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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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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귀 기울여 들음으로서 마음을 얻는다

정민지 2022-10-19 09:33:28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10월 1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귀 기울여 들음으로서 마음을 얻는다.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탈무드에서 인간의 몸에는 여섯 개의 소용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중에 셋은 자신이 지배 할 수 없지만, 다른 셋은 자신의 힘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전자는 눈과 귀와 코이고, 후자는 입과 손과 발이라는 말입니다. 사람에게 하나의 입과 두 개의 귀가 있는 것은 말하기보다 듣기를 두 배로 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지 다른 사람들과 교유하고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고 싶은 것만 볼 수 없고, 듣고 싶은 말만 골라 들을 수 없습니다. 서로 생각 다름의 차이를 허용하면서 살아갔을 때 조화로운 색깔의 하모니를 이루며 밝은 미래로 향해 가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의 말을 듣고 말을 전할 때  우리는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편협함과 편견, 이분법적 정치적인 색깔로 말하고 듣고 이해 하려들 때가 많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러한 현상들은 지역감정 구도와 지역 이기주의 본성을 더 강하게 만들어, 타고난 공감 능력을 묻어 버리고 대립과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남의 말을 잘 듣는 것은, 결국 마음과 마음의 소통을 통해 공감하며 양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도의 합리적인 사고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균형 잡힌 상태를 유지하여 상대의 말을 듣거나 말을 할 때, 그 마음을 그대로 읽기 전 내 생각으로 판단하고 분석해서 읽고 있지 않는지? 자신을 돌이켜보아야 할 것 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중도(中道)에 머물러라 하셨습니다. 양쪽의 이중성이 사라 질 때 바로 고요하고 평온하며 청정한 중도에 있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도(道)를 얻은 것이다. 그 도(道)는 중도(中道)이다. 결정해야 할 순간이 오면 언제나 민감하게 깨어 있어라. 절대로 반대 극단으로 가지 말라. 중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 그가 하는 작업의 모든 바탕은 깨어 있음 이다.라고 설파하셨습니다. 

 

이처럼 중도(中道)는 양극단의 중간점이 아니라, 양극단 모두를 품은 전체를 말합니다. 양극단이 아닌 중간은 또 다른 극을 만들 뿐 그 모든 극이 전체가 있는 그대로 분별하지 않는 것이 바로 중도(中道)입니다.

 

국가 지도자를 비롯하여 청문회 국회의원들과 공직자들의 모습을 바라보면, 사회지도자로서 내편 네 편 가리지 않고 대중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남의 말을 귀 기울여 듣는 마음이 절실한 실정인 것 같습니다. 나라의 지도자가 비판과 조언을 해야 하는 충신의 말을 듣지 않고, 비상식적인 법사나 간신배들의 말만 듣는다면 어지러운 정치는 계속 될 수밖에 없습니다.  

 

능엄경에서는 이근원통(耳根圓通)이란 수행법이 나옵니다. 이근원통은  귀로 들리는 소리를 듣고 삼매(三昧)에 들어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으로  소리를 들을 때  바깥 소리를 따라가지 않고, 소리 듣는 이를 돌이켜 성품으로 돌린다는 의미로 반문문성(反聞聞性)이라 합니다. 또한 삼매(三昧)란 나타난 대상에 대해 자세하고 바르게 관찰하는 마음에 생기는 작용을 하나의 대상에 결부시켜 다른 것에 향하지 않도록 하는 심일경성(心一境性)입니다. 

 

눈을 통한 것이든, 귀를 통한 것이든 간에 생각으로 돌이킨 빛을 안으로 방향 전환해서 듣는 것입니다. 빛을 안으로 전환 하여  존재의 근원으로 돌아가면, 자기 인식, 자기 앎으로 분별 시비로 부터의 자유, 얽매임으로 부터의 자유를 얻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듣고, 말하고 있는 이것이 무엇인가? 그것을 탐구하며 매우 주의 깊게  자신의 가슴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궁극의 존재의 빛으로 살아갈 때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바로 알 수 있어 그릇된 삶과 분리된 삶을 살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