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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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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불국사가 지닌 건축적 의미

정민지 2024-01-12 09:23:17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4년 1월 12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청 수리기술위원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경주 불국사가 지닌 건축적 의미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고대불교 유적으로, 석굴암은 불상을 모신 인공석굴이고, 불국사는 거대한 인공 석조 기단위에 조영된 목조 건축물입니다.

이 두 유산은 모두 경주 토함산에 있으며, 두 유산 모두 1300여년 전인 서기 751년 신라 제35대 경덕왕 때 김대성이 창건하여 서기 774년 신라 제36대 혜공왕 때 완공된 것입니다.

석굴암은 화강암을 이용해 인위적으로 쌓아 만든 석굴로서 원형의 주실 중앙에 본존불을 안치하고 그 주위 벽면에 보살상과 나한상, 신장상 등을 조화롭게 배치한 반면에, 불국사는 인공적으로 쌓은 거대한 석조 기단 위에 지은 목조건축물로 고대 불교 건축의 정수를 보여 줍니다.

또한 석굴암은 부처가 깨달음을 얻는 순간을 현실 세계에 구현한 것인 반면에, 불국사는 불법의 세계를 현실 세계에 구현한 건축 걸작으로, 석굴암은 그 건축 조영계획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유산이며, 불국사는 불교교리가 건축물을 통해 형상화된 독특한 건축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국사 경내의 거대한 인공 석조 유산은 부분적 보수 과정을 거쳤을 뿐, 신라 시대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그 위에 지어진 목조 건축물들은 500년 전인 16세기부터 보수와 복원 과정을 거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불국사의 모든 복원 사업은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이루어졌고 전통 재료와 기술이 사용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승에 부처의 나라를 실현하는 것은 신라의 오랜 꿈이었고, 신라인들은 자신들의 나라가 바로 부처의 나라라고 믿었습니다.

때문에 불국사라는 이름 그 자체도 신라인들에게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불국사는 말 그대로 부처님 나라의 사찰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곧 불국사는 부처님의 나라가 현세에 실현된 낙원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불국사 경내를 우리가 살고 있는 이승에 실현된 불교적 이상향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불국사의 장대한 석단(石壇) 위에 지어진 목조 건축물들은 크게 세 구역으로 구분됩니다. 

비로자나불의 전당인 비로전과 득도의 전당인 대웅전, 그리고 지복(至福)의 전당인 극락전이 바로 그것입니다.

불국사의 석조 기단위에 조영된 이 세 구역은 하나의 현세 공간과 두 개의 천상 공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부처의 나라로, 비로자나불이 존재하는 현세와, 아미타불의 낙원, 그리고 석가모니불의 사바세계가 바로 그것입니다. 

비로전과 극락전과 대웅전을 포함해서 석단 위의 모든 공간은 곧 부처의 나라이고, 석단 아래의 공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세계, 곧 이승인 것입니다.

이 두 세계를 청운교와 백운교, 연화교와 칠보교 이 두 쌍의 다리로 연결해 놓았습니다.

불국사는 사적 제502호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1995년 12월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공동 등재되었습니다.

오늘은 손으로 다루기 힘든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장대한 석단과 석교 위에 세워진 불국사가 지닌 건축적 의미를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