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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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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새해 교육 계획 어떻게 세울까?

문정용 2023-01-04 09:08:54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계묘년 새해를 맞아 교육 진단 청취자 여러분 모두 올 한 해 동안 자녀와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부모 자녀가 좀 더 여유를 갖고 과정을 중시하고 즐기는 한 해가 되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새해를 맞아서 우리가 한 해 동안 기억하고 실천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몇 가지에 대해서 얘기해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새해를 맞아 부모 자녀가 꼭 염두에 두고 실천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먼저 방금 말씀하신 대로 청취자 여러분께서 새해 건강하시고 또 자녀와 더불어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늘 1월이면 야누스라는 단어를 생각합니다. 영어 단어 1월 제뉴어리(January)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얼굴이 머리 앞뒤에 다 붙어 있는 양면신 야누스(Janus)에서 유래됐습니다. 이 야누스에서 유래된 제뉴어리, 1월은 뒤에 달린 두 눈으로는 지나온 한 해를 돌이켜 보며 반성하고, 앞에 달린 눈으로는 미래를 구상하며 꿈꾸라는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저돌적으로 앞만 보고 뛰어가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며 과거에 발목 잡혀 주저앉아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새해 벽두 우리는 어제와 오늘 내일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바라봐야 되겠습니다. “무슨 일이나 시작은 신선하고 정결하고 긴장감을 느끼게 한다. 시작이고 곧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짓게 하는 것이며, 바르게 출발하지 않으면 정확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러므로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이것은 곧 시작 안에 결과가 내포되어 있으며 올바른 시작을 통해서만 그 일의 보람찬 성취가 가능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라고 시인 박목월은 쓴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무슨 일이든지 시작을 주의하고 신중하게 출발을 해야 합니다. 처음. 한 걸음이 앞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시작할 때 중간 과정과 그 끝을 다시 말하면 마지막 종착 지점도 같이 생각하며 신중하게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시간은 신중히 기회를 노리고 있다가 그것을 포착하는 자에게는 벗이 되며 때가 아닌데 조급히 서두르는 자에게는 최대의 적이 된다.” 아주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녀 교육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빨리 빨리를 많이 외칩니다. 빨리 빨리를 외치고 그게 미덕으로 간주되는 곳에서는 견고함이 들어설 자리가 없습니다. 사실 매년 우리가 수능 시험을 치르고 있고, 지금 원서 접수가 이제 거의 마감이 됐죠. 그 과정을 쭉 지켜보면 수능 시험에서도 속도와 가시적인 효율성만 중시하는 방향으로 공부한 수험생들이 낭패를 본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작가 밀란 쿤테라가 지적하듯이 속도와 시간의 경제성만을 중시하고 강조하는 ‘도로의 문화’ 즉 두 지점 a, b를 가장 단거리로 빨리 갈 수 있는 것만 늘 생각을 하죠. 이런 ‘도로의 문화’가 미덕으로 간주되는 곳에서는 길을 가면서 주변 풍경을 살펴보거나 즐길 수도 없고 늘 쫓기고 바쁩니다. 삶을 여유 있게 음미하며 전 과정을 중시하는 ‘길의 문화’를 우리는 다시 생각해 봐야 됩니다. 길의 문화는 때로 우회하고 돌아갑니다. 직선이 아니고 곡선으로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과정을 택할 때 여러 가지 모습을 볼 수 있고 우리는 그런 직선이 아닌 곡선과 우회를 택할 때 삶의 질은 개선됩니다. 또한 이성보다도 섬세하고 민감한 감성을 중시하면서 많은 걸 느끼면서 갈 수 있습니다. 올 한 해는 맹목적으로 좌충우돌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생활하면 좋겠습니다. 

연초 우리 눈은 너무 먼 곳을 바라보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길은 언제나 가까운 곳이 있습니다. 천리길도 발밑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 있죠. 모든 일을 빨리만 하려고 하지 말고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주위를 살펴보고 견고히 다지면서 가야겠다는 다짐을 새해 벽두에 해보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산 아래에 서서 정복해야 할 정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험한 산을 오르려면 처음에는 천천히 걸을 필요가 있습니다. 가는 길이 험하고 거칠수록 꿈을 꾸고 또 그 꿈의 실현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인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저는 새해 첫 출발을 하면서 꿈을 꾸고 또 꿈의 실현을 믿으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자녀 교육을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근데 공부 얘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올해는 어떤 점에 유의하며 공부를 하면 좋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우리가 늘 강조를 합니다만 올해는 새해 벽두에 이런 다짐을 한번 해보면 좋겠습니다. ‘빨리, 많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제대로 정확하게’가 중요하다. 그래서 속도에 끌리지 말고 하나하나 다지면서 과정을 즐기고 중시하며 기본에 충실하는 학습 방법을 취하겠다고 다짐하면 좋겠습니다. 

가장 느린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것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기본에 충실할 때 결과적으로 한 해를 끝까지 잘 버틸 수 있고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일단 잘 자고, 잘 먹고, 기본에 충실하면서 빨리 진도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하나라도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부는 늘 이해 위주로 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배우는 기쁨을 느끼면 좋겠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자기주도 학습, 즉 학생이 배우고 깨치는 즐거움을 스스로 터득하게 되면 학생에게 공부하라고 어떻게 몰아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아셔야합니다. 배우는 기쁨 깨치는 기쁨을 느끼면 가만히 둬도 스스로 알아서 하게 되죠. 그래서 이 방학 동안에 시간이 좀 있을 때 이런 풍토를 조성하면 좋겠습니다. 

작은 성공의 경험을 자주 하면 좋겠습니다. 한번에 큰 성공보다는 조그마한 성공 경험, 이로 인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확신을 경험하는 것이 더 큰 성공으로 나아간다는 걸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고요. 작은 성공을 기반으로 자신감은 점점 커집니다. 자신감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시간을 잘 다스리는 습관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즉 자기가 실천할 수 있는 시간 활용 매뉴얼을 만들고 집중할 때 집중하고 쉴 때 푹 쉬는 맺고 끊고를 분명히 하는 생활습관을 확립해야 합니다. 이런 습관을 연초에, 특히 방학 기간 중에 확립하면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시훈 기자: 지금 방학 중인데요. 부모님께 권하고 싶은 얘기가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방학이라도 학원이나 과외, 소위 말하는 선행학습 등으로 오히려 틈이 더 없지만, 그래도 방학에는 조금의 여유는 있기 때문에 틈이 나면 가족이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좀 많이 가지면 좋겠습니다. 

서점, 박물관, 혹은 짧은 겨울 여행, 철새 도래지 같은 곳을 같이 다니면서 공유된 경험을 축적할 때, 어른이 돼서도 부모 자녀 간의 관계가 돈독해진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자녀와 함께 즐겁게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