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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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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교수 아침칼럼] 신라시대의 신화(神畵) 솔거

정민지 2021-12-18 16:33:25

안녕하십니까.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교수입니다. 오늘은 신라시대의 신화 솔거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사찰벽화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솔거의 노송도입니다. 솔거는 통일신라 때의 인물로 추정합니다. 

 솔거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으며 황룡사 금당 벽에 그린 노송도에는 새들이 앉으려다가 부딪쳐 떨어졌다는 일화가 전해오고 있고, 오랜 세월이 지나 다시 단청을 하였더니 날아드는 새가 없어졌다고 합니다. 

그밖에도 경주 분황사 관음보살상과 진주 단속사 유마거사상 등을 그린 솔거는, 삼국사기 열기에 화가를 부르는 최고의 찬사인 귀신 ‘신(神)’자에 그림 ‘화(畵)’자를 쓴 신화(神畵)라 불렸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솔거는 농가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그림에 열중했으나, 벽촌에 스승이 없어 천신(天神)에게 가르침을 청하여 꿈속에서 단군(檀君)으로부터 신필(神筆)을 받아 꿈속에서 본 단군 화상(畵像)을 천여 폭이나 그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솔거의 작품은 한 점도 남아있지 않고 기록만 전하고 있습니다. 

솔거에 관한 기록은 ‘삼국사기’ ‘백률사중수기’ ‘지봉유설’ ‘동사유고’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중 ‘삼국사기’에 의하면 “솔거는 신라인인데 출신이 미천하였기 때문에 그의 집안 내력 기록은 없고, 그는 천성적으로 그림을 잘 그려 일찍이 황룡사 벽에 노송도를 그렸는데, 줄기는 비늘 같은 인준(鱗皴)으로 그리고, 가지와 잎은 꼬불꼬불하게 표현하여 까마귀 · 소리개 · 제비 · 참새들이 이따금 이것을 멀리서 바라보고 날아들다가 앉을 곳이 없어서 떨어지곤 하였는데, 세월이 흘러 빛깔이 충충해지자 스님들이 그것을 보수하였더니 새들이 다시는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경주 분황사 관음보살과 진주 단속사 유마화상이 모두 솔거의 필적인데, '세상 사람들이 신화로 여겼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솔거의 신분에 대해서는 설이 구구합니다. 

1614년 조선 제15대 국왕 광해군 6년에 조선시대 백과사전으로 알려진 지봉 이수광이 편찬한 ‘지봉유설’에는 솔거(率居)를 스님의 이름이라 하였습니다. 

솔거의 앞글자인 거느릴 ‘솔(率)’자를 도솔천의 솔로 해석하여 도솔천에 살고 싶어 하는 희망을 이름으로 삼았다고 본 것입니다. 

 하지만 국문학자 양주동박사는 1966년 그의 저서 ‘한국의 인간상’에서 솔거는 순수한 우리말로 신라사람의 이름이며, 그 원어는 ‘우뚝솟음’과 ‘날쌤’으로 솔개의 옛말인 ‘솔’, 혹은 ‘솔그리’에서 연원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당시 솔거가 미천한 신분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주인에 딸려 사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조선시대에는 주인과 같이 살거나 주인집 근처에 거주하는 노비를 솔거노비(率居奴婢)라 하는데, 솔거가 이러한 의미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솔거가 그린 경주 분황사의 관음보살상은 기록에 의하면, 분황사에서 천수관음 덕분으로 눈을 뜨게 된 희명(希明)이란 아이의 고사가 전하고 있습니다. 

이 관음상은 천개의 눈을 가진 천수관음이기에 눈먼 아이의 눈을 뜨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경상남도 산청군 지리산 동쪽자락에 위치한 단속사는 748년 이순(李純)이 창건하였다는 설과, 763년 신충(信忠)이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는데, 신라 제35대 경덕왕 때 상대등이었던 신충이 관직을 버리고 지리산으로 들어가 스님이 되어, 왕을 위하여 단속사를 짓고 경덕왕의 진영을 모셔두었다는 설로 미루어, 솔거는 신라문화가 가장 번성했던 경덕왕 대에 사찰벽화를 그렸던 화승이었던 것으로 추정합니다. 

 경덕왕 대는 석굴암과 불국사 등 신라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조성되었던 시기이며, 솔거가 신화로 평가를 받게 된 이유는 영험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신라시대의 신화 솔거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아침세상 아침칼럼

■ 대구한의대 한문화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2021년 12월 17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