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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문화예술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상세보기

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문화예술을 통해 더 행복한 삶을.."

문정용 2023-08-06 20:17:19

카페 아트플렉스·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카페 아트플렉스·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 대담: 카페 아트플렉스·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박명한 방송부장

 

▷박명한 방송부장: 카페와 갤러리가 함께하는 복합문화공간은 예술과 사람, 작가와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지역 문화 허브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요,

 

파워인터뷰, 오늘은 대구 수성못 바로 앞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카페 아트플렉스와 윤선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혜영 대표를 스튜디오에 모시고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자리에 윤선 갤러리 신혜영 대표 나와 계십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신혜영 대표: 네 안녕하세요.

 

▷박명한 방송부장: 어서 오십시오. 카페 아트 플렉스 그리고 윤선 갤러리 대표를 함께 맡고 계신데 먼저 어떤 곳인지 좀 설명을 해 주시죠.

 

▶신혜영 대표: 저희 윤선갤러리와 카페 아트플렉스는 다양한 문화, 예술 행사가 펼쳐지는 수성못 건너편에 위치해 있습니다. 높은 층고와 200여평의 넓은 공간으로 카페와 갤러리가 분리되어 있어 기존의 한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갤러리카페와는 차별화됩니다.

미술적인 감각이 더해진 카페 아트플렉스는 전면이 통창으로 뚫려 있어 수성못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며 길가의 나무가 사시사철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볼 수 있습니다. 카페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공간에서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자긍심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당당함을 상징하는 오렌지색을 카페의 중심 색으로 선택하였습니다. 

카페와 이어지는 윤선갤러리에서는 1년에 5회 이상의 기획전시가 이루어지며, 주로 작품성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상업갤러리이지만,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상업성에 치우치지 않고, 미술교육프로그램과 아티스트토크 등을 함께 운영하며 예술과 작가의 작업세계를 알리기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술품을 감상하고 소장하는 것이 어렵고 먼 얘기같이 들릴 수 있지만, 그 문턱을 없애는 데 윤선갤러리와 아트플렉스가 가교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아주 좀 특별한 복합문화 공간인 것 같은데요. 

이런 공간을 만들어야 되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취지였습니까?

 

▶신혜영 대표: 저희가 이 공간을 오픈하기 1년 반전에 어머니가 대장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어머니는 평소에 작품 감상하시는걸 너무 좋아하셔서 저희 오빠랑 제가 어머니가 살아계시는 동안 원없이 작품 구경을 하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베품을 생활화 하시면서 어머니가 소장하고 계시던 작품들을 다른 사람들이랑 함께 보시면 좋겠다고 하셨기에 어머니의 뜻을 담아 지금 현재 공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향긋한 커피 한 잔과 부담없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공간의 설립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소수층만의 특권이라는 관념을 깨기 위해 갤러리에 발을 딛기까지의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절에 가서 기도를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듯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갤러리에서 전시를 관람한 후 카페에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예술을 전시장 밖으로 가지고 나와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담론의 장소, 예술이 일상에 스며들어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미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갤러리와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좀 전에 갤러리에서 연간 5회 이상 기획전을 하고 계신다 이렇게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현재 어떤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계획된 전시가 있다면 함께 좀 소개를 해주시죠.

 

▶신혜영 대표: 얼마 전에 종료된 《Painting Zero》라는 전시에서는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며, 무한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강원제 작가와 다미아노박 작가의 2인전이 진행되었습니다. 두 작가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회화뿐만 아니라 설치, 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전시였습니다. 

카페 중앙에 설치되어 있는 모니터를 통해 작가의 작업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줌으로써 전시장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을 한층 더 깊게 이해하는 연결점을 만들어 놓으니 많은 분들이 의미있게 작품을 감상하면서 만족하셨습니다. 

다가오는 전시는 쇳가루를 활용해 인간의 내면을 사유하며 화폭에 담아내는 이기성 작가의 개인전입니다. 재료의 물성과 작업방식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자신만의 고유한 작품세계를 만들어 온 이기성 작가는 최근 세계를 무대로 활동을 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2019년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Kalpa(겁)’연작을 선보입니다. ‘Kalpa’는 쇳가루라는 재료를 활용해 정신적 사유 과정을 회화적으로 접근한 작품입니다. 작품 제목인 ‘Kalpa’는 산스크리트어로 겁파(劫簸)라고도 하며, 시간단위로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을 뜻하는 개념입니다. 

