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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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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독서와 감성의 연결고리

문정용 2022-10-12 15:05:21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현대는 감성 시장의 시대라고 합니다. 한때 이성적인 측면이 너무 강조돼 감성적인 면이 다소 경시됐기 때문에 나온 반작용일 수 있겠지만, 이제 섬세한 감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오늘은 독서와 감성의 문제 또 독서가 우리의 미래의 삶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요즘 감성적인 측면이 좀 지나치다 할 정도로 강조가 되고 있는데요. 독서와 관련지어서 이 문제를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사실 요즘 감성이 너무 지나치게 강조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이론과 논리뿐만 아니라 남다른 감성과 감각을 가진 조직과 개인이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는 감성 시장의 시대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예를 들면 우리가 논리적인 철학자라고 알고있는 소크라테스도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배심원과 방청객들에게 이렇게 외쳤습니다. “느끼지 않는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 가치 있는 삶을 살려는 사람은 주기적으로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제대로 느끼고 감각하기 위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가?” 이렇게 말을 했는데요. 문학, 예술, 철학 등 인간이 이룩한 모든 성과물이 주는 울림과 전율을 예민하게 느끼며 나의 삶을 끊임없이 고양하는 일에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앞으로 미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이론과 논리뿐만 아니라 섬세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 앞서 말씀드린 대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동서고금의 문학 작품은 인생항로 곳곳에 서 있는 감성의 등대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좀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구요. 이 독서가 우리의 미래의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윤일현 대표: 최근 한국 독서계를 휩쓸고 지나간 사람이 있습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인데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그리고 ‘신이 된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하라리의 ‘호모데우스’는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사피엔스’에서 “인간은 신, 인권, 국가, 돈에 대한 집단 신화를 창조함으로써 지구의 정복자로 우뚝 서게 되었다.” 이 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는데요. 유발 하라리는 신의 시대 중세의 신을 르네상스 시대에는 인간이 대처했듯이 미래는 데이터에 대한 숭배가 휴머니즘을 대처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는 지금은 우리 종, 인류라는 종의 역사에서 유일무이한 전환기에 해당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유발 하라리는 이렇게 말 합니다. 역사상 처음으로 너무 많이 먹어서 죽는 사람이 못 먹어서 죽는 사람보다 많고, 늙어서 죽는 사람이 전염병에 걸려 죽는 사람보다 많고, 자살하는 사람이 군인, 테러범, 범죄자의 손에 죽는 사람보다 많다. 21세기 초를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가뭄, 에볼라,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죽기보다 맥도널드에서 폭식해서 죽을 확률이 높다. 이런 지적을 합니다. 그는 인간은 자신을 신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중이라며 수십 수백 년 내에 사피엔스는 멸종할 것으로 예측한다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인류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예전부터 가지고 있었지만 기술이 발달함으로써 이 능력을 위협받고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인류는 영생을 포함해서 초자연적인 능력을 갖춘 슈퍼맨 즉 호모 데우스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우리가 이 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고 분명히 앞으로의 세계는 과거와는 많이 다르게 전개될 것이다. 이 정도로 받아들이면 될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과학기술과 빅데이터의 노예가 될까 봐 두렵다고 말합니다. 결국 이 책은 정보의 독과점으로 빈부 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원래의 인간성 자체가 상실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한 이야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앞으로 인류는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할 줄 아는 인간과 과학기술이 이룩한 성과물과 빅데이터에 좌우되고 조정되는 인간으로 나누어질 것이다. 인간이라는 생물학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과학기술의 발달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향유하기 위해서는 책 읽기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면서 미래로 가는 길을 찾아야 하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 방법을 꾸준히 탐색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런 위기의 시대일수록 독서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성찰하며 미래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독서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서 과거와 현재를 성찰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런 말씀을 해주셨는데 

지금이야말로 주입식 교육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공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이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일찍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형태의 교육을 실천하려고 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국주의 일본 사회에서 획일적인 규제와 맹목적인 충성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던 1921년 하니 요시카즈와 모토코 부부는 군국주의와 파시즘적 교육에 항거하며 참 자유인을 양성할 목적으로 자유학원을 설립했습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는 안 주고 그저 의미 없는 사실들만을 머릿속에 주입시키는 교육에 반대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무엇보다도 자율적인 인간 교육을 중시했는데요. 그들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이 교실 밖의 실제 생활과는 매우 동떨어지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교육을 실천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자유학원에서는 학과, 예술, 실제 생활을 모두 융합하여 통일된 흐름이 유지되도록 하였습니다. 공부는 경쟁이 아니라 서로 협력하면서 재미있게 하는 것이라는 점을 체득하게 했고요. 또 학생 개개인이 실생활에 강한 흥미를 갖도록 했습니다.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능력을 신장하기 위해 주입식이 아니라 머리와 함께 손을 충분히 사용하여 자발적으로 학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을 수행했습니다. 자치를 기본으로 하는 자유학원에서는 매일의 생활 속에서 행해지는 노동이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정원손질, 밭경작, 산에서의 식림, 농장의 소 돌보기 등 성장기 아이들에게 마음의 밭을 갈고 자신을 깊이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도 중점을 두었습니다.

자유학원에서는 물질문명이 인간 사이에 상당 부분을 지배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연을 교재로 활용하는 노동시간이야말로 인간다운 감성을 몸에 익힐 수 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는 점을 강조하려고 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공부, 패션, 디자인, 여행 등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풍조가 나타나면 이를 극단적으로 추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기존 방식의 공부는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 모든 걸 청산해야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과거의 것을 창의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면서 오늘 우리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가를 추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시대일수록 책이 중요한 이유는 책이 주는 감동이 삶의 방향을 결정하고 한 개인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가 독서를 생각해야 합니다. 책은 각박한 현실에서 도피처와 안식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사람은 책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고 더 강해져서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고 또 창의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