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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봉석 정책실장, 교육공공성 악화시키는 학급수 감축 즉각 철회해야.. 상세보기

김봉석 정책실장, 교육공공성 악화시키는 학급수 감축 즉각 철회해야..

문정용 2023-11-03 11:03:22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 대담: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정시훈 기자: 지난 4월 교육부가 초등 중등 교원 수를 줄이는 ‘중장기 교원수급계획’을 발표하며 교육 현장의 반발은 샀는데요, 

최근에는 대구시교육청이 내년도 학급수 감축 계획을 발표하자 교원정원 감축문제를 학급수 감축이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 전화로 연결해 관련해서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실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정현 지원장: 네 안녕하십니까

 

▷ 정시훈 기자: 대구시교육청의 학급 수 감축 계획이 어떻게 되나요?

 

▶ 김정현 지원장: 네, 얼마 전에 대구교육청이 일반계 고등학교 학급 수 감축 예정이라는 보도자료가 나온 걸로 아는데요. 우선 학급수 감축계획이 교원정원 감축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라서 그 부분부터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네요.

일단 대구교육청은 학령인구 감소와 교원정원 감축 때문에 학급 수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교원정원 감축 문제를 보자면 전국적으로 교원 정원이 올해 3000명 정도 줄었구요. 내년에는 초등 교사 1,000명, 중등 교사 1,500명 줄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구의 경우에는 올해 394명을 줄였고, 내년에는 초등 63명, 중등 235명 해서 모두 296명의 교원 감축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학급 수를 62학급 줄인다는 것인데요. 문제는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중학교와 초등학교도 대규모로 학급 수를 줄일 예정이라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내년 중학교는 141학급, 고등학교는 62학급을 줄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대구의 중학교 수가 129개교이니까 대부분 학교에서 학급 수가 줄어든다는 이야기가 되구요.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일반고가 67개인데 공립은 40학급, 사립은 22학급해서 모두 62학급을 줄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구에서 사립 일반고 비중이 50%를 넘는다는 걸 감안하면 공립 위주로 학급수 감축이 이루어진다는 말이구요. 초등학교는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쯤 학급 수 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마찬가지로 대규모 학급 수 감축 예정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 정시훈 기자: 그런데 이 학령인구가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예정이기 때문에 교원의 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같은데 어떤 문제가 있는거죠?

 

▶ 김정현 지원장: 문제는 이번 교사 정원 감축이 학령인구 감소 폭보다 크다는 겁니다. 대구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 폭은 4300명인데 교원 정원이 300여명이 줄구요. 여기에 정원외 기간제도 올해보다 100명이 줄어드니까 합치면 400명 정도 교사가 줄어드는 셈이에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기준으로 하면 교사 200명만 줄여도 될 것을 400명 줄이는 것이라서요 필연적으로 학급당 학생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전국적으로 보면 초등 교장,교감 정원은 10명, 중등 교장, 교감 정원은 16명이 늘어났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학교 수는 늘었는데 교사 수는 줄이고 있다는 말입니다. 다른 지역 같은 경우도 학령인구가 줄었다고 해서 학급 수 감축으로 바로 이어지지 않아요. 

이번 감축 대상이 되는 한 중학교 경우에는 내년에 학급수를 3개나 줄이면서 기존에 학급당 학생이 24명이던 곳이 27명으로 증가할 예정이라고 해요. 실제 학령인구 감소 규모보다 교사를 더 줄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두 번째로 학급 수를 줄이면 학교로 보내야 할 기본운영비라든지 수당 등 인건비도 적게 줄 수 있거든요. 다시 말해 학급 수를 줄이면 기본적인 학교교육활동에 쓰이는 교부금도 줄어든다는 이야기거든요.

올해 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약 7조 가량 삭감하면서 대구교육청의 예산도 대폭 삭감되었는데요. 올해는 중앙정부에 받을 교부금이 4700억 정도가 줄었고, 내년에는 3000억 정도의 예산이 줄어들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교육청이 줄어든 예산을 감안해 공모사업이나 시범학교 같은 목적사업비를 줄인다든지, 불필요한 일회성 행사나 불필요한 사업을 줄인다든지 하지 않고, 학급 수 축소라는 손쉬운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겁니다. 참고로 학교예산에서 목적사업비가 절반 가량(40~60%)을 차지해요. 

 

▷ 정시훈 기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대구시교육청에서는 학급당 인원이 낮은 학급을 대상으로 감축이 이뤄져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 김정현 지원장: 여기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는데요. 학급당 인원이 적은 곳은 기본적으로 학생 수가 너무 적은 학교, 다시 말해 구도심이나 농촌지역 같은 소규모 학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령 군위에 있는 학교 같은 경우는 전교생이 20-30명 정도 밖에 되질 않아요. 또 구도심 학교 같은 경우에도 학년에 2-3학급 밖에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학교일수록 소규모 학교라도 필요한 교사의 수는 정해져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학교에서 학급 수를 줄이게 되면 배워야 할 과목 수 만큼 학교에 교사를 충분히 배치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기고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는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거예요. 반대로 봐야 한다는 것이구요.

