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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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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환경운동연합, "노후 원전은 영구 정지가 답.."

문정용 2023-03-16 10:03:01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부장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부장

■ 대담: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사무국장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정시훈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지 12년이 흐른 지금 원전 위험성에 대한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명이 다한 원전에 대한 수명연장 문제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문제 등 원전 관련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사무국장장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민조 사무국장: 네 안녕하세요.

 

▷정시훈 기자: 먼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테지만, 12년 전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사고 어떤 사고였는지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민조 사무국장: 후쿠시마 핵사고는 지진으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흔히 동일본 대지진이라고 부르는데요. 지진 영향으로 일본 동북부 태평양 연안의 바다에서 쓰나미가 일어났고 바닷물이 원자력 발전소까지 덮치면서 발전소의 전력공급이 중단된 겁니다. 여기까지는 자연재해입니다. 

 

그런데 초강력 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 설게 되었다고 자부했던 후쿠시마 핵발전소는 당초 설계보다 높은 강도의 지진과 쓰나미를 이길 수 없었습니다. 또한 비상 발전기마저도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지하에 있던 변전 설비가 침수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동식 발전기를 연결하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고 결국은 원자로 내 핵심 부분인 노심의 온도가 1200도까지 치솟으면서 수소폭발이 일어나게 됩니다. 어떤 과학기술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무력하다는 것을 보여 준 대표적인 사건이고요. 후쿠시마 핵사고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후쿠시마 핵사고를 잊지 않기 위해 탈핵 행진을 진행합니다. 올해는 지난주 토요일에 탈핵 행진이 있었습니다.

 

▷정시훈 기자: 현재 우리나라 원전 현황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김민조 사무국장: 현재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원자로는 총 25개이고 가동률은 80% 정도 됩니다. 그중 19개는 대구와 매우 가까운 동해안 지역에 있습니다. 울진부터 부산까지 19개의 원자로가 촘촘하게 들어서 있는데요. 지역별로 말씀드리면 경북 울진에 7개, 경주 월성에 5개, 울산 울주에 2개 부산 기장에 5개입니다. 나머지 6개는 전남 영광에 있습니다. 밀집도가 세계 1위입니다. 그만큼 핵사고에 취약합니다. 

 

▷정시훈 기자: 현재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의 경우 이미 설계 수명이 다했지만, 연장 운행되었고 올해 수명이 다하는 고리 2호기도 수명연장이 고려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문제점은 

 

▶김민조 사무국장: 원전의 설계 수명은 안전성을 고려할 때 이 정도 사용하면 폐로해야 한다고 보고 정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리 1호기와 월성 1호기를 각각 10년씩 수명을 연장해서 사용했습니다. 설계 수명이 30년이었는데 40년씩 운영을 한 것이지요.

 

그럼 꼭 설계 수명까지만 운영을 해야 하느냐? 당연히 그렇습니다. 30년 된 아파트를 떠올려보시면 이해하기 쉬우실 겁니다. 30년이 지나면 아파트도 재건축에 들어갑니다. 콘크리트에 균열도 생기고, 처음 지을 때와는 달라진 건설기준에 맞게 다시 지을 필요도 있으니까요. 정말 그 아파트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면 안전성 검사를 해야 하는데요.

 

지금 고리 2호기가 딱 그 상황입니다. 다음 달인 4월 8일이 되면 부산시 기장군에 있는 고리 2호기는 설계 수명 40년이 끝납니다. 그런데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2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 안전성 검사가 필요한데요. 안전성 기준은 고리 2호기가 건설될 당시의 기준이 아니라 현재의 기준을 따라야 합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작성한 방사선 환경영향 평가서 초안을 보면 1979년 만들어진 기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앞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소개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원전은 최신의 안전 기술을 갖추어도 자연재해에 속수무책인 위험한 발전 방식입니다. 노후 원전은 설계 수명이 다하면 영구정지하는 것이 답입니다.

 

▷정시훈 기자: 원자력발전에 사용되고 나온 핵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 건립을 두고도 반발이 크죠?

 

▶김민조 사무국장: 현재 과학기술로는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그렇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핵폐기물 처리장도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요. 정부에서는 핵폐기물을 보관할 장소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핵폐기물 처리 시설이 건설되는 것을 반기는 지역은 한 곳도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동되는 25개 원전은 사용한 핵연료를 발전소 내에 계속 쌓아두고만 있습니다. 경주의 월성 원전은 2021년에 이미 핵폐기물 포화도가 98%였습니다. 당장 원전 가동을 중단했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원전 가동을 중단하지 않고 핵폐기물 보관을 조금 더 촘촘하게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부산과 울산, 영광의 원전들도 현재 포화도가 70~80%이고 2031년이 되면 핵폐기물을 저장할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핵발전소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정시훈 기자: 일본 정부가 방사성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는데, 이 오염수 배출에 대한 현재 우리나라 정부의 입장과 다른 주변국의 입장 그리고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김민조 사무국장: 방사성 오염수라는 것은 2011년 3월 11일에 수소폭발이 있었던 원전 내부를 거치면서 방사성 물질로 가득찬 물입니다. 그래서 오염수라고 부르는 것인데요. 방사성 물질이 바다로 유입된다면 당장에 해양생태계의 생물들이 피폭될 것이고 이 피해는 우리에게도 이어질 것입니다. 일본 정부는 이 물을 오염수라고 하지 않고 처리수 라고 부르면서 마치 방사성물질이 제거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 점은 우리나라 원자력 학계도 마찬가지인데요. 방사성 오염수의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말을 서슴치 않고 하기도 합니다. 오염수가 바닷물과 섞이면 희석되어서 위험성이 감소한다는 논리인데요. 안전과 생명보다 학계의 이익에 몰두하는 몰상식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정부는 2019년 일본 경제 공사를 불러 일본 정부의 방류 계획에 대해 설명할 것을 요청했고, 국제원자력기구에 오염수 방류 관련 협조요청을 하기도 했습니다. 2021년에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를 검토하는 등의 노력도 보였는데요. 현 정부는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 계획에 어떤 입장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원전 강화를 주장한 현 정부의 정책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이 오염수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대만은 방류 시 피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을, 북한의 경우도 반인륜적 범죄라고 규정한 것에 비하면 우리 정부의 태도는 사실상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시훈 기자: 끝으로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김민조 사무국장: 기후위기 의제가 부각되면서 친원자력계는 핵발전이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친환경 발전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핵발전은 탄소중립 에너지가 아닙니다. 원자력 발전의 원료는 우라늄입니다. 우라늄은 그냥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석탄과 마찬가지로 채굴하고 정련하고 운반하는 과정을 거쳐서 핵연료로 탄생합니다. 모두 탄소배출 행위입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 발전이 필요하다고 하는 허무맹랑한 주장은 핵 산업계와 학계의 밥그릇 챙기기일 뿐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가 누군가의 몸속에 삼중수소를 생성하면서 만들어진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고통을 나누어야 합니다. 고통을 나누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함께 해결책을 찾아가면 됩니다. 불필요한 에너지 수요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연구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안정화, 상용화하는데 예산과 인력을 매치하면 됩니다. 후쿠시마가 전하는 교훈을 외면하지 말아 주십시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민조 사무국장: 네, 감사합니다.

 

▷정시훈 기자: 지금까지 대구환경운동연합 김민조 사무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