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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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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에서 수학의 비중과 수학 학습법

정민지 2022-12-14 15:02:44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2년 12월 1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자 수능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 가운데 수학에 관한 얘기가 가장 많습니다. 
오늘은 수능에서 수학의 비중과 수학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오늘도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수학이 왜 이렇게 얘기가 많은가요?
 

▷윤일현 대표: 지난해부터 문이과 통합 수능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그 이전에도 사실 입시에서 수학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부모님 세대는 영수라고 해서 영어와 수학인데 지금 영어는 상대평가가 아니고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과거에 비해 비중이 줄어들었습니다. 수학은 갈수록 더 커지고 또 사교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게 수학 선행학습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그냥 그대로 두기에는 상당히 문제가 있고요. 또 지난해부터 대입 수능에서 문이과 통합수능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문과는 문과대로 1, 2, 3, 4 등급을 산출했거든요. 문과 학생끼리 4%, 11% 이런 식인데 지금은 문의과 학생을 모두 합쳐서 성적을 산출합니다. 
대부분 자연계 학생은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고 인문계 학생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데 미적분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훨씬 집단 성적이 높기 때문에 확률 통계보다는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교육과정평가원에서 나온 공식적인 자료는 아닌데 여러 기관에서 추정치인데 지난해에는 수학 1등급의 94%가 자연계 학생이었습니다. 올해는 서울 중등진학연구회 소속 87개교에 2만6천명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역시 자연계 학생들이 선택하는 미적과 기하 선택한 학생이 1등급의 93.45%를 차지했다는 겁니다. 
인문계 학생들이 선택하는 확률 통계 선택자는 1등급 중에서 6.55%밖에 차지를 못했다는 건데요. 이 말은 수학 전제 1등급 학생이 100명이라면 그 중에서 문과 학생은 6.5명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문계는 지금 거의 몰락 수준이다. 상위권의 동공 현상이 굉장히 심각하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학에 대한 여러 가지 말이 많고 또 수학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지금 기말고사를 대부분 학교에서 치고 있는데요. 이번 주에 대부분 끝나는데 겨울방학 동안에 수학은 학생 학부모의 큰 문제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그렇다면 문과 학생도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이 제도를 그대로 둬도 괜찮은지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지금 확률, 통계보다는 미적분과 기하가 좀 더 어렵습니다. 대부분 인문계 학생들은 수학이 약한 학생이 많이 갑니다. 물론 그 중에서는 수학을 잘해도 특별하게 뜻이 있어 인문계를 지망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문과 학생도 수학에 자신만 있으면 미적분을 선택하면 훨씬 표준점수나 등급을 좋게 받을 수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부모 학생에 이르기까지 이 제도를 그대로 둬도 괜찮은 것인지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조금 전에 수학 문제를 이야기했지만 사실 국어도 인문계, 자연계 즉 문과, 이과 학생의 차이가 아주 많습니다. 국어도 공통 외에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이 있는데 대부분 이과 학생들이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데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훨씬 더 성적이 좋게 나옵니다. 
이러다 보니 지금 수능을 그대로 둘 것인가에 대해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장르 간의 벽허물기 통합, 통섭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구태여 그런 구분을 하지 말고 수학도 좀 쉽게 출제해서 확률 통계, 미적분, 기하를 옛날처럼 다 가르치고 문제 수준을 낮추자고 합니다. 인문·자연 모두 공통사회, 공통과학을 다 가르쳐서 전반적인 기본 지식을 갖게 하자 이런 제의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계 학생이 미적분이나 기하, 과학을 시험 쳐도 인문계 학과에 지망하는데 별로 제약이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 인문계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합니다. 그러나 자연계 과목의 경우는 딱 못을 받고 있어요. 수학은 미적분이나 기하, 과학을 반드시 선택하고 합니다. 문과 학생은 이과로 교차 지원하기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과 학생은 문과로 넘어오기가 쉽기 때문에 자연계 학생 중에서 의학계열이나 약대 등에 못 들어가는 학생들이 명문대 경제학이나 경영학과 같은 문과 학과에 지원해서 많이 합격을 합니다. 
지난해부터 그런 현상이 많이 일어났기 때문에 처음부터 문과 학과를 지망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손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정말 그대로 둘 것인지 아니면 개선을 해야 할 것인지는 교육당국이 고민을 해야 됩니다. 또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은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사실은 구분이 됩니다. 자연계 학과는 사회 선택이나 확률, 통계를 선택한 학생은 안 받아줍니다. 교육당국에서 2년 시행한 것이기 때문에 실태를 조사해보고 여기에 좀 더 합리적인 대안을 만드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앞서 잠깐 언급을 해 주셨지만 중고생을 둔 가정에서 전체 과외비의 절반 이상이 수학 관련 과외라고 하거든요. 많은 학부모가 수학의 선행 학습이 과연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궁금해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우리가 어떤 이런 질문이 나올 때 ‘효과가 있다, 없다’를 딱 잘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학생들을 상담하며 과정을 지켜보니 최상위권의 경우는 선행학습이 일부 효과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빨리 진도 나가고 반복학습하며 많은 유형의 문제를 풀면 여러 가지 경우에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상위권이라고 선행학습에서 전부 덕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위권 중에는 조금만 문제를 비틀어버리면 틀리는 학생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기본 개념을 깊이 있게 음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하위권의 경우는 사실 선행학습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 중고생들 상당수가 선행학습을 하는데 그러면 성적이 다 좋아야 될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죠.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선행학습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는 역할만 하지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특정 운동을 배울 때 기본 동작과 폼이 있는데 모든 과정을 대충 대충 빨리빨리 넘어가 전체를 빨리 배우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기본 동작 하나하나에 반드시 들여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한 동작을 완전히 익힌 후에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야 합니다. 한 동작 한 동작, 폼 하나를 완벽하게 자기 것으로 만들었을 때 나중에 그 운동을 잘하는 것이지 기본 동작을 대충하고 넘어가서 빨리 진도나간다고 나중에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선행학습도 이와 같습니다.

