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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불교건축의 장엄장식 중 닫집의 형태 상세보기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불교건축의 장엄장식 중 닫집의 형태

정민지 2022-11-04 10:01:33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아침칼럼’ (2022년 11월 4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위원 최영식입니다. 오늘은 닫집의 형태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시대에 제작된 닫집은 대부분 보궁형인데 초기에는 단층으로 제작된 것이 후기로 갈수록 2층과 3층으로 만들어져 화려하고 복잡한 형태로 변해갔습니다.

  조선 초기까지는 고려시대의 건축양식이 그대로 남아 있으며 이런 의미에서 국보 제311호 안동 봉정사 대웅전 닫집, 국보 제13호 전라남도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 닫집, 보물 제181호 충청남도 청양 장곡사 하 대웅전 닫집 등은 조선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찰의 닫집은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근심걱정과 고통과 번뇌의 굴레를 벗어난 불국정토의 궁전을 가리키는데, 석가여래가 있는 적멸궁(寂滅宮)과 아미타여래가 있는 칠보궁(七寶宮), 약사여래가 있는 만월궁(滿月宮) 을 상징합니다.

  보물 제408호인 충청남도 논산 쌍계사 대웅전의 닫집을 보면 수미단에 앉아 있는 석가모니불⋅아미타불⋅약사여래불 위로 각각의 보궁형 닫집이 있는데, 그 닫집의 처마 부분에 ‘적멸궁’, ‘칠보궁’, ‘만월궁’이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적멸궁은 모든 번뇌를 남김없이 소멸하여 괴로움 없이 안락한 적멸위락(寂滅爲樂)의 열반에 든 석가모니불이 계시는 궁전이고, 칠보궁은 아미타불이 주재하는 서방극락정토의 궁전을 의미하며, 만월궁은 약사여래가 주재하는 동방정유리국의 궁전을 가리킵니다. 이들 편액을 통해 닫집이 불국정토의 궁전을 상징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닫집은 그 모양에 따라 보궁형(寶宮形), 운궁형(雲宮形), 보개형(寶蓋形)이 있는데, 보궁형은 공포를 짜 올려 건물처럼 만든 화려한 닫집으로 가장 많고, 공포 아래에 짧은 기둥이 달려 있는데 이를 헛기둥(虛柱)이라 합니다. 운궁형은 앞쪽에 장식판재인 염우판(廉隅板)이나 적첩판(赤貼板) 만을 건너지르고 안쪽에 구름, 용, 봉황, 비천 등으로 장식한 천장을 말합니다. 대표적으로 보물 제143호인 충청남도 서산시에 있는 개심사 대웅전과 등록문화재 제522호인 경기도 남양주시 진전읍에 있는 봉선사 금당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개형은 천장 일부를 감실처럼 속으로 밀어 넣은 형태인데, 대표적으로 국보 제13호인 전라남도 강진 무위사 극락보전과 국보 제311호인 경상북도 안동 봉정사 대웅전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보개형은 닫집이라기보다는 보개천장으로 불러 천장의 한 종류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궁형 닫집은 공포를 짜올려 그 공포 위에 지붕을 얹은 실제 건물처럼 만든 형태의 집 모양을 불단 위에 천장과 별도로 설치한 것으로, 공포 아래에는 짧은 헛기둥이 달려 있고, 닫집 중 가장 많이 설치된 형이며, 지붕 모양에 따라 일자형(一字形), 정자형(丁字形), 아자형(亞字形), 중아자형(重亞字形)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고, 1층형, 2층형, 3층형으로 나누기도 하며, 용이나 봉황, 선녀와 같은 조형물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합니다.

  보궁형 닫집은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닫집처럼 단아하고 조촐함을 보이다가 시대가 흐르면서 장식을 추가하여 화려하게 변하게 됩니다. 보궁형 닫집은 이 밖에도 논산 쌍계사 대웅전, 완주 화암사 극락전, 강화도 전등사 대웅전, 부산 범어사 대웅전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불교건축의 장엄장식 중 닫집의 형태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