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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대째 '목탁' 한우물...대를 잇는 비결은 '충' 낙관" 상세보기

"3대째 '목탁' 한우물...대를 잇는 비결은 '충' 낙관"

김종렬 2023-11-03 19:27:16

안진석 영천목탁 대표, “불교공예 전통 끊어지면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진심전력”
"누군가의 마음 울리고 편안하게 해주고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3대째 목탁 제작 가업을 잇고 있는 안진석 영천목탁 대표는  자신이 만든 목탁 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고 편안하게 해주며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라고 말했다.

■ 출연 : 안직석 영천목탁 대표

■ 방송 :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3년 11월 3일, 대구 FM 94.5Mhz·안동 FM 97.7Mhz·포항 105.5Mhz)

■ 진행 : 김종렬 기자

 

▷ 앵커멘트 : 언제 들어도 맑은 소리를 내는 목탁은 사찰에서 다방면에 사용됩니다.

각종 법회나 예불 등 불교의식뿐만 아니라 수행자에게는 번뇌와 잡념을 깨뜨리는 도구로 쓰입니다.

속을 비워서 탄생한 목탁의 청량한 울림은 부처님의 말씀을 새기며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온전히 손끝의 감으로 만들어 진다는 목탁은 기술을 뛰어 넘어서 장인의 혼인 담겨야 가능한데요.

파워인터뷰 오늘은 나무에 불심을 담으며 목탁 제조의 맥을 잇고 있는 영천목탁 안진석 대표를 김종렬 기자가 만나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 김종렬 : 네, 파워인터뷰, 오늘은 불교공예와 목공예를 3대째 이어 가고 있는 영천목탁을 찾아왔습니다. 목탁 제작의 대를 잇고 있는 안직석 대표 나와 계시는데요.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안진석 대표 : 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김종렬 : 텅 비워야 장엄한 울림, 최고의 소리가 나온다는 목탁, 그 목탁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손재주도 뛰어나야 한다고 하는데요. 쉽지 않은 목탁 만들기 도전, 그 인연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 안진석 대표 :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종종 부모님의 일을 도우러 오곤 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연세가 드시면서 힘에 부친 모습과 특히 아버지께서 짊어지고 있는 전통공예에 대한 무게가 무거워 보여 그 짐을 덜어 드리고 싶어 이렇게 가업을 잇게 되었습니다.

살구나무로 만든 목탁 소리를 들려주고 있는 안진석 대표. BBS 불교방송 김종렬 기자

▷ 김종렬 : 영천목탁은 할아버지 고 안석만 옹, 아버지 안종식 명인에 이어 3대째인데요. 목공예와 문화재수리 기능사 자격도 취득하시고 젊은 나이에 가업을 잇고 계신데요. 가족들과 주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안진석 대표 : 처음 주위에서는 부정적인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좋은 직장 관두고 산으로 들어 가냐는 등의 우려 섞인 의견도 많았고, 설득하는 지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께서는 내색은 크게 하지 않으셨지만, 가업을 잇는다는 것에 반기는 마음이셨을 테고, 지금도 분명히 그렇게 생각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다행이도 지금은 제가 잘해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말렸던 지인들도 더욱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 김종렬 : 올해 제53회 경상북도 공예품대전 금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축하드립니다?

▶ 안진석 대표 : 감사합니다.

 

▷ 김종렬 : 그런데 목탁 제작은 일반 목공예와 다르다고 하는데, 어떤 점 때문입니까?

▶ 안진석 대표 : 목탁은 일반목공예와 나무를 다루고 재료로 하는 것에 비슷하지만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바로 소리인데요.

두 개를 같은 크기로 똑같이 만들어도 서로 소리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개의 목탁이 가진 재료가 되는 부분, 나이테 등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한 개, 한 개, 손으로 깎고 속을 비우는 작업에서 똑같이 나올 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하나의 목탁이 가진 최적의 소리를 찾아내야 하는 것에서 다른 점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종렬 : 목탁은 속을 비우는 작업,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위한 섬세한 공정이 필요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목탁에 적합한 좋은 나무가 있을 것 같아요. 소개 좀 해주시고요, 또 영천목탁하면 살구나무 목탁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살구나무를 고집하게 된 이유가 궁금한데, 무엇입니까?

▶ 안진석 대표 : 목탁에는 여러 가지의 나무들로 만들어집니다.

저희 영천목탁에서 고집하는 살구나무부터 대추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벚나무 등의 나무로 만들어지는데 나무의 단단함이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벚나무의 경우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종입니다. 그래서 시중에 목탁으로 많이 만들어져 나오는데 나무의 단단함이 비교적 물러 좋은 소리가 오래가지 않으며 수명 또한 짧습니다.

