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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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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한쪽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

정민지 2022-11-16 09:12:36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2년 11월 1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한쪽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 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보겠습니다.

공업중생(共業衆生)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일상은 늘 평범하다가도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같은 뜻하지 않는 일을 당하게 됩니다. 겪지 말아야 할 이태원 참사에서 정부는 목숨을 잃거나 다친 사람들을 희생당한 피해자가 아닌 사상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사고로 표현된 명백한 참사를 참사로, 사고 사망자를 참사 희생자로 지칭 하지않는 정부의 부적절한 용어 표현 논란을 두고서 설왕설래 하였습니다.

야당은 정부가 명백한 참사를 사고로 표현해서 사건을 축소하거나, 희생자를 사망자로 표현해서 책임을 회피하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처럼 같은 상황과 조건을 놓고서도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을 어루만지지 못하고, 국가의 지도자들과 사람들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해 자신에게 익숙한 세상의 기준으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단편적으로 나누어서 주변을 평가하고 해석하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엎지러진 국가적 재난 앞에 여야가 밤낮 없이 싸우고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한국현대사의 산물인 이분법적 우리사회의 이념 갈등이 하루 속히 사라지고, 이제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향하여 사물을 바로 바라볼 줄 아는 열린 지혜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사람은 문화적 동물이기 때문에 한쪽 말만 듣지 않으며,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할 줄 아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좌우의 주장에 귀를 열어 놓지 않고, 한 눈으로만 보고 한쪽 말만 믿고 치우치면 분열하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증지부 경전 칼라마경 에서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말하는 것은 옳고, 저 사람의 말은 틀리다.’고 말하기 때문에, 누구 말이 옳은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속고 세뇌를 당해 자유를 잃지 않으려면 다음에 주의하라. 맹목적으로 믿어서는 안 될 열 가지를 말씀 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누가 당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요.’라는 말을 들어도 확인하기 전까지는 믿지 마라. ② ’이 나라는 예전부터 이렇게 했기 때문에’라고 전통을 들먹여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③ 그것이 유행하고 있고 평가가 좋더라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④ 성전이나 경에 적혀 있다고 해서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⑤ 실제로 확인하지 않은 억측을 들어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⑥ 옳은 것처럼 보이는 ’00논리’나 ’00주의’에 의한 것이라 해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⑦ 상식에 맞는 내용이라도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⑧ 자신의 의견과 맞더라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요.’라고 무턱대고 믿지는 마라. ⑨ 상대의 복장이 화려하거나, 직업이 좋거나, 태도가 정중해도 그들의 겉모습에 현혹되어 무조건 믿지는 마라. ⑩ 상대가 비록 자신의 스승일지라도 맹목적으로 믿지는 말라고 설파하셨습니다.

부처님 말씀처럼 양변에 치우치지 않고 원칙과 태도로 사람을 존중하는 지혜로운 마음의 자세가 되려면, 모든 바탕이 깨어있을 때 통합적 고찰로 하나로 꿰어서 볼 줄 아는 혜안이 열릴 것입니다.

다른 생각이 일어나면 그 생각을 따라가지 말고 이 한 생각이 누구에게서 일어났는가?' 라고 주의 깊게 자세히 물어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계속하다 보면 마음은 점점 그 근원으로 향하게 되고, 생각 감정은 점차 사라져서 인위적 조작과 주관적 가치 판단이 없는, 의도적 선택 없이 오염 되지 않는 마음으로 깨어 있을 것입니다.

세상을 왼쪽 오른쪽 한 눈으로 한쪽 말만 믿지 않고, 청정한 중도에 머물러 이중성이 사라지면, 크고 작은 일에 모자람 없이 실천하고 조화를 이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