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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치 경찰제 3년,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한국형 자치경찰제로 정착시켜야”..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 상임위원 상세보기

“자치 경찰제 3년, 사회적 약자 배려하는 한국형 자치경찰제로 정착시켜야”..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 상임위원

정시훈 2024-04-15 10:39:26

 

 

 

● 출연 :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사무국장)

● 코너명 :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4년 4월 1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 앵커멘트 :  2021년 5월 20일 출범한 대구시 자치경찰. 정확하게 2021년 5월 20일 대구시 자치경찰제도를 시범 실시하고, 그 해 7월 1일 공식적으로 출범한 것인데요. 오늘은 3년의 역사와 함께 해 온 박동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사무국장) 연결해 대구시 자치경찰 3년을 회고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겠습니다. 연결 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시훈 앵커 : 전국 18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들(사무국장) 거의 대부분이 경찰관 출신인데, 유일하게 박동균 상임위원은 교수(학계) 출신이시죠. 어떻게 공직에 들어가서 자치경찰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까 ?

▶ 박동균 상임위원 : 전국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상임위원(사무국장) 90%가 전직 경찰간부 출신입니다. 유일하게 제가 학계 출신입니다. 저는 대구한의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입니다. 대학에서 20여년간 경찰학개론, 경찰조직론, 경찰인사행정, 자치경찰론, 범죄예방론을 강의했습니다. 그리고 한국치안행정학회장, 한국경찰연구학회장, 대한지방자치학회장을 역임하는 등 자치경찰과 치안행정, 범죄예방에 관한 학술연구를 주로 해 왔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법이 전면 개정되어 우리나라에 자치경찰제도가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행되는 자치경찰제의 기초를 다지고, 대구형 자치경찰의 초기 모델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대학을 휴직하고 공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상임위원)은 대학교수직과는 겸직이 불가하고, 신분은 대구시 지방정무직 3급 공무원입니다.  

 

▷ 정시훈 앵커 : 대학교수로서 교육과 연구 등 비교적 안정적인 길을 가시다가, 공직에 들어가서 여러모로 힘드신 점도 많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람된 일도 많았을 듯 한 데, 그간의 소회를 들려주시죠 ?

▶ 박동균 상임위원 :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시행하는 자치경찰제도이니까 모든 것을 새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의 비전과 미션, 정책목표, 중기발전계획을 비롯해서 홈 페이지, CI, 캐릭터 등은 물론이고 각종 규정과 제도, 정책들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과거 선례나 매뉴얼이 없는 것을 새로 만들다 보니, 힘은 들었지만 우리 직원들과 함께 주말도 없이 일하면서 보람되고 행복했습니다. 

또한 많은 행복한 일들이 있었지만 지난 3년 중 가장 행복하고 기쁜 일을 뽑으라면,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가 경찰청과 (재) 과학치안진흥센터가 주관하는 ‘2023 자치경찰 수요기반 지역문제 해결 R&D 사업’에 최종 선정된 것입니다. 우리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는 자치경찰제도가 출범하면서 이와 같은 큰 규모의 공모사업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자치경찰 출범과 동시에 미리 준비했습니다. 특히 자치경찰의 주요한 목적은 ‘시민안전’이고, 시민안전을 위해서는 CCTV, AI, 드론 등 첨단 과학치안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대구형 스마트 셉테드(CPTED, 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사업 등과 함께 꾸준하게 진행해 왔습니다. 이러한 성과들은 시민들이 능동적으로 자치경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치경찰 주민설명회를 기반으로 대구 테크노파크와 대구도시공사 등과 함께 다양한 시민안전 프로그램들을 수행한 결과입니다. 이 자리에서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 우리와 같이 협업하고 있는 대구 테크노파크(대구TP)는 역량과 성과 등 정말 우수한 연구기관입니다. 

▷ 정시훈 앵커 : 청취자들을 위해서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 박동균 상임위원 : 이 사업은 대구시민의 안전을 위해 치안에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정확한 사업 명칭은 ‘자치경찰 수요기반 지역문제 해결 R&D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2021년 7월 자치경찰제가 새롭게 도입됨에 따라 각 지역의 치안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첨단 과학기술을 치안분야에 도입하여 획기적인 치안 역량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사업입니다. 2023년 3월, 18개 자치경찰위원회를 대상으로 경찰청과 과학치안진흥센터에서 첫 정부지원 사업으로 시행한 공모에 대구광역시·제주특별자치도가 공동으로 연구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 제출해 선정된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이 사업은 야간에 여성이나 청소년들이 귀갓길에 최단 거리 안심 루트를 알려주고, 위험한 구간에는 드론이 떠서 안내해 주는 디지털 순찰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정시훈 앵커 : 지원금의 규모도 상당할 듯 한데.. 예산이나 지원금은 얼마나 되는지요 ?

