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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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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스님 시사칼럼] 실수에는 사과부터 하자

정민지 2023-08-09 09:34:53

▪︎ 출연: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시사칼럼’ (2023년 8월 9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대구 보현암 주지 선진입니다.

오늘은 ‘실수에는 사과부터 하자’라는 제목으로 마음 나눠 보겠습니다.

 

모든 사물은 다른 모든 사물과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우주만유는 서로 끝없는 관계를 가지고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일처럼 여겨지는 것조차도 인과관계로, 이 세상 만물은 그 어떤 것도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대인관계에서 말을 통해 오해가 빚어져 모든 고민이 비롯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는, 나는 스스로 실수를 했다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내가 잘못했다는 것을 알아도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나의 부족한 점을 인정하는 동시에 상황을 책임을 져야하고, 마치 체면과 자존심에서 진 것처럼 수치심으로 작용하기 때문 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쁜 상황에 처 했을 때 솔직히 자신의 부주의를 인정하는 용기만큼 도움이 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실수를 했을 때 변명하기보다는 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이, 내면에서 잠자고 있는 에고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전국에서 비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골프 라운딩을 가져서 논란이 된 대구시장은 나는 기죽지 않는다면서 사과에 선을 그었는데 나흘 만에 입장을 바꿔서 공식사과 했습니다.

공직자들의 주말은 비상근무 외에는 자유다. 트집 잡지 말라며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그에 따라 살도록 몰아붙였는데, 나흘 뒤 사과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인사는 초를 다투는 것인 만큼, 작은 실수를 했을 때 사실대로 말하고, 빨리 인정하는 순간, 본인도 이롭고, 다른 사람에게도 오히려 좋은 평판을 확보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주역에 잠룡물용(潛龍勿用)이란 말이 있듯이, 세상을 바꾸고 새로운 정치를 원 한다면, 수양을 하고, 자신의 이름을 함부로 드러내지 않고, 능력을 키우면서 때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평소에 익혀온 내 뜻대로 막말과 행동으로 자기의 잘못을 알면서도, 자기 합리화와 변명에 열을 올리지 않고 내 편리 내 우선 내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민심을 두려워 할 줄도 알아야 합니다.

모든 현상은 마음이 지어냅니다. 자신의 마음을 바꾸지 않는 사람은 어떤 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을 바뀝니다.

한 제자가 스승에게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찌하면 실수를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스승이 제자에게 답했습니다. 자네는 실수 중에 가장 큰 실수를 하려고 하는군! 이라고 대답 했다고 합니다.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존경스러울 뿐 아니라 훨씬 더 유용하다. 라는 버나드 쇼의 용기를 주는 말처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오히려 더 나은 신뢰와 평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사람은 원래 깨끗하지만, 모두 인연에 따라 죄와 복을 부른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고, 저 새끼 줄은 생선을 꿰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 모를 뿐이다. 자신을 성찰 할 줄 알면 지혜로운 사람이다. 거듭 비추어 본 뒤에 행동하고, 거듭 비추어 본 뒤 말하고 거듭 비추어 본 뒤 생각하라'고 설파 하셨습니다.

 

실수야 말로 스스로 사물을 깨닫게 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들은 항상 실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아 본다면 본래의 불멸성으로 깨어나게 될 것입니다. 깨어나면 가장 깊은 수준에서 모양과 내용 너머 순수 의식만 남습니다.

순수의식은 분리의식이 없어 실수하지 않습니다. 이 환상의 세계를 벗어나 잠들어 있는 꿈에서 깨어나 지금 여기에 완전히 현존하면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하나로 어우러질 것입니다. 

이만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