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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영민 학예연구사 “신발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상세보기

고영민 학예연구사 “신발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시길”

박명한 2024-05-21 09:39:28

■ 대담: 국립대구박물관 고영민 학예연구사

■ 진행: 정시훈 앵커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정시훈 : 대구와 경상북도의 문화유산을 보존·연구·전시·교육하는 문화시설인 국립대구박물관이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리고 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한국의 신발, 발과 신’ 을 최근 선보였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국립대구박물관 고영민 학예연구사 전화 연결합니다. 고영민 학예연구사님 안녕하십니까?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네 안녕하십니까?

 

▷ 정시훈 : 국립대구박물관이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았는데요. 역사를 한번 되짚어 주시겠습니까?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네. 국립대구박물관은 1994년 12월 7일 개관하여 올해 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박물관 건물은 건축가 장세양이 설계하였습니다. 

 

2006년 사회 교육관을 만들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문화재 약 32만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복식 문화를 주요 콘텐츠로 작년 복식 문화 전시실을 새롭게 개편하였습니다.  

 

▷ 정시훈 : 국립대구박물관에서 개관 30주년 특별전으로 ‘한국의 신발, 발과 신’을 최근 개막했습니다. 

어떤 전시인지 개략적으로 소개해 주시죠?

 

▶ 고영민 학예연구사 : 2020년 갓, 2021년 허리띠 전시를 했었고 이번에 신발과 관련한 전시를 준비했습니다. 

 

신발 관련 전시는 그간 있었지만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나라 신발의 역사와 문화 전체를 다룬 전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무령왕비 금동신발, 원이 엄마 한글 미투리, 성철스님 고무신 등 316건 531점을 선보입니다. 

 

▷ 정시훈 : 전시가 총 7부로 구성돼 있고, 1부에서는 발의 진화와 신발의 탄생을 주제로 구성했다고 알고 있는데요. 

어떤 것을 전시하고 있습니까?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먼저 우리나라에서 보관중인 신발중 가장 오래된 신발은 3700여년 전 신장 로프노르에서 발견된 가죽신입니다. 

 

약 100년전 수집되어 국립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신발의 흔적은 고조선 유적인 중국 심양의 정가와자에서 출토된 가죽신발에 달린 청동단추입니다. 

 

이와 유사한 청동단추가 원삼국시대 유적인 영천 어은동 유적에서 출토되어 전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낙랑의 옻칠신, 삼국시대 영남과 호남에서 출토된 나막신을 같이 전시했습니다. 

 

▷ 정시훈 : 조선시대까지 서민들이 신었던 신발이 짚신과 미투리인데요. 2부에서 이 부분을 다루고 있죠?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네. 짚신과 미투리가 대표적입니다. 

 

짚신은 짚으로 만들고 미투리는 마를 주로 사용해서 만듭니다. 

 

신발 바닥이 또 다른데, 짚신은 네날이고 미투리는 육날로 바닥이 구성되었습니다. 

 

그리고 머리카락으로 엮은 원이 엄마 미투리를 전시해서 신발이 단순히 발에 신는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애절한 마음을 담은 기물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정시훈 : 신분마다 달랐던 신발, 그리고 기후에 따라 신었던 신발을 3부와 4부에서 전시하고 있는데요. 어떤 것을 볼 수 있습니까?

 

▶ 고영민 학예연구사 : 3부에서는 왕실의 신발인 석을 구장복과 적의와 함께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영친왕비가 신었던 석이 출품되었습니다. 

 

신하의 신발은 화라고 발목이 높은 신발인데 안동 태사묘 삼공신 유물 중 복식품이 보존처리 후 처음 특별전시로 소개됩니다. 

 

또한 비오는날 신었던 나막신과 징신,눈올 때 신었던 둥구니신도 전시합니다. 

 

특히 둥구니신은 어그와 유사하게 생겼지만 짚을 이용해서 만든 보온용 신입니다. 크고 통통하게 생겼는데요, 

 

이것은 신발을 신고 그사이에 짚이나 천 등을 채워넣어 발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 정시훈 : 5부는 ‘패션의 완성, 신발’을 소재로 전시하고 있는데요, 소개해 주시죠?

 

▶ 고영민 학예연구사 : 패션을 완성하는 신발의 짝궁인 버선과 가장 아름다운 순간인 혼롓날 신는 복식을 전시했습니다. 

 

조선시대 혼롓날에는 신분과 관계없이 남자는 사모 관대 즉 관복차림을 하고 신부는 궁중여인들이 입는 활옷이나 원삼을 입습니다. 

 

이렇게 신분을 뛰어넘어 혼례복을 입는 것을 섭성이라 합니다. 

 

화려한 자수로 꾸민 활옷과 예쁜 운혜를 신었습니다.

 

▷ 정시훈 : 망자에게도 신발이 필요한데요. 관련한 전시품이 6부에서 소개되고 있죠?

 

▶ 고영민 학예연구사 : 조선시대 죽은 이에게는 습신이라는 신을 신겼습니다.

 

노잣돈 같이 죽은이가 좋은 곳으로 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삼국시대에는 최고 지배자에게 금동신발을 신겼습니다. 

 

지금까지 금동신발은 모두 50여점 출토되었지만 이번전시를 위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금동신발 14건을 선보입니다. 

 

대표적으로 무령왕비의 금동신발, 식리총 금동신발, 고구려 금동신발이 있습니다. 

 

금동신발은 망자를 위해 무덤에 넣는 부장품으로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신기에 크기가 매우 큽니다. 

 

또한 문양을 새기느라 얇은 동판을 오려서 만들었기 때문에 재질도 몹시 약합니다. 

 

그래서 망자의 발에 신겨 놓았을 것으로 봅니다. 

 

실제로 공주 수촌리에서는 발뼈가 붙은 금동신발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금동신발을 왜 묻었는지에 대해서는 절대적인 권력을 보여줌과 동시에, 승천을 상징하는 용을 다수 새긴 점이나 

연꽃을 새긴 점 등으로 볼 때 사후 세계의 승천을 강조하는 도교와 같이 종교적 의미로 해석하는 연구 등 다양한 시각이 있습니다.  

 

▷ 정시훈 : 마지막 7부의 주제는 ‘신발, 조선에서 현대까지’인데요. 어떤 것들이 전시돼 있습니까?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마지막은 우리 신발이 조선에서 현대까지 어떻게 이어졌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장은 고 이영희 디자이너의 기증품과 황해봉, 안해표 화혜장의 작품으로 구성했습니다. 

 

아래 유리장은 조선시대 실제 유물로 비교해보고자 넣었습니다. 

 

지금도 한복을 갖춰 입으면 예쁜 꽃신을 신습니다. 

 

지금도 백화점에 가면 명품이라 불리는 신발들이 많이 있지만 우리 신발의 아름다움도 그에 못지 않다는 것을 느껴보고자 했습니다. 

 

▷ 정시훈 : 지금까지 전시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셨는데요. 끝으로 관람하실 때 

이런 부분을 유의해서 봤으면 좋겠다는 점을 포함해서 특별전 초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고영민 학예연구사 : 전시의 백미는 삼국시대 금동신발입니다. 

 

국가 문화 유산을 지정된 고창 봉덕리, 나주 정촌 신발이 이번에 함께 전시가 됩니다. 

 

그리고 이번 특별전시는 9월 22일까지 진행됩니다. 

 

전시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우리 신발이 들려주는 다채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여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정시훈 :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고영민 학예연구사 : 네 감사합니다.

 

▷ 정시훈 : 지금까지 국립대구박물관 고영민 학예연구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