▶ 박동균 상임위원 : 사실 경찰 분야의 R & D 예산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예산은 아주 큰 규모입니다. 대구광역시 자치경찰위원회는 R&D 사업 선정으로 2027년까지 4년 9개월간 최대 32억 5천만원(국비 23억 7천 5백만원, 시비 4억 5천만원, 민자 4억 2천 5백만원)을 지원받습니다. 적지 않은 예산입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연구사업이 아니고, 실제로 시민안전을 위한 정책 사업입니다. 

▷ 정시훈 앵커 : 지난 3년간, 자치경찰제를 운영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일까요 ?  

▶ 박동균 상임위원 : 자치경찰제의 주요 임무 중의 하나가 사회적 약자 보호입니다. 특히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스토킹 등으로부터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해바라기 센터는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 등에 대하여 365일 24시간 상담, 의료, 법률, 수사지원 등을 원스톱으로 제공함으로써 피해자가 위기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관입니다. 현재 대구 해바라기 센터 방문객 수는 전국 최고 수준이고, 그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동폭력과 성폭력 등 피해자들에게 상담에서부터 치료, 법률, 수사까지 한 장소에서 원스톱 지원이 장기적으로 가능한 ‘통합형’ 해바라기 센터의 추가 설치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대구시 여성가족과, 대구경찰청 여성청소년과, 그리고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의 공동협업으로 위기 여성과 아동을 돕기 위한 해바라기 센터 추가유치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국립대학병원을 타겟으로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병원이 의사 등 인력 부족, 공간 부족, 수익성의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해바라기 센터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하고 공익적인 사업을 수행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인력 및 재정 지원 확대는 물론이고, 전국 병원평가에서도 사회적 기여와 같은 평가항목에 대한 가점을 확대하여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의료기관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합니다. 그래야 해바라기 센터와 같은 시설을 대학병원에 유치할 수 있습니다.

▷ 정시훈 앵커 : 이제 5월 19일이면, 제1기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의 임기를 마칩니다. 국장님은 5월 20일부터는 대학으로 복귀하시죠 ? 새로 시작되는 차기 2기 위원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지요 ?

▶ 박동균 상임위원 : 먼저 앞서 말씀드린 ‘통합형’ 해바라기 센터를 반드시 유치해야 합니다. 또한, 대구는 우리나라 3대 도시입니다. 도시의 품격에 맞게 과학치안 R & D 사업을 잘 진행해서 성공적으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이 사업을 잘 완성하면 진정으로 ‘시민이 안전한 대구’, ‘과학치안 대구’로 거듭 나게 됩니다. 다른 도시들이 벤치마킹하고, 전국적으로도 파급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현장에서 근무하는 경찰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에 우리 현장 경찰관들의 해외 배낭여행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우수한 경찰에 대한 포상이나 현장 연수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미국의 NYPD(뉴욕경찰)도 보고, 영국이나 독일의 경찰 시스템도 보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일부 시·도 자치경찰위원회는 이미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대학원 석 · 박사 과정에 장학 혜택을 주어 ‘공부하는 자치경찰’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대구시 공무원들이 파견 나가 있는 외국공관에도 대구시 자치경찰관들이 파견 나가는 방안을 만들어 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른바 ‘글로벌 대구형 자치경찰’입니다.

▷ 정시훈 앵커 : 좋은 말씀입니다. 국장님의 경륜이 2기 위원회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나라 자치경찰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한 조언의 말씀을 듣고, 인터뷰 마치겠습니다. 

▶ 박동균 상임위원 : 지난 3년간 꾸준하게 제가 주장한 내용입니다. 아동학대, 가정폭력, 노인학대 등 사회적 약자 보호, 교통안전, 순찰 등 생활안전 같은 자치경찰 업무는 국가경찰보다 자치경찰이 더 잘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민자치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예산과 인력, 시설 측면에서 기초적인 인프라가 튼튼하고, 여기에 경찰행정이 합쳐지니까 상승효과가 배가되는 것입니다. 앞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을 이원화해서 자치경찰을 보다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 첫 번째 단계로 국가경찰 소속인 파출소와 지구대를 자치경찰 소속으로 해야 합니다. 지구대와 파출소는 지역주민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역순찰을 통한 범죄예방 등 자치경찰 사무를 주로 수행합니다. 하지만 파출소와 지구대가 국가경찰 부서인 112 치안종합상황실 소속이어서 자치경찰위원회와의 원활한 협조가 어렵습니다. 지역에 있는 독거노인, 아동,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안전망을 만드는데 파출소와 지구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에 불만을 품은 외로운 늑대의 묻지마 범죄, 아동 및 노인학대 등 범죄예방과 사회안전에 꼭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자치경찰제는 이제 3살입니다. 성장하면서 성장통이 있을 것입니다. 시행착오를 거쳐 오류나 문제점이 발생하면 수정하고,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자치경찰제는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주민과 친밀하게 소통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한국형 자치경찰제로 정착시켜야 합니다. 자치경찰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안전입니다.

▷ 정시훈 앵커 : 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대구시 자치경찰위원회 박동균 상임위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