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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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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안거(安居)

정민지 2023-05-31 09:45:55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5월 31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善眞)입니다.

오늘은 안거(安居)를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안거(安居)란 석가모니 부처님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여름 3개월과 겨울 3개월 동안 불교의 수행자들이 일정한 곳에 모여 외출을 금하고 수행하는 기간을 말합니다.

남방불교에서는 여름 한 차례만 안거를 행하며, 북방불교에서는 여름 3개월 동안 행하는 하안거(夏安居)와 겨울 3개월 동안 행하는 동안거(冬安居)가 있습니다. 한국 사찰에서는 1년에 두 번 안거를 행하고 있습니다.

인도에서는 바라문교에서 안거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비구(比丘)들이 여름에 행각하다가 폭풍우를 만나고 초목과 벌레들을 등져버려 비난을 받았으므로 여름에는 외출을 금지하고 수행을 하게 한 것이 불교 안거의 기원입니다.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좌선 위주로 수행을 하고, 안거 중에는 매월 보름과 그믐에 스스로의 잘못을 대중 앞에 드러내 고백하며 참회하는 포살(布薩) 의식을 행하고, 안거의 마지막 날에는 ‘자자(自恣)’라는 참회의식을 거행하는 것이 오늘날 승가의 전통이 되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벨루와가마에서 안거를 하실 때,

"아난다여, 그러므로 여기서 그대들은 자신을 섬으로 삼고(自燈明) 자신의 귀의처로 삼아(自歸依)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法燈明) 법을 귀의처로 삼아(法歸依)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말라.

아난다여, 누구든지 지금이나 내가 죽고 난 후에 자신을 섬으로 삼고 자신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남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으며,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고 다른 것을 귀의처로 삼아 머물지 않으면서 공부 짓기를 원하는 비구들은 최고 중의 최고가 될 것이다.“

비구들이여, 비구는 어떻게 알아차리는가? 비구들이여, 비구는 나아갈 때도 물러날 때도 자신의 거동을 분명히 알면서(正知) 행한다. 앞을 볼 때도 돌아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구부릴 때도 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가사, 발우, 의복을 지닐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먹을 때도 마실 때도 씹을 때도 맛 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대소변을 볼 때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걸으면서· 서면서· 앉으면서· 잠들면서· 잠을 깨면서· 말하면서· 침묵하면서도 분명히 알면서 행한다.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비구는 알아차린다. 비구들이여 비구는 마음 챙기고 알아차리면서 머물러야 한다. 이것이 그대들에게 주는 나의 간곡한 당부이다. "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안거 기간은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면서 성찰하고 수행하는 진정한 자신과의 만남의 시간입니다.

그러나 바쁘게 현대를 살아가는 출가자나 재가자들은 깨달음의 소식을 얻고자 심산유곡 선방수행처가 아니더라도 때와 장소를 초월하여, 어디서나 선법(禪法)을 닦아 지금 목전에 있는 그대로 고요한 침묵 알아차림으로 생활 속 명상, 마음 챙김으로 머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유마경에서는 번뇌가 도량이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번뇌와 보리, 세간과 출세간, 본질과 현상이 둘이 아님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세간의 진흙탕 속에서 향기로운 연꽃을 피워 나가야 할 것입니다.

 

몸과 목숨은 일렁이는 물거품 같아 금방 사라져 죽게 됨을 기억하고, 죽은 후에는 몸과 그림자처럼 선(善), 불선(不善)의 업보가 뒤따르는 것에 흔들림 없는 확신을 얻어, 죄의 무더기 미세하고 미세한 것까지 없애고 신(身)・구(口)・의(意) 삼업의 행위가 절제 되어, 악업을 멀리하고 세상에 대한 욕심과 싫어하는 마음을 버리면서 근면하게, 분명히 알아차리고 자심을 되돌려 비춘다면 일상생활 속의 멋진 안거(安居)라 할수 있겠습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