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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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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새 학기, 좋은 출발을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

정민지 2024-02-20 14:07:46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2월 20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 모두가 다소 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고 말하며 처음에 제대로 잘 출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이죠. 오늘은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좋은 출발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합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세요?
 

▷윤일현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새 학기가 시작되면 새로운 희망과 기대감에 가슴이 부풀어야 되는데 많은 학생과 학부모님들 걱정을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좀 설명을 해 주시고요.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 학기를 맞이하면 좋을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방금 말씀하신 대로 새로운 학기,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 희망과 기대감에 부풀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가 너무 어렵고 험한 시절을 거쳐 와서 그런지 몰라도 어떤 일을 앞두고 낙관적이기보다는 잘못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부모님이 그런 걱정을 하다 보면 자녀들도 마찬가지로 걱정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그냥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과 만나면 얼마나 좋겠나, 너는 좋겠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보다는 “학교 들어가기 전에 집에서 응석부리듯이 하면 너는 학교에서 선생님한테 꾸중 듣고 공부도 못한다" 이런 방식으로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굉장히 익숙해져 있습니다.
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가는 학생들에게는 "중학교처럼 공부하면 고등학교가서 석차가 배 이상 떨어진다"거나 혹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는 "중학교처럼 지내면 내신부터 어렵고 제대로 대학 가기가 어려울 것이다"
자꾸 이런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나거나 어떤 기대감을 가지기보다는 '잘못되면 어떨까, 못하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생각들은 부모님이 바라는 학업 생산력을 향상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학업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생활을 위축되게 한다는 것을 우리 부모님들께서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시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이에게는 "정말 좋겠다. 새로운 친구 새로운 선생님 어떨까" 이런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입학이 아니더라도 한 학년씩 진급하는 아이들에게도 "우리가 힘내서 잘 하자" 이런 격려의 말을 신학기 시작을 앞두고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올 한 해를 성공하기 위해서 생활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될 텐데요.
생활 습관이 좋으면 학습의 생산성도 좋아진다고 생각을 합니다. 신학기를 시작하면서 염두에 두어야 할 생활 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예 그렇습니다. 앞서서도 시작이 반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시작이 반, 개학하고 3월 한 달 동안만 제대로 된 생활습관을 형성하면 1년은 아주 쉽게 지나가게 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잘해보려는 의욕이 너무 지나쳐서 모든 면에서 무리하기 쉽습니다. 무리는 결국 학업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삶의 활력을 앗아가고, 조금 지나면 모든 일에서 의욕 상실에 빠지게 하는 그런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일들, 즉, 바람직한 생활습관, 식습관, 숙면 습관, 운동 이런 것들에 대한 정리를 해보고 꼭 실천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올해는 아주 상식적인 몇 가지를 지켜보면 좋겠습니다. 아침은 꼭 먹고 등교해야 합니다. 습관적으로 아침을 거르는 학생이 많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가능하면 아침을 먹고 등교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겠습니다. 아침을 거르면 오전에는 몽롱한 상태로 집중을 못하기 쉽고, 또 점심때는 폭식을 하는 경향이 있어, 오후에는 폭식 영향으로 졸음을 견디기가 어렵습니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은 하루 종일 비몽사몽의 상태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능하면 아침 식사를 하고 학교에 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침을 먹는 학생이 학업 성적이 좋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는 걸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 이 점에 대해서 우리가 한번 생각해야 합니다. 밤늦게 자고 낮에 조는 야행성 학생들 상당수가 학업 성취도가 낮고 또 생활이 무기력해지기 쉽습니다. 이런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듣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초가 약한 상태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야행성 생활 습관은 만성 피로로 발전하기 쉽고 결국은 학습 의욕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예전에 부모님 세대는 4당5락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을 겁니다.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사실 이보다 터무니없는 말은 없습니다. 필요한 수면량은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낮 시간에 지장이 없도록 평균 6시간 이상은 자야 합니다. 이것도 고교생 기준이고, 초중학생은 더 자야 되겠죠.
학년이 낮을수록 더 많이 자야 합니다. 수면 부족은 생활을 짜증스럽게 하고 학습의 생산성을 저하시켜 결국엔 의욕 상실, 두통과 같은 질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밤에 자지 않고 낮에 조는 것만큼 어리석은 짓이 없다는 걸 부모님이 먼저 한번 깊이 생각해 보시고 자녀와 토론을 통해 받아들이게 해야 됩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낮 시간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밤에 푹 쉬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저학년 때 건강한 생활 습관을 확립하면 그 이후에도 아주 수월하다는 것을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능하면 일주일 단위로 계획적인 생활을 하면 좋겠습니다. 학기 초에 너무 욕심을 내, 실천 불가능한 계획을 세워놓고 무리를 하면 며칠 안 가서 결국은 포기하게 됩니다. 한 주 단위로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고 반드시 달성하는 생활 습관을 3월에 확립하면 1년이 아주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스스로 세운 계획의 성취는 피로를 잊게 하고 자신감의 원천이 됩니다. 계획을 세운 후, 실천하고 평가하는 습관이 학업의 생산성과 직결된다는 걸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년 초에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배양하도록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일정 분량의 학습량을 단숨에 독파하는 능력이 과거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과거에는 우수한 학생들 대부분은 일단 책을 손에 잡으면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서 반드시 끝을 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거의 대부분 일정을 혼자 관리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우수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학습의 상당 부분을 남으로부터 도움 받고 관리를 받습니다.
과목마다 공부하는 요일과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원이나 과외 선생님이 정해놓은 분량만큼만 따라가는 것이 습관화돼 있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런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무엇을 혼자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학원이나 과외를 시작하기 전에 그 학원의 교육 과정이 아이에게 맞는가, 또 자발적인 공부를 유도하는지 이런 것도 한번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학업 측면에서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많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부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 학부모님들의 학창시절엔 복습 위주의 학습이 그런대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후 맥락의 이해 없이 단편적인 지식을 무조건 암기만 해도 맞출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내신 성적도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대로 혹은 약간만 응용하여 다시 묻는 문제가 많았죠. 따라서 배운 것을 기계적으로 열심히 암기하면 어느 정도까지는 학습량에 비례해 좋은 성적이 나왔습니다.
수능 시험에는 지식 그 자체보다는 종합적인 이해력, 추론 능력, 상상력, 응용력, 주어진 자료의 분석과 결론 도출, 이런 고차원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복습 위주의 학습으로는 결코 고득점 할 수 없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예습 위주의 학습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겁니다. 예습하고 수업을 들으면 학업 생산성이 극대화됩니다. 예습 습관은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하여 중학 과정에서 생활화, 습관화될 수 있게 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예습이란 내일 공부할 내용과 문제의 답을 혼자 힘으로 미리 알고 가는 게 아닙니다. 내일 배울 내용을 과목당 약 5분씩만 읽어보고, 내가 모르는 것, 배워야 할 내용을 연필로 밑줄 치는 게 예습입니다. 이렇게 모르는 걸 밑줄 치고, 문제를 제기하여 수업에 참여하면 선생님이 설명할 때 집중도와 몰입도가 달라집니다.
수업시간에는 철저하게 이해 위주로 듣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교실에서, 복도에서, 교무실에 찾아가 제때 질문하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현대 학습 이론은 선 이해 후 암기입니다. 이해에 중점을 두면 암기는 굉장히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명심하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번 학기에는 내일 배울 내용을 5분씩만 미리 읽어보고 모르는 부분 줄 쳐서 수업에 참여하기를 생활화 해보길 당부합니다. 이렇게 6개월만 실천하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좋은 출발로 좋은 결실을 맺길 기대하면서 신학기를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