그에 반해 살구나무가 가진 단단함의 정도는 소리를 가장 맑고 청하하게, 때로는 중후하고 웅장하게 표현이 가능하며 좋은 소리가 오래갑니다. 또한, 수명도 길죠.

목탁은 소모품입니다.

하지만 좋은 소리를 오래가게 하는 좋은 나무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살구나무목탁을 사용해보신 분들, 스님 모두 또다시 살구나무목탁을 찾습니다.

안진석 대표는 영천목탁에서 제작한 목탁에는 '충'자의 낙관이 찍힌다며 가업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 김종렬 : 그럼 살구나무 목탁 소리 한번 들어 볼까요“

▶ 안진석 대표 : 네, 제가 천천히 한번 처보겠습니다. ~~ (목탁소리 울림) ~~

 

▷ 김종렬 : 아~~ 좋은 것 같습니다. 앞에서 말씀을 주셨지만 제대로 된 목탁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그리고 목탁 색깔을 보면 대게 노르스름하잖아요. 뭘 바르는 겁니까?

▶ 안진석 대표 : 목탁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건조입니다.

제재목 상태에서 약 2년, 목탁 형태를 만들고 속 파기 작업 후에 약 1년, 외형 사포작업 후 1년 이상을 건조 후 마감단계로 넘어갑니다.

한 번에 작업을 다 해버리면 나무가 가진 수분이 급속도로 건조되면서 갈라짐과 틀어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것에서 제대로 된 소리가 나지 않고 완성도 또한 떨어집니다.

자연 건조를 가장 중요시하여 습도를 스스로 조절하면서 건조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잘 지키려 해도 땔감이 되는 목탁도 나옵니다.

그리고 마감칠에서 옻칠을 하는데 천연도료이고 자연으로 돌아가도 해가 되지 않는 점, 목탁에 스며들게 하여 표면을 단단하게 하여 소리의 맑음과 수명까지 기대 할 수 있는 등의 이유로 옻칠로 마감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 김종렬 : 목탁을 만드는 데 1년이 걸린다는 말씀이시네요?

▶ 안진석 대표 : 건조가 1년이고 보통 최소 2년에서 길게 잡으면 10년도 더 걸릴 수 있습니다.

 

▷ 김종렬 : 땔감으로 가는 목탁 좀 아까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안진석 대표 : 만들다 보면 제대로 만들어진 건조되는 목탁도 있겠지만 분명 틀어지거나 갈라지는 목탁이 분명히 나옵니다.

뭐 아깝기는 하지만 그래도 좋은 소리를 위해서는 과감하게 선택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종렬 : 목탁은 불교의 각종 행사에 사용되는 법구이고, 사찰과 인연도 있어야 겠고, 목탁 제작 또한 불교와의 인연, 불심(佛心)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지 않습니까. 집안에도 불교와의 인연 있을 것 같은데, 내력이 있는 겁니까?

▶ 안진석 대표 : 저희 영천목탁은 할아버지 때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충북공예를 시초로 사찰을 짓는 대목장이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불사도중 불의의 사고로 일찍 돌아가신 뒤 아버지께서는 전국을 떠돌다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목공예를 시작으로 여러 공방에서 일하셨다고 합니다.

우연히 들른 사찰에서 목탁소리를 듣고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깨달은 아버지께서는 할아버지의 충북공예를 이어받아 목탁을 만들기 시작하셨습니다.

지금의 경북 영천에 자리를 잡은 뒤 영천공예, 그리고 영천목탁으로 이어져 온 것입니다.

그래서 완성된 목탁에는 할아버지 때부터 사용해온 ‘충’자의 낙관이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 김종렬 : ‘충’자의 낙관이 들어가는 거예요?

▶ 안진석 대표 : 그렇습니다.

작업장에서 목탁을 다듬고 있는  영천목탁 2대 안종식 명인과 안진석 대표의 어머니. 
영천목탁 안종식 명인이 목탁을 구매하러 온 스님을 안내하고 있다. BBS 불교방송 김종렬 기자

▷ 김종렬 : 나무를 통해 마음의 소리는 빚어내는 하나의 온전한 목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인내와 정성을 쏟아야 할 것 같은데요. 이에 따른 나름의 어려움도 따를 것 같습니다. 어려움이 닥치면 어떻게 극복하고 있습니까?

▶ 안진석 대표 : 어~ 하나의 목탁을 완성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며 아주 많은 과정이 있습니다.

물론 쉽지만은 않아 힘들 때가 수없이 많지만, 목탁이라는 불교공예, 전통이 끊어지면 안 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항상 임하고 있습니다.