두 번째로는 교사 배치는 학생 수가 아니라 학급 수를 기준으로 하거든요. 학급에 학생이 20명이 있던, 30명이 있던 교과 교사(영어교사)는 반드시 1명 이상 있어야 하는데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학급 수를 하나가 줄면 교사는 2명이 줄어야 하는데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배워야 할 과목 수는 정해져 있는데 학급 수를 줄인다는 핑계로 교사 정원까지 줄여버리면 순회교사나 기간제교사가 늘어나구요. 다학년·다교과 지도가 늘어나 학생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런데도 교육부나 교육청이 지역별 상황, 실제 학교교육과정 운영 같은 것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교원 정원 축소와 학급 수 감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관련한 얘기입니다만 교육 현장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내외로 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고, 관련해 국회에 법안 발의도 된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 김정현 지원장: 네, 전교조에서는 그 전부터 학급당 학생수 20명 상한제를 계속 주장하고 있었는데요.대구에서도 과밀학급이 전체 학급의 16%정도 됩니다. 현재 초중등교육법 제19조에는 학교에 두는 교원의 배치 기준을 교육청이 정하도록 되어 있는데요. 이걸 전교조에서 국회 교육위를 통해 교원 배치 기준으로 학생 수가 아닌 학급 수를 기준으로 해달라는 것이구요. 학급당 학생수를 20명 이하로 하라는 것, 농어촌 지역은 학생 교육권 보장을 위해 추가로 교원을 배정하라는 개정안 발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교육기본법 제4조(교육의 기회균등 등) 3항에는 ‘국가는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학급당 적정 학생 수를 정하고 지방자치단체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시책을 수립·실시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걸 전교조에서는 지난 6월에 교육부에 학급당 적정 학생 수 기준이 뭐냐에 대한 질의를 했는데 아직까지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어요. 

 

▷ 정시훈 기자: 교육부에서는 교원 감소에 따른 혼란을 막기 위해 각 시도별로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도록 지원하고 있지 않나요?

 

▶ 김정현 지원장: 교육부는 갑작스런 교원 정원 감소 충격을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각 시도별로 정원 외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도록 했고 관련 예산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해마다 정원 외 기간제 배치 인원과 예산을 줄이고 있다는 겁니다. 2022년 12,297명의 정원 외 기간제 교사 채용 예산을 지원했지만 올해 9,561명으로 줄였고 내년에 이마저도 다시 대폭 축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대구도 2022년 436명, 올해 368명의 정원 외 기간제 채용 예산을 지원받았지만 내년엔 200명 수준으로 줄어들 예정이구요. 다른 시도 교육청 같은 경우에는 이걸로도 부족한 인원을 자체 예산을 동원해도 추가로 채용했거든요. 반면 대구교육청은 자체 인력 확보계획은 없구요 다만 일부 학교에 한해 소수 기간제만 채용하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어요. 내년엔 대구교육청이 자체예산 확보를 통한 인력 충원 대신 학급 수 감축으로 교육재정 축소와 교원정원 감소 충격을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지요.

 

▷ 정시훈 기자: 문제해결을 위해 앞으로 어떤 계획들을 갖고 있습니까?

 

▶ 김정현 지원장: 교육부는 교원 정원 감축 문제 관련해 전교조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국정감사를 통해 앞서 말씀드린 초중등교육법에 대한 적정 학급당 학생 수에 대한 질의를 요구한 상태이구요. 일인 시위나 현수막 게시, 교육청과의 협의회를 통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부는 현재 교육청 앞에서 교원 정원 감축과 학급 수 감축을 규탄하는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구요. 다음 주부터는 교육청 앞에서 학교 현실과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필리버스터가 일주일간 교육청 앞에서 저녁마다 진행될 예정입니다. 

 

▷ 정시훈 기자: 끝으로 방송을 듣고 있을 학생과 학부모 등 청취자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간단히 듣겠습니다.

 

▶ 김정현 지원장: 교원 축소 문제, 학급수 감축, 교육재정 축소 문제는 학교교육 여건과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교육공공성을 악화시키는 문제입니다. 학령인구 감소 문제, 저출생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 아이 키우기 나쁜 환경으로 만드는 정책이라는 것이죠. 우리가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저출생 문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교육과 주거비 문제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문제인데 입시 경쟁 체제라고 하는 사교육비를 유발하고 교육 양극화를 유발하는 이런 문제에 대해서 해결하기보다 당장의 돈에 투입과 산출이라고 하는 경제 논리에 따라서 이렇게 처리하고 있는 게 문제라는 겁니다.

 

그래서 교육은 경제 논리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바라봐야 한다는 점 즉 AI같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한다는 점을 마지막으로 드리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 정시훈 기자: 바쁘신데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정현 지원장: 네

 

▷ 정시훈 기자: 네, 지금까지 전교조 대구지부 김봉석 정책실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