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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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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수험생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문정용 2023-11-08 11:17:24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수능 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자 수험생뿐 아니라 수험생이 있는 가정의 모든 구성원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수험생을 조금이라도 더 힘나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수험생을 둔 가정이 수험생을 돕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요즘 입시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총력전이라고도 하는데요. 수험생을 둔 가정이 수험생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좀 정리를 해볼까요?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요즘 수험생이 있는 집에서는 총력전을 치른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요. 그래서 수험생이 있는 가정의 모든 일정이 수험생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제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수험생의 사기를 북돋아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하지만, 때로는 그 방법이 미숙하고 서툴러서 오히려 수험생을 성가시게 하거나 초조하게 하기도 하고, 또 마음을 불편하게 하여 공부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가족이 격려하는 방법도 생각하고 연구해야 될 것입니다. 

수험생 자녀에게 가장 많은 격려를 해주는 사람도 부모와 가족이고, 또 가장 많은 상처를 주는 사람도 부모님과 가족이라는 말을 합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가 수험생을 지켜봐야 하는데요. 지금 수험생들은 민감하기 때문에 남은 기간 이런 점에 특별히 유의하면 좋겠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말자. 시험이 열흘 정도밖에 안 남았는데 누구 아이는 어떻게 공부를 하고 또 어떻게 해서 어떤 성과가 있다라거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결국은 남의 아이를 칭찬하는 것이 아니고 내 아이를 비하하고 나무라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또 지금이 아니라도 평소에도 남과 비교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걸 생각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남과 비교를 하는 행위는 결국은 아이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또 의욕을 꺾어버리고, 심한 경우에는 반항심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수능시험이 다가오면 막바지에 부모님들이 유언비어성 정보에 현혹돼서는 안 됩니다. 모든 정보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공유되는 이런 시대에 정보의 부족보다는 오히려 정보의 과잉 때문에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입시와 관련된 정보가 그런 경우가 많습니다. 시중에는 지금 수능이 다가올수록 온갖 근거 없는 소문이 난무하기도 합니다. 누구는 지난해 열흘 과외로 몇 점을 올렸다라거나, 또 올해는 어느 책에서 나온다라거나, 혹은 어느 학원은 어떤 과목이 지금 딱 쪽집개로 유명하다더라, 이런 것은 거의 대부분이 특정 학원이나 특정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허위로 유포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말들에 굉장히 신중해야 하고, 학생이 나름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열흘 정도 남은 이 시점에서 건강관리와 영양 관리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에 몽롱한 상태로 집중을 못하고, 점심 때는 폭식하는 경우가 많고, 폭식의 영향으로 오후에는 또 졸음을 견디기 어려운 시간이 되풀이돼서는 안 됩니다. 가능한 한 아침을 먹고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줄 필요가 있습니다. 

수능시험은 낮에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행성 생활에 익숙해 있는 우리 수험생들이 시험을 열흘 정도 앞두고 가능한 한 자정 전에 자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낮 기간에 최상의 컨디션이 될 수 있도록 지금부터 특별히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주말 토일에 낮잠을 자면 안 됩니다. 낮잠을 자면 잠 주기가 바뀌게 됩니다. 낮잠을 자면 결국은 밤에 또 늦게 자고 아침에 제시간에 못 일어나게 됩니다. 이번 주말에는 낮잠을 자지 말고 가벼운 산책이나 운동을 하고 조금 더 일찍 잠자리에 들어 컨디션 조절을 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수험생들이 지금 많이 긴장하고 있는데요 시험이 다가올수록 불안하고 초조한 수험생들이 이런 순간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불안하고 긴장된다는 것 자체가 창조적인 에너지입니다. 어떤 일을 할 때 다소 불안하고 또 긴장하지 않으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생산성도 떨어진다는 걸 우리가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다소 불안한 게 정상이고요.  시험 불안(test anxiety)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고 집중력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test anxiety가 패닉 (panic)상태 즉 우리가 뇌가 마비되는 것 같은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지금 좀 긴장하고 불안한 학생들을 위해서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데요. 미국 어느 대학에서 한 과에 100명인 학생들을 A, B 두 집단으로 나누어서 IQ 검사를 했는데 한 집단이 다른 집단보다 점수가 10% 더 나왔어요. 두 집단은 원래 비슷한데 차이가 나는데 왜 차이가 나느냐 보니까 IQ 테스트를 하는 날짜가 달랐어요. 점수가 10% 더 나온 집단의 학생들이 IQ 테스트를 하는 날 허리케인이 불어 창문이 덜컹거리고 바람이 윙윙 불었습니다. 다소 긴장된 이 분위기가 학생들의 점수에 영향을 미쳤다는 그런 판단을 내리게 됐습니다. 그래서 맑은 날 같은 시간에 IQ 테스트를 했더니 두 집단의 평균 점수가 같았다는 실험 결과가 있습니다. 적절하게 긴장하면 오히려 집중력을 배가시킨다. 이런 것들을 우리 학생들이 한번 생각해 보시면 좋겠고요. 

지금은 모든 학생이 다소 불안하고 좀 긴장됩니다. 이게 지극히 정상적이고 또 이것을 즐길 수 있는 학생은 시험을 잘 치게 되어 있습니다. 주변에서도 여기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온 가족이 이 부분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능 시험이라는 것은 누구나  어른이 돼가는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통과 의례다. 너에게만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아주 자연스럽게 담담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수험생들이 불안을 좀 생산적으로 활용하면 좋을 텐데 그 방법은 무엇일까요?

 

▷윤일현 대표: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이 만년에 암으로 투병 하다가 마지막으로 수술을 받게 된 이야기가 유명한데요.
담당 의사가 그에게 수술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의사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파인만은 수술 중에 살아날 가망이 없다면 즉시 마취에서 깨어나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세상의 빛이 꺼지는 순간이 어떤지 꼭 느껴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그가 설명했습니다. 생명이 다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그 진지한 탐구 자세는 많은 사람들에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줬습니다. 이 파인만의 모습은 어떻게 보면 득도한 동양의 고승의 입적 장면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수능 시험을 담담하게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압박감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며 즐기게 될 때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신문이나 잡지 등의 연재물을 쓸 때 마감 시간이 주는 압박감과 긴장감을 오히려 즐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집중력이 배가 되고 생각지도 못한 것들이 떠올라서 글이 잘되는 사람이 참 많다고 하죠.
 수능 날이 다가오면 몰입과 성취의 기쁨을 오히려 더 진하게 느낄 수 있기도 합니다. 이 시간을 즐기겠다는 마음을 한번 가져보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