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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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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여래깨서 만족하지 못하는 여섯 가지

문정용 2023-06-07 17:30:42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부처님의 수많은 제자 가운데 천안제일이라는 아나율 존자에 관한 내용의 경전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말씀드려 보고자 합니다. 

 

‘한때 세존께서는 기수급고독원에서 설법을 하고 계셨는데, 아나율 존자는 꾸벅꾸벅 졸고 있었기에, 세존께서는 “여래가 직접 법문을 하는데 졸고 있으니 어떻게 된 일인가?” 라고 나무라시자 출가 수행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 아나율 존자 이렇게 다짐합니다.’ 

 

‘이제부터는 세존의 설법 때가 아니더라도 절대로 졸지 않고, 아니 아예 눈을 감지 않고 깨달음을 성취할 때까지 정진하리라’ 하고 맹세합니다.‘ 

그 후로 아나율 존자는 잠도 자지 않고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자 눈에 병이 들게 되었고, 세존께서 타이르시기를 “너무 지나치게 정진하지 말라, 그렇다고 게으르지도 않는 중도의 선에서 정진을 이어가거라” 하고 조언을 하셨건만 듣지 않고 정진을 계속하다가 마침내 시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비록 시력을 잃었지만, 수행 정진의 결과로 아라한의 지위를 성취하고 천안을 얻어 천안제일 아나율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루는 찢어진 옷을 꿰매려 하는데 앞이 보지 않아서 바늘귀에 실을 꿸 수가 없어 나지막하게 외쳤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세상의 복을 바라거든 아라한이 된 나의 바늘에 실을 꿰어 달라”,

 

 이 소리를 들으신 세존께서는 조용히 아나율 곁으로 다가가 

“그대의 바늘과 실을 다오, 내가 그 실을 꿰어 주리라” 

 

이에 깜짝 놀란 아나율은 일어나 예경을 하고 “세상일을 다 해 마치신 세존께서 어이 복을 구하십니까? 제가 했던 말은 세상에서 복을 구하려는 사람에게 이 실을 꿰어 달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아나율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서 복을 구하는 사람으로서 나보다 더한 사람은 없다. 그 이유로는 나는 여섯 가지 법에서 만족할 줄을 모르기 때문이다. 

 

그 여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여래인 나는 첫째 아무리 보시를 해도 만족을 모르고, 둘째 가르치고 훈계하는 데 만족을 모르고, 셋째 참고 견디는 인내에 있어서 만족을 모른다. 넷째는 법답게 설명하고 바른 이치를 말하는 데 만족을 모르고, 다섯째는 무량한 중생을 한 사람이라도 더 보호하려는 데 만족을 모르고, 여섯째는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는 데 만족을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이 여래는 누구보다도 더 간절히 복을 구한다.”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바 모든 좋은 힘들은 천상이나 인간 세상에서 우리를 여유롭게 노닐게 한다. 그 때에 복의 힘이 가장 크게 작용하나니, 그런 복으로 인해 장차 부처를 이루도록 이끌어 준다네.”

 

세존께서는 이렇게도 답하셨습니다.

“아나율아!그대 말대로 여래는 이미 공덕이 충만하지만, 공덕의 은혜와 공덕의 과보와 공덕의 힘의 깊이를 나는 아노라. 내가 모든 중생 가운데서 최고로 으뜸감을 얻은 것은 오랜 세월 이런 공덕을 쌓아 왔기 때문이니라. 이런 까닭에 여래는 공덕 쌓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느니라. 여래도 공덕 쌓기를 좋아하는데, 너희들은 어찌 공덕 쌓는데 최선을 다하지 않느냐,”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며칠 전, 어느 한 동네 짜장면집에서 흘러나온 훈훈한 이야기는 참으로 따뜻한 공덕 짓는 소리로 들려 왔습니다. 

배가 고픈 데 돈이 부족했던 두 어린이가 짜장면을 한 그릇만 시켜서 나눠 먹으려는 모습을 보고 주인 아저씨가 서슴치 않고 두 그릇에 음료수까지 내주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심지어 며칠 후에 한 어머니가 그 어린이를 데리고 와서 부족했던 짜장면 값을 치르고 어린이는 손 편지를 써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고 하니, 이런 일이야말로 현대사회에서 서로 공덕을 쌓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 감격을 못 잊어 주인아저씨는 두 어린이를 간절히 찾고 있다 합니다. 

 

그분들의 아름다운 만남이 꼭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