저는 이번 겨울 방학 때 특히 중위권 학생들은 선행학습보다는 기본적인 것을 반복하고 개념에 오랜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방학이 지나면 여전히 허탈해질 가능성이 많다는 걸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정시훈 기자: ︎기본 개념의 중요성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요. 수학을 잘 하려면 이와 더불어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말씀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드린 대로 기본에 충실하면서 기본 개념에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이번 겨울 방학 때는 어려운 책을 선택해 진도를 빨리 나가기보다는 시중에 나와 있는 수학 참고서 중에서 가장 쉬운 책을 골라서 그것을 5번, 6번, 10번 반복해서 거의 암기할 정도로 반복하는 게 훨씬 더 낫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행학습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 신봉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는 걸 우선 부모님들께서 먼저 생각하시고 ‘빨리 많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정확하게,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생활습관, 학습 습관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방학을 앞두고 학부모님들께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은데요. 방학 때 학원이나 과외를 대부분 받을 텐데요. 그냥 친구들과 어울려 갔는데 다른 친구들이 다 좋다고 해도 나와 맞지 않으면 사실 맞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학생들도 좀 적극적으로,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내가 어떻게 하면 수학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관심을 가지고 이 기회에 수학을 대하는 태도, 습관 자체를 바꾸면 대단히 도움이 되겠습니다. 먼저 개념 이해에 아주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됩니다. 개념을 가지고 놀 수 있을 정도로 개념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앞서 말씀드린 대로 쉬운 수학 책을 다섯 번 이상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개념이 상당히 자기 것으로 됩니다. 우리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집으로 좌절감을 느끼고 힘들어 하기보다는 좀 쉬운 문제집을 반복해서 풀면서 가슴이 환해지는 성취감을 많이 경험하면 수학에 대한 부담감도 줄어들고 자신감이 생긴다는 걸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