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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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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진단] 중간고사를 앞둔 부모의 바람직한 자세

문정용 2024-04-23 10:35:08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대담: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방송부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4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고교생이 있는 가정에서는 다가오는 중간고사 대비 문제로 지금부터 긴장하게 됩니다. 어떤 측면에서는 자녀보다 부모님이 더 민감하고 긴장된 마음입니다. 특히 재학생들은 내신 성적이 수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특히 긴장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부모님이 지나치게 민감하면 자녀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중간고사를 앞두고 부모님이 어떻게 자녀를 도와야 하는지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겠습니다.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중간고사를 앞두고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부터 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지금 방금 말씀하신 대로 학생들보다 어떤 측면에서는 부모님들이 중간고사를 앞두고 더 긴장하고 있는데요. 
지금 우리 사회는 비정상적인 교육 열기 혹은 입시 열기에 휩싸여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언론과 사설학원의 부추김은 학생과 학부모의 몸과 마음을 병들게 할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봐도 사실 뾰족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어설픈 정보는 자녀를 불안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 학습 의욕을 잃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하다는 겁니다. 가정은 자녀가 편안할 수 있고, 또 마음의 상처나 피로를 치유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이성을 잃고 허둥댈수록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내 자녀에게 정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는 지혜가 필요하고, 특히 중간고사를 앞두고 부모님의 역할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는 걸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부모님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을 해 주시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부모님은 어떤 경우에도 자녀에게 불안감을 조성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격려와 악담을 구별하지 못하는 부모님 아직까지도 꾸중과 간섭이 학생을 분발하게 하는 특효약으로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부모나 교사의 별 생각 없는 말 한마디가 어린 학생을 영원히 정신적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그런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일반적으로 위기를 들먹이며 타인을 통제하려는 사람들에게서는 남을 설득하려는 진지한 노력과 고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부모가 학생들에게 조장하는 위기론은 일종의 폭력입니다. 위기론의 무자비한 횡포 앞에서 대부분 힘없는 아이들은 위기 극복의 의지를 갖기보다는 불안감 때문에 무력해지기가 쉽습니다. 위기론 속에는 가학성, 잔인함이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안감은 인간의 모든 잠재 능력을 파괴하고 영혼을 병들게 합니다.어떤 경우든 자녀가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칭찬과 격려의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솟아나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 부모님들이 꼭 명심하시고, 가족 관계에서 서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매사에 완벽을 강요하는 부모님이 많다는 것입니다. 사실 부모님도 학창시절에, 아니 누구나 완벽할 수 없는데 완벽을 강요하면 아이들이 굉장히 힘들어합니다.한번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여학생인데요. 이 여학생이 중3 때까지는 공부도 잘하고 또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뭐냐고 물으면 수학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3인 지금은 가장 두렵고 성적이 좋지 않은 과목이 수학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고등학교에 입학한 이래로 어머니께서 수학이 입시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학교 시험에서든 이 모의고사에서든 하여튼 학생이 사소한 실수로 맞춰야 할 문제를 풀지 못했을 때 그냥 넘어가는 일이 없습니다. 호된 질책과 꾸중은 생활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수학 시험을 칠 때마다 실수하지 않고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게 된 것이죠.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문제 풀이에 몰두하기보다는 문제 사이로 엄마 얼굴이 떠오른다거나 그러다 보니 풀 수 있는 문제도 놓치고 늘 계산이 틀리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됐습니다.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자신 있고 재미있던 수학이 이제는 수학 문제만 보면 머리가 아프고 정신이 아득해진다고 합니다. 어머니도 이제 모든 기대를 저버렸다며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데 그게 더 괴롭다고 이야기를 하죠. 이 학생의 경우는 상당히 극단적인 예입니다만,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런 부모님들이 굉장히 많습니다.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부모님께서는 나 자신과 아이를 위해서 실수하고 잘못되고 어려운 순간에 괜찮다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격려하고 힘을 주는 자세가 굉장히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전에도 시험과 입시는 있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지금보다 훨씬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때 부모님들의 관심이 지금보다 적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는 부모나 자식이 고교 생활 전체를 한 인간이 성장해 가는 과정, 그냥 당연히 거쳐야 하는 통과 의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은 생업에 몰두하고 자녀는 학업을 비롯해서 자기가 할 일은 스스로 알아서 했습니다.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자녀 수가 줄어들면서 모든 시간과 경제력을 자녀 교육에 집중적으로 쏟아 붓게 되면서, 자녀에게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지다 보니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이제 우리는 이 비정상적이고 비생산적인 교육 열기를 차분히 가라앉히고 삶 전체를 생각해 보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가정은 가족 구성원이 정서적 안정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일을 위한 활력을 다시 얻게 되는 재충전의 원천입니다.지나친 간섭과 잔소리보다는 그냥 따뜻한 눈길로 모든 것이 이심전심으로 통할 수 있는 사랑의 보금자리가 되도록 노력하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시험 기간 중에는 부모님께서 시험 결과를 그날그날 들먹이거나, 혹은 남과 비교하며 자녀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또 시험 결과를 매일 알아보려고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지나간 일을 두고 나무란다는 것은 아쉬운 태도를 자꾸 보이게 됨으로써 학생에게 부담을 주고 학생이 그다음 날 시험에도 영향을 받게 되죠.그래서 그냥 푹 자고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어떤 과목에서 실수를 했더라도 기말에 만회할 수 있다며 괜찮다고 격려해주면서 학생이 마음 편하게 시험에 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가능하면 시험과 내가 맞부딪혀서 대결해보며 즐겁게 시험을 맞이하겠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이제 중간고사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학생들은 지금부터 어떻게 중간고사 대비를 하면 좋을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두 가지만 간단하게 정리를 하겠습니다. 반드시 교과서를 정리한 후에 문제집을 풀어라는 겁니다.많은 학생들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시험공부의 출발점이 되는 교과서와 그 내용을 심화한 노트 이런 것은 무시하고 문제 풀이에 치중합니다. 이는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 시험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에서 주로 출제됩니다.교과서와 노토를 등한시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먼저 교과서를 여러 차례 반복해서 읽은 다음 교과 담당 선생님이 평소 강조한 중점 사항을 철저하게 이해한 후에 문제 풀이를 하는 게 좋습니다.

내신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 대부분이 교과서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혹 배운 내용 가운데 수업시간에 열심히 듣지 않은 단원이 있다면 급우들이나 선생님에게 물어서 그 내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내신 관리를 제대로 못하는 학생일수록 교과서를 무시하고 학원 등에서 주는 보충 자료에 매달리는 경향이 많습니다.반드시 이해한 후에 무조건 암기하려고 하지 말고 전체 흐름을 먼저 이해하고 세부적으로 암기하는 게 학습 생산성을 높입니다.아직 시간이 좀 있으니까 시험 범위를 차근차근 읽어보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줄을 쳐서 선생님이나 주변에 물어서 이해를 하고 반복 학습하면서 문제를 풀어보면 제대로 중간고사 대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을 가지고 그냥 내 스타일로 차근차근 공부해 나가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는 확신을 가지는 게 중요합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대단히 고맙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