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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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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동지불공의 의미

정민지 2021-12-15 09:05:35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동지불공(冬至佛供)의 의미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지 불공은 동짓날 절에 가서 공양물로 팥죽을 올리고, 새해의 발원(發願)을 다짐하는 의례입니다.

 하지(夏至)에서부터 짧아져 가는 낮이, 동지(冬至)에 이르면, 극한을 이루고, 그 이후로는 다시 낮이 길어지기 시작 하므로, 易(역)에서는 ‘일양시생(一陽始生; 양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라고 풀이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동지를 태양의 재생, 부활의 날로 여겨 신년에 어울리는 여러 가지 풍속을 행했습니다. 오랜 세월 민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던 불교에서는, 민간의 풍속을 받아들여 동짓날이면 기도정근을 하면서 새해의 삶을 신심으로 다짐하는 날입니다.

 동지풍습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 일본도 같은 날 동지를 세고 있고 이집트, 페르시아는 3일 후 12월 25일에 태양숭배 신곡 축제를 올립니다. 크리스마스 역시 로마에서도 중요한 명절이었던 동지에 내포된 태양의 부활이라는 의미가 차용된 것으로 보아, 동지축제와 무관 하지 않고, 또 다른 모습의 동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불교는 동지 불공을 올릴 때 헌공(獻供), 정례(頂禮), 참회(懺悔), 발원(發願), 회향(回向), 시식(施食)의 순서로 행해지는데 팥죽을 쑤어 불공을 올린 공양물은 불교 의례에 의하여 정화되고 염력(念力)이 깃들여진 공양물을 함께 나누어 먹고, 불자님들은 집으로 돌아갈 때는 팥죽과 달력을 얻어가 가족과 이웃이 나누어 먹으면서, 새해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동지를 작은설(亞歲)이라 하여 새알 모양의 새알심을 넣은 팥죽을 쑤어 먹는다거나, 가정에서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팥죽으로 사귀를 쫒는 풍습은 한자문화권에서 붉은색은 주술적(呪術的)이면서, 상서(祥瑞)로운 색으로 양기(陽氣)를 상징하고, 불을 상징하는 색으로, 혁명과 에너지, 축복과 환영 등 다양한 상징적 의미가 있습니다.

 불상 점안 식 때 팥죽을 올리고, 팥을 뿌리는 의식, 아들을 낳았을 때 붉은 고추를 다는 것, 개업식 때 붉은 팥 시루떡을 올리고, 경면 주사. 주목. 붉은 악마. 신호등. 레드카드 경고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귀(邪鬼)는 불교적인 말로바꾼다면 마군이, 마장 장애. 삿된 생각과 의도, 탁한 기운이 되겠습니다.

 사귀는 밖에서 침입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마음 안에서 조건과 상황에 따라서, 탐욕과 분노 어리석음 교만심 고정관념, 삿된 생각이 일어나는 번뇌의 마음입니다. 그러므로 몸, 느낌, 마음. 법의 조건들과 활동을 바르게 하고, 먼저 자신의 삿된 생각과, 몸과 마음을 스스로 항복 시켜야 사귀는 물러서게 될 것입니다.

 우리들 일상생활 속에서 일을 하고, 처리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물을 접하고, 대상을 관찰함에 미혹하지 않고, 깨어있는 마음으로, 마음 안에 어두운 번뇌와 업력은 사라지고, 탁하고 어두운 에너지를, 밝은 지혜의 에너지로 바꾸어, 지금 여기 이 순간 현존하는 것이 동지 불공을 잘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만법은 가는 터럭만큼의 한 법이라도 마음 아님이 없습니다. 복을 비는 것이 아닌 지어야 받고, 복은 지혜 속에서 나오고, 재앙은 탐욕과 어리석음 가운데서 생겨납니다.

 부처님은 곳곳마다 아니 계신 곳이 없으시고, 하는 일 마다 불공 아님이 없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 불공하는 마음으로, 모든 존재를 대할 때 부처님 대하듯 몸, 마음, 물질로 남을 도와주는 것이 참다운 불공이라 하겠습니다.

 일 년의 마지막 길목에서 지난 한 해의 뒤를 돌아보면서, 동지불공의 의미를 새겨보면서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2021년 12월 1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