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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진단] 부모와 자녀 사이에 발생하는 언어폭력.. 대처 방안은? 상세보기

[교육진단] 부모와 자녀 사이에 발생하는 언어폭력.. 대처 방안은?

문정용 2024-04-11 09:17:13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4월 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학교 활이 다소 힘들다고 호소하는 학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부모 자녀가 생활 습관이나 학업 문제로 자주 충돌이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 부모 자녀가 힘든 순간을 슬기롭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데요. 그러나 자녀와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지고 심한 말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무심결에 내뱉는 말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윤 선생님, 이제 체벌 문제는 거의 개선이 됐지만 언어폭력 문제는 아직 여전한 것 같은데요. 학교와 가정에서 언어폭력이 문제가 되는 이유부터 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네. 말씀하신 대로 체벌 문제는 학교에서는 거의 100% 가깝게 해결이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체벌을 포함한 육체적인 학대나 언어폭력 모두 한 개인의 인격 성장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우리가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언어폭력이든 신체폭력이든 폭력 앞에서는 가해자는 자신도 모르게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품위나 존엄성을 유지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물리적 폭력이 난무하던 시절에는 그쪽을 더 많이 비난을 했지만, 어떻게 보면 물리적 폭력보다는 언어폭력이 훨씬 더 나쁠 수 있습니다. 언어폭력은 치밀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조차도 어렵습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언어폭력은 그 심각성을 우리가 제대로 깊이 있게 생각하지도 않고 또 좀처럼 이슈화되지도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물리적 폭력이든 언어폭력이든 그 폭력의 하부 구조에는 빙산의 밑둥치처럼 큰 요인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특히 물리적 폭력, 체벌은 거의 다 해결이 됐는데, 언어폭력 문제는 과거보다 더 어렵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지금 표면적으로는 언어폭력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특히 교사 측면에서 볼 때 언어폭력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학생에게 좋지 않는 말만 조금만 해도 학부모님들께서 하도 정서적 학대 문제로 항의를 하기 때문에 선생님들의 이 문제는 해결이 됐다기보다는, 그냥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무서운 게 있습니다. 교사가 말로 훈화를 해도 그걸 잘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오히려 교사 측에서는 간섭하지 않고 그냥 방임한다는 겁니다. 꼭 불러서 말로 타이르고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는 순간에도 시비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냥 넘기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게 현장 선생님들의 말씀입니다.

어떻게 보면 체벌보다 더 무서운 게 무관심이거든요. 이러다 보니 교육이 헛도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아이가 즐겁고 행복하고 바람직하게 성장하게 해야 한다는 대전제 앞에서 학교와 가정이 터놓고 서로 협력하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육이 겉돌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는 걸 심각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시점입니다.

 

▶정시훈 기자: 언어폭력이 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 주시고요. 또 이를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말씀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물리적 폭력은 증거가 확실하게 남기 때문에 책임을 분명하게 물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언어폭력은 치밀하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그 피해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어렵습니다. 더구나 어른들이 청소년들에게 일상적으로 저지르는 언어폭력의 심각성은 좀처럼 이슈화하기도 어렵고요. 우리가 앞서서도 언급을 했습니다만, 언어폭력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직관력을 마비시키고 자율적인 학습 의지를 꺾어버리며, 이 세상에 대해 적개심을 가지게 할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특히 신체적 폭력보다도 언어폭력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인간의 영혼 깊숙이 상처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계속 이런 폭력을 받는 학생은 심한 열등감, 자존감의 손상 이런 걸로 성년이 되어서도 여러 가지 안 좋은 것으로 발전할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학교보다는 가정에서 부모님들에 의해 무심결에 나오는 언어폭력을 더 깊이 봐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이 점을 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자존심에 손상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는 자신이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떤 일에서든 자신감을 가지기가 어렵고 매사에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또 끊임없이 남과 비교되는 언어폭력 속에서 자란 아이는 같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비정상적인 경쟁심을 가지기가 쉽습니다. 그런 아이는 남의 눈을 속이기 쉽고, 또 속 깊은 내용보다는 형식과 겉모습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특히 이 점을 한번 깊이 명심해보면 좋겠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가해지는 언어폭력은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 특히 부모가 가해자인 경우가 많다는 걸 한번 다시 생각해 보시고요. 상당수의 부모님들은 혹독한 질책과 별 생각 없이 내뱉는 비난이나 비판이 아이의 온갖 가능성을 파괴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늘 의식하셔야 합니다. 부모님이나 교사는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위기의식을 조장해서는 안 됩니다. 불안감이나 위기의식을 조장하는 만큼 심각한 언어폭력은 없겠죠. 이 불안감은 인간의 모든 잠재 능력을 파괴하고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 위기론 속에는 일종의 가학성의 잔인함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칭찬과 격려, 애정 어린 배려와 관용이 일상의 저변에 깔리고 또 말이 순화되면 언어폭력의 유혹은 사라질 것이라는 걸 우리가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자기 확신감’을 기를 수 있다고 하는데요. 그 방법에 대해 좀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자기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일종의 자존감과도 통하지만 자신을 확신한다는 것은 모자람도 있는, 모자랄 수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받아들이고 가치 있게 여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어떤 확신을 가지려면 용기가 필요한데요. 자기와의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서 자기 확신을 키울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을 때에도 ‘바보 같은’ 이라고 이렇게 자책하지 말고 ‘때로는 실수를 하긴 했지만, 괜찮아 보통 때는 잘하는 점도 많아’ 늘 이렇게 스스로 다독이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고 또 필요합니다.

자신을 격려하는 방법도 익히고 연습을 해야 됩니다. 자기 자신을 확신하는 말을 개발해서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죠. 예를 들면 ‘나는 내 일은 내 부모나 혹은 다른 요인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결정한다’ 이런 말을 자주 해보거나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해’,  ‘나는 주어진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을 볼 수도 있고 찾을 수도 있어’ 이런 말도 자주 하면 도움이 되죠. 또 ‘나는 늘 스스로 가능성과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할 수 있어’ 이런 말을 하거나 ‘나는 내 일을 효율적으로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런 이야기도 자기에게 자꾸 해보는 연습을 해야 되겠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는 나만의 가치를 가진 가치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이 마음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자기 확신을 하면 자신에 대해 깊은 충만감을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하죠.

자신의 독특함을 음미할 줄도 알아야 되겠죠. 남과 다른 나만의 장점이 있다는 것. 그렇게 되면 자신을 과시할 필요도 없고 자신이나 혹은 부모 입장에서 자녀에게 비현실적인 기대를 할 필요도 없게 됩니다. 자기 확신은 자만에 빠지거나 자랑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자랑하는 것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행동이 개입되고 또 자존심에서 나온 경우가 많죠. 그러나 자기 확신이란 자기가 할 수 있는 바를 비교하지 않고 파악해내는 것입니다.그 것은 자기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방법이기도 하죠. 그래서 늘 스스로 격려하고 대화하고 이런 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면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