도 잠도 안 오고 정신이 고양되고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이런 몰입의 경험을 하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훨씬 좋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자기 주도 학습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지금 우리 부모님들의 고민 중에 하나가 그러면 도대체 초등학생부터 해야 되느냐입니다. 자기주도 학습이라고 부모가 완전히 손을 떼야 하는 것은 아니고요. 분명히 지도에는 개인차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여러 자료들을 보면 초등학생은 부모와 학생의 비율을 4대 6, 부모가 4의 역할, 학생의 6. 

중학생은 2대 8, 부모가 2, 학생이 8. 고등학생은 1대 9 정도 돼야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사실 고등학생은 1대 9 정도 돼야 되는데 상당수의 가정에서는 지금 5대 5도 잘 안 될 것입니다. 실제로 중학생이 2대 8이 이상적이라고 합니다. 2대 8, 1대 9 정도 되면 부모님은 자녀의 공부에서는 손을 떼도 괜찮을 정도죠. 이 정도가 되면 정말 얼마나 좋겠습니까. 제일 중요한 것은 학습 동기 부여가 자발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겁니다. 학습 동기 유발을 위해, 지켜보며 관찰하고 일지도 써보고 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부분이 있으면 칭찬해 주고 이렇게 스스로 조금씩 조금씩 성취감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가장 나쁜 방법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헬리콥터형이나 감시 카메라 형입니다.
자유를 주고 스스로 하라고 해놓고 실제로는 이렇게 지켜본다면 감시당하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역효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우리 부모님들이 꼭 명심해야 되는 것은 초중고 시절에 확립된 자기주도 학습 방법이 성인이 된 이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스스로 사고할 수 있고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스스로 실천하는 것을 청소년기에 확립한다면 성장해서도 창의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어머님들이 생각해 보시면 좋겠고요. 길게 보면 이게 국가 경쟁력이고 한국 사회의 동력을 더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그런 생각까지도 해야 됩니다. 자기주도적 인간으로 기르려면 최대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지켜보고 격려해 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부모가 예상하지 못한 일을 했을 때도 책망하기보다는 보듬어주고 격려해 주고 시행착오를 통해서 배우고 깨칠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자세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