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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진단] 사례를 통해 살펴본 자기주도학습 능력 기르는 방법 상세보기

[교육진단] 사례를 통해 살펴본 자기주도학습 능력 기르는 방법

문정용 2023-02-28 16:50:27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내일부터 신학기가 시작됩니다. 신학기를 시작하면서 부모님께서는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오늘은 어떻게 하면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자기 주도 학습을 그렇게 강조하는 이유부터 좀 설명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첫째 자기주도 학습은 우리가 이 시간에 여러 차례 다루었습니다만, 자기주도 학습은 공부하는 학생이나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 모두가 삶의 질, 행복과 관계된다는 것을 강조를 하고 싶습니다. 

공부하는 학생이 자기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서, 자기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마음 대신에 부모가 바라니까, 부모가 잔소리를 하니까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할 수 없이 책상에 앉아 있어준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학생도 힘들고 그것을 지켜보는 부모님도 굉장히 힘이 듭니다.

그다음에는 본인의 결단으로 학습 목표를 정해놓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할 때의 생산성과 타인에 의해서 억지로 앉아서 할 때 생산성은 확연히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볼 때 공부는 자기 스스로의 결단에 의해서 자신을 위해서 자기가 주도적으로 해 나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또 이런 자세를 가질 때 학업성적도 향상된다는 점을 모두가 한번 생각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이제 우리가 이 시간을 통해서 자기주도 학습법에 관한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해봤는데요. 오늘은 좀 사례 중심으로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세 가지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이 학생은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데요. 이 학생은 어릴 때 특히 중2 정도 때부터 주말과 방학 때 집중적으로 장편 소설을 읽게 했습니다. 삼국지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소설들이 있는데 고등학교 때는 김주영의 객주, 황석영의 장길산, 조정래의 태백산맥, 박경리 토지, 홍명희 임꺽정에 이르기까지 장편소설들을 차례로 읽게 했다고 합니다. 고3 올라가기 전에도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소설을 읽게 했습니다. 사실 도스토옙스키 소설은 첫 부분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등장하는 인물을 기억하기도 어렵지요. 이런 소설을 참고 끝까지 읽을 수 있다는 것은 인내심과 함께 자료를 읽고 파악하는 독해력, 긴 글 독파 능력을 길러 줍니다. 장편 소설을 며칠에 걸쳐 나누어 꾸준히 읽는 것이 자기주도 학습습관을 형성하는 데 굉장히 도움을 준다고 학생 부모님은 이야기를 합니다. 이 학생 부모님은 방학이나 시간 날 때 긴 소설을 읽게 했다고 합니다. 요즘은 카톡이나 메신저를 통해 짧은 대화, 짧은 글이 유행하지만 긴 글을 읽게 하는 게 굉장히 자기주도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말씀드릴 이 학생은 현재 대학교 2학년인데 부모님이 사업가십니다. 이분들은 어떤 경우에도 일요일에는 학원에 보내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요일이나 토요일에 어느 한나절을 정해서 학생이 원하는 시간에 반드시 운동을 하거나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했다고 하죠. 그리고 일요일마다 부모님이 산행을 좋아해서 아이가 원할 때 한 달에 한두 번씩 같이 산에 갔다고 합니다. 산행을 같이 하면 좀 힘들지만 걸어가면서 잠시 쉴 때 부모 자식이 서로 대화도 나눌 수 있고 여러 가지 문제를 맑은 공기를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평소에 털어놓기 어려운 이야기도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운동과 부모와 함께 한 달에 한 번쯤 산행을 통해 계속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아이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또 부모가 크게 이야기하거나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형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부모님은 운동이나 산행을 아주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세 번째는 지금 고3 올라가는 학생인데요. 중1때부터 컴퓨터와 휴대폰 게임에 너무 탐닉을 하다 보니까 반에서 1, 2등 하는 성적이 10등으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겨울방학 때 컴퓨터 이용이나 휴대폰 문제에 관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하루에 한 1시간 정도로 줄였다고 합니다. 평상시 같으면 깨어 있는 시간에는 휴대폰이나 컴퓨터 앞에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상담 이후 휴대폰이나 컴퓨터는 줄이고 음악을 출력해서 듣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 같이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고 대화도 하니 디지털 기계를 좀 멀리하면서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지금은 완전히 정상적으로 회복이 되어서 신학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컴퓨터나 휴대폰에 너무 탐닉하는 학생들은 부모가 잔소리로는 해결할 수 없으미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합니다. 학생의 상태를 하나의 질병으로 보고 치료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을 한 번 거치고 나니 알아서 공부를 하게 된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것은 어느 날 “네가 알아서 해” 이렇게 말하고 그냥 두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자기주도 학습을 할 수 있는 생활습관 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자기 주도 학습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선 부모님 입장에서 보면 지나친 관심과 간섭을 줄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 부모님들이 바쁜 생업 때문에 자녀 생활 전반을 일일이 간섭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녀들은 공부를 포함한 방과 후의 생활 관리를 스스로 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은 등·하교는 물론이고 학원을 오가는 등의 모든 과정에 부모가 개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학습 내용과 학습량, 수면시간까지 부모가 관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적으로 할 일이 많고 지치다 보니 상당수의 학생들은 부모가 기대하는 만큼만 따라가는 것이 습관화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부모가 계획을 짜서 이렇게 하라는 만큼만 겨우 하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일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식으로 길들여진 자녀들이 공부와 생활을 스스로 꾸려가기는 대단히 어렵습니다. 가능하면 학원이나 혹은 부모의 간섭을 조금 줄이고 학생이 스스로 계획을 세워 조금씩 실천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는 어떤 입장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느냐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빈틈없는 관리와 간섭은 단기적인 효과는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일상화될 때에는 자녀의 자립심과 자발성이 들어설 여지가 없어집니다. 가능하면 일정 기간 간섭하지 말고 한 번 믿고 맡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업과 여가시간 등을 자율적으로 관리하게 하고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게 하는 과정을 거쳐야합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조금씩 수정하면서 성취하는 과정을 거쳐야 자기 주도적인 생활습관을 확립하게 됩니다. 

일주일 내내 학원에서 보내는 것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당수의 부모님은 자녀가 집에서 노는 모습을 참을 수가 없어서 학원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생각 역시 장기적으로 보면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여가시간이 있어야 무엇을 스스로 도모할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적어도 토, 일 중의 하루는 학원이나 과외에서 좀 자유롭게 해 줘야 무엇인가 스스로 알아서 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겨나는 겁니다. 저학년일수록 더 그래야 되겠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단 맡겨놓고 기다려주는 자세,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한 후에 평가하고 또 수정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그 과정을 지켜보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