법정스님의 한 말씀 중에 ‘당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 그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라, 그래서 당신의 인생을 환하게 꽃피우라’라는 말씀을 생각하면서 힘든 일을 이겨내고 그 과정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는다면 나중에 꽃을 피우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종렬 : 작업장을 봤는데 먼지가 많은 것 같아요?

▶ 안진석 대표 : 그렇습니다.

 

▷ 김종렬 : 먼지 때문에 건강을 해치지 않는 이런 어떤 생각들도 많이 하셔야 되는데 각별한 주의하고 계시죠?

▶ 안진석 대표 : 지금도 주의를 하면서 작업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공방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 김종렬 : 안 대표님의 이력을 살펴봤는데요. 경상북도 공예품대전, 대구관광기념품 공모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등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셨어요. 이들 수상 작품은 목탁과 관련된 것인지, 이런 수상 노력은 꾸준한 자기정진으로 보여지는데요. 특별히 자기계발을 위한 노력 뭐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 안진석 대표 : 제가 만드는 작품이나 그런 상품들이 목탁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목탁을 만드는 과정에서 목선반, 갈이, 옻칠 등의 기술로 공예품과 작품을 만들어 여러 전시와 공모전에 출품하고 있습니다.

목탁 한 가지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기술개발 및 여러 작업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다양한 불교문화상품의 필요성을 느끼며,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세대가 반길 공예의 모습을 고민하고,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여러 작가님과의 전시, 협업을 통한 시야의 확장 등 밖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단체전 참가와 같은 작가의 모습도 보여주면서 다양한 기법의 시도를 통한 공예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천목탁 안진석 대표의 공예전 출품작 '현대적목탁 #1 오방색'
안진석 영천목탁 대표는 불교공예 전통이 끊어지면 안된다는 사명감으로 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종렬 : 목탁은 불전사물(佛殿四物)인 목어(木魚)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요. 맑은 소리를 내는 목탁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목탁의 유래에 대해 아실 것 같은데 어떤 뜻이 감겨있는지? 그리고 안 대표님은 목탁 제작 때에 무엇을 담고 싶으신지요?

▶ 안진석 대표 : 목탁에는 여러 의미가 있겠지만 속이 비어있는 ‘공(空)’을 나타내어 탐·진·치,...욕심과 분노, 어리석음이죠. 그것 없이 공한 마음을 공심(空心)이라고 합니다.

공심을 만들고 그 공한 마음이 세상을 울려 중생의 악업을 소멸시키고 자비심과 해탈심을 불러오는 것의 힘이 목탁에 담겨있다고 합니다.

‘항상 깨어 있으라’라는 의미로 도량석 목탁 소리가 하루를 깨우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목탁을 만들 때 ‘이 목탁 소리가 누군가의 마음을 울리고 편안하게 해주며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라는 마음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 김종렬 : 누군가의 마을을 울리고 위로를 전하면 좋겠다. 영천목탁은 전국의 각종 박람회에 참석하고 있고, 최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한민국불교문화엑스포에도 부스를 차리셨는데요. 저희 대구BBS가 주최했습니다. 박람회를 찾은 관람객들의 목탁에 대한 관심 어땠습니까?

▶ 안진석 대표 : 목탁에 대해서 일반 사람들은 쉽게 만지거나 쳐볼 수 있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자리를 빌어서 목탁이라는 법구를 조금이라도 시민 분들이나 불자 분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도록 다가가려고 노력하며, 특히 젋은 분들에게 목탁을 쳐보는 체험을 권하면서 알리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안진석 영천목탁 대표가 목탁 채 다듬는 과정을 시연해 주고 있다. BBS 불교방송 김종렬 기자

▷ 김종렬 : 목탁을 만드는 장인들이 전국에 흩어져 맥을 잇고 있습니다만, 맥이 끊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목탁이 사업성이 있는 분야도 아니라 이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요 창출을 위한 나름의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 듣고 인터뷰 마무리 하겠습니다?

▶ 안진석 대표 : 네, 지금까지 하고 있고 앞으로도 꾸준히 할 목탁 제작 및 보급도 중요하지만 제가 만든 ‘현대적 목탁’과 같이 새로운 모습의 불교문화상품과 불교의미를 담은 작품 등 전시회와 공모전을 통하여 꾸준히 기술개발에 노력할 것이고

많은 전통 및 기술이 계속해서 이어져 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도록 항상 정진하겠습니다.

 

▷ 김종렬 : 전통 목공예술은 우리의 소중한 자산인 것 같습니다. 성스러운 소리를 담아내는 목탁 제작 장인으로 성장하길 바라고요. 바쁘실 텐데 오늘 인터뷰 대단히 감사합니다.

▶ 안진석 대표 : 네, 고맙습니다.

 

▷ 김종렬 : 네, 파워인터뷰, 지금까지 영천목탁 안진석 대표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