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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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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이상적인 리더, 전륜성왕

문정용 2021-09-29 11:07:55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불교적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리더, 즉 통치자를 두고 전륜성왕이라고 합니다. 전륜성왕이란 정의와 정법에 근거해서 통치를 하며, 백성들에게 태평성대를 누리도록 한다는 전설에 가까운 지도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대 중국의 역사에서 요임금과 순임금이 이런 이상적인 통치자였다고 전해지고, 인도 땅에서는 아쇼카 대왕을 꼽고 있습니다.
아소카 대왕은 인도 대륙을 최초로 통일 왕국으로 건설한 인물이며, 통일을 이룩한 뒤, 그 과정에서 약소국의 백성들에게 말할 수 없는 살육이 자행되었음을 뒤늦게 나마 통감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눈을 뜨게 되고 스스로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과오를 저질렀음에 깊이 참회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스스로 불법에 귀의하였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하여 조금이라도 자신의 과오를 속죄하기 위하여 통일 전쟁 중에 무기로 사용하였던 모든 철제품을 녹여 농기구로 만들어 많은 백성들이 활용하도록 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자신이 병합한 땅의 곳곳을 순회하면서 전쟁의 참화로 인한 백성들의 고통을 위로하였고, 다시는 이런 전쟁이 없기를 다짐하는 뜻에서 가는 곳마다 큰 돌기둥을 세우거나, 또는 바위에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새겼고, 누구나 알 수 있도록 그 지역의 문자로 기록을 하였는데, 그가 세운 사찰과 돌기둥, 바위에 새긴 글 등은 그 숫자가 무려 8만 4천여 개나 되었다고 하니 그의 양심적 참회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습니까?

 

그 가운데 현재 발굴되어 현존하는 돌기둥은 20기가 되며, 돌기둥 머리의 동물 문양까지 완전한 형태로 남아 있는 것은 7기가 있고, 그중에 하나는 부처님께서 탄생하신 룸비니 동산으로 알려진 룸민데이에서 발견된 돌기둥, 즉 석주에 정말로 소중한 기록이 확인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자비로운 아쇼카대왕은 왕위에 오른 지 20년에 이곳을 방문하고 참배하였다.
왜냐하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곳에서 탄생하셨기 때문이다.
나는 이곳에 돌담을 쌓고 돌기둥을 세웠다.
부처님께서 여기, 룸비니 마을에서 태어나셨기 때문에, 이 마을에 세금을 감면하고, 단지 생산의 1/8에 해당하는 세금만 내도록 하였다.

 

이 내용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놀라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19세기 말엽부터 비교종교학이라는 학문이 시작되었는데, 말하자면 기독교 중심적 종교의 틀에 갇혀있던 사회가 교통과 산업의 발달로 전 세계와 폭 넓게 만나면서 다양한 종교와 접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기독교의 우월성을 재차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다른 종교와 비교 분석하는 학문이 비교종교학이었다는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불교의 우수성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던 기독교는 급기야 부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부처님은 가상의 인물이라고 몰아갔었지만, 이 아쇼카 대왕 석주의 문자가 확인된 뒤, 부처님께서는 실제로 존재하셨던 역사적 인물임이 증명되었지만, 오히려 기독교 자신들이 따르는 예수의 실존 자체가 의심되는 문제로 상황이 돌변하게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 시간에 이런 문제를 깊이 논할 생각은 아니지만, 대단히 흥미진진한 상황이 대두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건 그렇고, 전륜성왕이 통치하는 세대를 태평성대라고 표현하는데, 역사적으로 우리 민족에게도 이 시대를 태평성대라고 평가한 디지털 어느 문헌에는  신라 지증왕에서 법흥왕 재위기까지, 그리고 나당전쟁이 종전되고 성덕왕 재위기까지가 태평성대였다고 평가하며,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최근 대한민국 시대에는 88올림픽부터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를 태평성대로 평가했음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오신 분들은 공감하시는지요

태평성대를 좌우하는 일은 최고 통치자의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은 너무나 분명한데, 오늘도 5년 셋방살이 청와대에 입성하고자 최고의 자리 탐하여 온갖 술수를 다 쓰는 사람들, 과연 전륜성왕의 옷자락이라도 만질 수 있는 성품을 가진 분들일까요?
누가 입성하든 태평성대는 고사하고 나라를 망치지나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