겁은 무한한 시간성을 뜻하지만, 녹슨 쇳가루로 표현한 작가의 작품은 역설적이게도 소멸할 수 밖에 없는 모든 것의 유한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이번 이기성 작가의 개인전에서는 그동안 윤선에서는 한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던 형태로 전시 기획을 해 보았습니다. 갤러리는 제1,2전시실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제 1전시실 공간을 새단장하고, 제2전시실에서는 음악과 함께 작가의 작품을 밀도 있게 감상할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8월 8일부터 10월 22일까지 진행되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네 아주 특별하고 의미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기억하기로 지난해였던 것 같은데요 제가 기사를 작성한 기억이 있는데 간송재단에서 이곳에서 무슨 행사를 하지 않았습니까?

 

▶신혜영 대표: 네 저희가 간송미술관이 설립되기 전에 프리뷰 형식으로 저희 공간에서 한 한 달간 교육 프로그램까지 같이 운영을 하면서 제1전시실에서는 간송미술관에서 갖고 오게 될 유물전을 하면서 동시에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을 했었어요. 12월달에

 

▷박명한 방송부장: 간송재단에서 행사 장소로 선택한 것을 보면 이 윤선 갤러리가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잘 알 것 같습니다. 

 

▶신혜영 대표: 감사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앞서 어머님의 이름을 따서 윤선 갤러리라고 이름 지으셨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좀 남다르셨을 것 같은데요. 

대표님께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습니까?

 

▶신혜영 대표: 제게 어머니는 무소의 뿔처럼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남아있어요. 사업을 운영하실 때는 당찬 여걸처럼 보이시다가도 사람을 품어야 할 때는 항상 따뜻하고 다정한 모습으로 대했습니다. 어머니가 사람들에게 베푼 사랑의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어머니처럼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일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어머니의 인간과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저도 일을 하다보니 은연중에 조금씩 닮아 가는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저의 어머니는 우리 가족들에게는 늘 작은 부처님의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네 어머니께서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윤선 갤러리가 생전에 개관을 했죠. 어머니께서 이제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가 문을 연 걸 보고 좀 기뻐하셨겠는데 어떻게 받아들이셨습니까?

 

▶신혜영 대표: 너무 좋아하셨죠. 카페에 들어오는 손님들 한 분 한 분 따뜻하게 바라보시면서 또 아시는 분들은 또 한참 이야기를 하시고 거의 낮에는 거기서 사시다시피 하셨어요. 

너무 좋아하셨어요. 왜냐하면 그 작품을 너무 좋아하셔서 그런 작품들을 여러 사람들이랑 같이 나눠서 같이 볼 수 있다 하는 거 그리고 거기에서 받는 에너지가 굉장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 강한 에너지를 같이 나누고 싶어 하셨어요. 그래서 너무 행복하셨죠.

 

▷박명한 방송부장: 그리고 불교계에서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습니다만 우리 신혜영 대표님 어머님께서는 법보종찰 해인사의 꽃보살로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한 50년 가까이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부처님 전에 꽃 공양을 올리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인연이 있으셨던 겁니까?

 

▶신혜영 대표: 어머니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셨고 어릴적부터 할머니 손을 잡고 기도하러 해인사에 따라 다니셨답니다. 20대 초반에는 꽃 한두 송이를 대적광전 큰 법당에 모셔놓은 비로자나 부처님 앞에 올려놓고 기도하기를 몇 년간 하시다가 29세 때 친구의 권유로 백련암에서 3천 배를 하고 성철스님을 친견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때 성철 스님의 말씀 한 마디가 꽃공양을 올리게 된 원동력이 되었던것 같습니다. “해인사 큰 절에서 살림을 살아라”는 성철 스님의 말씀에 어머니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해인사에서 꽃공양를 시작하셨습니다. 그 세월이 무려 47년이나 되었네요.

 

▷박명한 방송부장: 47년간 성철 스님 말씀을 따라서 꽃공양을 올리시게 된 거군요. 그럼 어머니가 이렇게 오랫동안 꽃공양을 이어갈 수 있었던 힘, 원동력 어디에 있었다고 보십니까?

