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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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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칼럼] 대구 팔공사 파계사

정민지 2021-09-24 09:25:43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아침칼럼
■ 대구한의대 한문화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9월 24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위원 최영식입니다. 

 

오늘은 팔공산 파계사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구 경북의 명산 해발 1,192m의 팔공산, 그 정상부는 흔히들 최정상으로 알고 있는 비로봉과 두 번째로 대구불교방송 송신소가 있는 중간봉, 군부대가 주둔 중인 산성봉 이렇게 3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팔공산이라 하면 어느 정도 큰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데, 큰 절만 파계사, 동화사, 부인사, 송림사, 은해사가 있고, 동쪽 끝자락에는 갓바위가 서쪽 끝자락에는 가산산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팔공산 남쪽 기슭에 자리잡고 있는 파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입니다. 여담이지만 파계사의 파자 계자는 파계승(破戒僧)의 깨뜨릴 ‘파(破)’자와 경계할 ‘계(戒)’자와는 전혀 관련이 없고, 파계사는 잡을 ‘파(把)’자에 시냇물 ‘계(溪)’를 쓰서 '시냇물을 잡다(把溪)'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사적기에 의하면 파계사는 신라 제41대 헌덕왕의 아들로 태어나 15세에 출가하여 진표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승려 심지왕사가 1200여 년 전인 서기 804년에 창건한 사찰로, 임진왜란 때 왜병에 의해 소실된 것을 1605년 조선 제14대 선조 38년에 계관(戒寬)이 중창하였으며, 1695년 조선 제19대 숙종 21년에 현응(玄應)이 삼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시 현응은 숙종 임금의 부탁에 따라 세자의 잉태를 기원하며 농산(聾山)과 함께 백일기도를 하였는데, 백일기도가 끝나는 날 농산은 숙빈 최씨에게 현몽하고 세자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이 세자가 후에 조선 제21대 국왕 영조로 즉위하게 됩니다. 

 

 숙종 임금은 세자의 잉태로 현응의 공을 높이 사서 파계사를 중심으로 둘레 40리에 걸쳐 나라에 내는 세금을 파계사에서 거두어 들이라는 명을 내렸지만, 현응은 이를 거절하고 선대 임금의 위패를 모시게 하여 달라고 청원을 하는데, 이는 당시 사대부들에 의한 불교 탄압이 극심하여 지방 유림(儒林)의 행패를 막으려는 의도였습니다. 

 

 하여 파계사 경내에 기영각을 짓고 선조·숙종·덕종·영조 네 분의 위령을 모심으로써 지방 유생들의 행패를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세워진 대소인개 하마비(大小人皆下馬碑)가 현재의 사적비 부근에 있으며, 전생에 농산화상이었던 영조가 11세에 썼다는 ‘玄應殿(현응전)’이라는 현판이 지금까지 성전암(聖殿庵) 법당에 걸려 있습니다.

 

 1979년 6월 파계사 법당의 관음보살상을 개금할 때 불상 안에서 영조의 어의(御衣)가 나와 학계의 관심을 끌었고, 설화의 신빙성도 더해 주게 되었습니다.

 

 파계사에 현존하는 당우로는 100여 평에 이르는 2층 누각인 진동루(鎭洞樓)가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10호로 지정되어 있고, 보물 제1850호인 원통전(圓通殿) 안에는 보물 제922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을 비롯하여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73호인 원통전 수미단(須彌壇)이 있습니다. 

 

 원통전 동쪽에 종무소로 사용되는 적묵당(寂默堂)은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9호로 지정되어 있고, 서쪽에 설선당(說禪堂)은 대구광역시 문화재자료 제7호로 입 ‘구(口)’자 형 평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밖에도 파계사에는 보물 제1214호인 영산회상도와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 제74호인 왕실 원당 관련 고문서 등이 있으며, 법당 앞에는 높이 2m의 8각 석등이 있고, 숙종의 하사품인 병풍 2개와 구슬 2개도 보존되어 있습니다. 

 

 파계사 서쪽에는 1648년(인조 26)에 세워진 원의(圓義), 1658년(효종 9)에 세워진 전명(傳明), 1701년(숙종 27)에 세워진 현응 세 대사의 부도와 비가 있고, 파계사 부속 암자로는 현니암(玄尼庵)·금당암(金堂庵)·성전암·칠성암(七星庵) 등이 있는데, 이 중 성전암에는 조선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현응의 영정과 벽화가 있습니다. 특히 이 성전암은 경북의 3대 수도도량 중 하나로 성철 스님이 한 때 수도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팔공산 파계사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