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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진단]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아이 기르는 법 상세보기

[교육진단] 자신감을 가지고 성장하는 아이 기르는 법

정민지 2024-01-23 13:49:45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1월 23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우리는 자녀가 강한 정신력을 가지기를 소망합니다. 양육 방식에 따라 쉽게 좌절하는 아이도 될 수 있고, 포기를 모르는 강인한 아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강한 자신감과 함께 시간과 더불어 성장하는 아이를 기르는 방법, 자녀 교육에 관한 몇 가지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먼저 아이를 격려하고 칭찬하는 방법부터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부모님들은 가능하면 자녀를 칭찬해 주려고 합니다. 칭찬은 말 몇 마디로 듣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습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말을 자주 인용합니다.
칭찬하는 방식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보통 사람들은 자녀가 무엇을 잘할 때는 '똑똑하다, 착하다, 예쁘다' 같은 말을 씁니다. 그 사람의 자질을 칭찬한 것이죠. 똑똑한 것도, 착한 것도 예쁜 것도 자질과 관계되는 것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85%가 아이가 어떤 일을 잘했을 때 ‘똑똑하다’고 칭찬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어느 나라나 다 비슷할 텐데요. 부모들은 이런 칭찬을 통해 아이의 자질과 자기 존중감을 북돋아 주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기를 살려준다. 자신감을 갖게 해서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대책 없는 칭찬은 자기 존중감에는 좀 도움을 줄지는 모르지만, 자기 존중감 그 자체로는 학업 성취도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고 하지요. 교육학자 존 헤이티(John Hattie)는 세계 각국을 조사해 그 결과를 인용하면서 자기 존중감과 학업 성취도 사이에는 약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존중감이 직접적으로 성적을 높인다기보다는 학생으로 하여금 바람직한 태도나 어떤 전략을 취하게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성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우리는 흔히 '할 수 있다' 같은 칭찬을 하는데 그냥 할 수 있다가 중요한 게 아니고 이 말 속에 ‘어떻게, 왜 할 수 있는가’를 밝히지 않으면 좀 대책이 없는 칭찬인거죠. 우리가 이런 부분을 좀 생각하며 칭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정시훈 기자: 좌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는 아이로 기르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요?
 

▷윤일현 대표: 심리학자 캐롤 드웩(Carrol Dweck)은 학습 동기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를 수행한 학자로 유명한 분인데요. 이분이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에게 몇 가지 문제를 풀게 했습니다.
처음에는 쉬운 문제를 주었지만 나중에 갑자기 어려운 문제를 주었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주고 실패를 경험했을 때, 학생들이 보이는 반응을 조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쉬운 문제를 주다가 갑자기 어려운 문제를 줬을 때 실패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달랐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금방 좌절했습니다. 이 사소한 실패에 자기 머리가 나쁘다고 비관을 하거나 그로 인해 갑자기 문제 풀기에 싫증을 낸다거나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행동을 했는데, 또 다른 학생은 전혀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학생은 어려운 문제와 마주치자 좌절하거나 당황하거나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 게 아니고 오히려 즐거워하는 듯 했습니다. 이 학생들은 도전이나 기회와 같은 말로 그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안 풀려도 좌절하는 것이 아니고 '한번 도전해보자 이게 기회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려운 문제에 자포자기해서 얼마든지 풀 수 있는 문제도 풀지 못했던 학생들과는 달리 어려운 문제를 도전의 기회로 받아들인 학생들은 최소한 나중에는 다른 결과를 보여주게 되고 또 성적 향상도도 달라지죠.
캐럴드웩은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날까에 대해서 주목을 했는데요. 드웩은 학생들의 목적에 달려 있다고 봤습니다. 우리가 흔히 ‘학습 목적’과 ‘성과 목적’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성과 목적은 퍼포먼스 골(performance goal)이고 학습 목적은 러닝 골(learning goal)이라 하는데, 성과 목적을 가진 학생들에게 문제 풀기는 자신이 똑똑하다는 것을 증명할 기회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잘 풀었을 때는 즐겁지만 틀리면 좌절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과 목적에 중점을 두는 부모님은 자녀가 시험 치고 오면 첫마디가 '다 맞았나, 몇 개 틀렸느냐' 이렇게 묻습니다.

반면에 학습 목적을 가진 학생들은 문제 풀기는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어려워도 배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하나의 도전할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고 더 적극적으로 즐겁게 몰입하죠.
자녀 양육 방식에서도 학습 목적에 초점을 맞추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시험을 치고 오면 '몇 개 틀렸나, 다 맞췄나'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 '애썼다, 수고했다'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다 맞았다고 하면 '열심히 노력하더니 결과가 좋구나' 생각만큼 점수가 안 나왔다고 하면 '개념 정리가 좀 덜 됐나, 제대로 공부하면 잘 될 거야'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는 거죠. 우리나라 부모님들은 제가 보기에는 90% 이상이 성과 목적에 집착하는 것 같습니다.
캐럴 드웩은 새로운 실험도 진행을 했습니다. 두 집단에게 똑같은 문제 풀이를 시키면서 연구자들은 문제 풀이를 시키는 이유를 다르게 말했습니다. 한 집단의 학생들에게는 이 시험을 치는 목적이 학생의 능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라고 성과 목적을 부추기는 발언하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다 틀려도 괜찮으니 도전해 봐라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이렇게 학습 목적을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예상대로 이 실험 결과는 성과 목적을 가진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에 쉽게 좌절하지만 학습 목적을 가진 학생들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오늘 이 이야기 들으면서 많은 분들이 성과 목적에 중점을 두는 양육 방식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아이들은 자신의 지능 지수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데요. 지능이란 타고나는 것이기 때문에 후천적인 노력으로는 높아질 수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능지수를 보는 관점인데 성과 목적을 가진 학생들은 지능을 변하지 않는 실체로 보는 실체론을 믿습니다. 지능이란 생물학적인 결정론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학습 목적을 가진 학생들은 지능도 노력에 따라 향상될 수 있다는 성장론을 믿습니다. 지능은 변하지 않는다는 실체론과 지능도 노력에 따라 성장한다는 이 차이가 이후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옵니다.
성장론자들은 지능은 노력하면 좋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를 풀지 못한다고 해도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차근차근 밟아서 해 나가면 아무리 어려운 문제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죠.
성장론자들은 성취 목적보다는 내가 어떻게 성장하고 발달하느냐 여기에 중점을 둡니다.
반면에 성과 목적의 학생들은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내 머리가 나빠서, 지능이란 변하지 않으니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수학 문제 같으면 '내가 수학적 재능이 모자라는구나, 수학을 잘 못하도록 타고났기 때문에 그렇구나' 이런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를 양육할 때 가능하면 도전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게 학습 목적에 중점을 두는, 또 평소에도 이 점을 염두에 두고, 거기에 맞는 충고나 조언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부모의 양육 방식과 태도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큽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과열된 경쟁 때문에 너무 성과 목적을 강조하다 보니 아이들의 잠재 능력이 발휘되지 못하게 하는 측면이 있다 이점을 우리 부모님들께서 좀 깊이 생각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아이의 잠재 능력을 향상시키는 부모님들의 태도가 아주 중요하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