 

▶신혜영 대표: 생전에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많은 사업을 하시면서 수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습니다. 큰 위기가 있을 때마다 부처님의 가피를 통해 이겨내시고 버티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꽃공양을 올리시면서 행복했던 순간을 통해 세상의 모든 사물을 아름답게 보시게 되었고 부처님께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그리고 우리 대표님이 또 어머님 뒤를 이어서 지금 해인사에서 꽃 공양을 하고 계신데 어머님의 당부가 있으셨던 겁니까?

 

▶신혜영 대표: 어릴적부터 어머니가 해인사에서 초하루, 보름전 그리고 큰 행사가 있을때마다 1달에 2번 이상을 해인사에 꽃을 꽂으러 다니셨습니다.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봐왔던 터라 어머니가 계시지 않으면 당연히 제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 일찍 꽃 도매시장에서 꽃을 사서 해인사로 가는 길은 제게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꽃을 꽂는 순간은 유일하게 제가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주변에 계시는 분들이 제가 많이 힘들까봐 걱정을 많이 해주셨어요. 처음에는 어머니의 부재로 많은 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처리해야 할 많은 업무량으로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이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에 적용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저 또한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자연스레 배우게 되었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그러면 해인사에 꽃 공양을 하러 얼마나 자주 가시는 겁니까?

 

▶신혜영 대표: 한 달에 두세 번은 가게 되는 것 같네요.

 

▷박명한 방송부장: 그럼 아침에 도매 시장에서 꽃을 사서 해인사에 가서 꽃 꽂이를 해서 올리고 그렇게 돌아오시는 거군요 하루 종일 걸리겠습니다.

 

▶신혜영 대표: 네, 하루 일이라고 볼 수 있죠.

 

▷박명한 방송부장: 네 대표님께서는 어머니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으셨는데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카페와 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어떤 도움이 되고 있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신혜영 대표: 저는 부처님의 기본 가르침이 자비 또는 베풂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윤선 갤러리의 운영은 또 다른 베풂의 장입니다. 어머니께서 꽃으로 평생 해인사에 봉사했듯이, 그 연장선에서 작가들과 대중들에게 전시로써 봉사하겠다는 것이 저의 마음가짐입니다.

갤러리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전시는 초대전으로 진행됩니다. 이미 미술계에서 인정받은 유명 작가들 뿐만 아니라, 작품성은 좋지만 아직 조명받지 못한 중견작가나 가능성은 있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신진작가들에게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역에서 만날 기회가 적었던 유명작가나 해외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며 문화 젠트리피케이션을 해소하고, 국내 작가 또한 해외에 소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통해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가를 선정할 때도 작가의 작업세계와 철학 또한 중요하게 검토합니다. 앞으로도 작품성 있는 작가들의 활동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자 합니다.

어머니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항상 세상을, 사물을 아름답게 보셨고 그래서 미술 작품도 좋아하셨죠. 그래서 예술을 사랑하셨고, 그 영향으로 저는 갤러리까지 열었네요. 요즘도 저는 갤러리에서 다양한 전시를 열면서 미술 작가와 사람들을 연결하고 그들과 소통하면서 살고 있어요. 공간을 운영하면서 힘든 부분도 많지만 자비와 베풂에 대한 가르침으로 미술과 사람, 예술과 세상을 연결하는 일을 하며 사는 삶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갤러리를 운영하게 된 취지도 그렇지만 운영 방향도 참 많은 의미를 담고 계신 것 같습니다. 

이제 주어진 시간이 다 돼가고 있는데요. 끝으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소망이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듣고 인터뷰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신혜영 대표: 해인사의 꽃공양은 인연이 닿는 한 저는 오랫동안 할 생각입니다. 제가 꽃을 꽂으며 치유의 기운을 경험했듯이, 미술작품 감상을 통해서도 같은 효과를 경험했으며, 예술이 가진 에너지를 믿고 있습니다.

하나의 작품은, 한 사람이 보여주는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세계를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작품마다 담겨있는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기운들이 전시장을 찾은 관람자에게도 전해지고, 그 기운을 나눌 수 있는 선순환의 구조를 윤선갤러리를 통해 실현하고자 합니다.

윤선갤러리와 아트플렉스 공간을 통해 누구나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입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아무쪼록 아트플렉스와 윤선 갤러리가 대구를 대표하는 그런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를 하고요. 

대표님 바쁘신데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신혜영 대표: 감사합니다.

 

▷박명한 방송부장: 파워인터뷰 지금까지 카페 아트플렉스와 윤선 갤러리를 운영하는 신혜영 대표와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