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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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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거짓말로 인한 폐해

문정용 2023-01-18 16:09:30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사바세계를 사는 중생들은 신,구,의 세 가지로 업을 쌓으며 살아갑니다. 

그 가운데 입으로 쌓는 구업을 말하자면 참으로 다양합니다. 

불자들이 의례 의식에 빠지지 않고 독송하는 천수경에 열 가지 악업을 참회하는 십 악 참회가 있는데, 여기에 네 가지가 언급되어 있을 만큼 입으로 인해 저질러지는 악업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먼저, 망어가 있는데, 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헛된 말을 말하고, 기어는 사실과 다르도록 교묘하게 꾸며서 하는 말이고, 양설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간질하여 서로 싸우도록 하는 말이고, 악구는 상대방에게 상처가 되도록 하는 험한 말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특히나 거짓말에는 좋지 않은 열 가지의 과보가 따른다고 하는데, 말하고 숨 쉴 때에 고약한 냄새가 난다고 하며, 선신이 멀리하여 악귀가 날뛰고, 진실한 말을 해도 남이 믿어 주지를 않고, 어진 사람들이 논의하는 자리에 낄 수가 없으며, 늘 비방을 받아 추악한 소문이 퍼지고, 존경받지 못하므로 명령을 해도 남이 따라주지 않으며, 항상 근심거리가 생겨나고, 비방 받을 만한 업의 원인을 심게 되고, 죽으면 지옥에 떨어지며, 인간 세상에 태어나도 항상 비방을 받게 되는 신세를 면치 못한다고 합니다. 

 

저는 한 달에 한 번 청송 교도소에 법회를 가므로 교도소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눈여겨 보게 되는데, 최근에 필리핀의 오와힉 교도소에 관한 이야기를 시청하게 되었고, 그 수감자 가운데 한 사람이 오랫동안 사귀던 여자친구의 부모로부터 어느 날 강간죄로 고소를 당해 그 곳에 수감되어 20년 이상을 복역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몇 마디 가당치도 않은 말로 인해 한 사람이 이런 엄청난 피해를 당할 수도 있음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불교에서 제정한 계목 가운데 네 가지 바라이죄가 있는데, 사소한 거짓말이 아닌 큰 거짓말이 바라이죄에 해당하여 승려의 자격을 박탈하고 승단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이 큰 거짓말의 바라이죄 계목 성립 배경은 다음의 이야기가 그 바탕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부처님이 계시던 시절에 큰 흉년이 들어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겨나게 되어서 탁발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자 부처님께서는 안거에 들어가는 비구들에게 이번 안거는 각자가 자유롭게 장소를 정하여 수행하되 부디 건강하게 안거를 마칠 수 있도록 당부하셨습니다. 

 

그 안거에서 부처님께서도 먹거리가 부족하여 말 먹이를 드셨을 정도로 기근이 심했다고 합니다. 

 

안거를 무사히 마치고 다시 모여든 비구들은 초췌한 모습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한 비구 무리들은 유난히 안색이 좋고 살찐 모습이어서 부처님께서는 그 연유를 물었더니 그 비구들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번 안거에 모인 우리 비구들은 아라한의 경지에 올랐으므로 공양을 잘 올리면 큰 공덕이 될 것이요’ 라고 말해 두었더니 그 안거 동안 공양물이 풍부하게 들어와서 편안하게 안거를 마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들을 크게 나무라시고 깨닫지도 못했으면서 깨달았다고 거짓말을 하여 공양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셨고, 그런 큰 거짓말을 바라이죄에 포함시켜 승단에서 같이 살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거짓말로 인한 폐해는 헤아릴 수없이 많을 것이지만 일반 서민들이 무심히 하는 거짓말 보다, 어느 단체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든지 고위 공직자가 하는 거짓말은 큰 거짓말에 해당한다고 보여집니다.

 

거짓말을 하는 목표는 말을 통해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듣는 사람이 달리 이해하여 듣도록 하는 것이고, 거짓말을 하는 이유로는 이익의 증대를 위해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비밀 유지, 처벌 회피, 감정 숨기기, 수치심 회피, 타인의 보호와 재미를 위한 거짓말 등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고위직에 있는 사람이 어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부디 진실이 알려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