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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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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에

문정용 2024-01-17 16:11:29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고 하셨고, 그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고 항상 강조하셨습니다.

때문에 자기 자신이 행복하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존재해야 하며, 자신이 존재함으로 인해 재가자가 주로 추구하는 금생의 행복과 내생의 행복도 실현할 수가 있고, 출가자가 추구하는 궁극의 행복도 실현할 수 있는 토대가 되는 것이기에 존재함이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존재함으로 인해 모든 괴로움 발생의 근원이 되기도 하지만, 행복 실현의 발판이 되기도 하는 동전의 양면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현재 인토에 즉 참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는 사바세계를 사는 우리 중생들의 존재는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지만, 안수정등이라는 비유의 설법에서 회자 되듯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무상성에서 우물 속 칡덩굴에 매달린 처지이면서도 몇 방울의 달콤한 쾌락의 꿀방울에 정신이 팔려 자신의 삶을 망각하는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중생입니다.

그마저도 자의든 타의든 주위 환경에서건 간에 쾌락의 끝자락을 놓치고 마는 사람들은 절망하고 좌절하여 우울증이 유발되어 자신의 존재를 지워버리는 자살이란 극악의 선택으로 빠져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원인으로 경제적 이유, 정신적 문제, 육체적 질병, 사회적 원인인 지위의 격차 등 현대사회의 자살 문제 배경에는 이와 같은 경제적 부와 물질 중심주의가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판단하며, 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의 자살률이 여전히 1, 2위를 오간다는 통계를 보면 그 폐해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사회적 원인을 둔 자살에는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아노미성 자살이 있다고 주장하는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에 의하면 이기적 자살은 ‘일상적인 현실과 좀처럼 타협 또는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자살로 정신질환자의 자살 등이 해당된다’고 하며, 사회구성원들 사이의 유대감이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우, 즉 사회가 사회성원 전부를 모든 측면에서 통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다고 했고, 만일 이기적 자살이 과도하게 증가한다면 그것은 사회가 약해지고 혼란해져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회의 영향으로부터 크게 벗어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이타적 자살은 ‘개인이 과도하게 사회에 통합되어 있을 때, 사회적 결속이 너무 강할 때, 그리하여 사회의 가치를 개인 자신의 가치보다 더 중시할 때 일어나는 것이며, 이런 자살을 위대한 선을 위한 희생이 된다고 여기는 데,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나 이슬람의 자살 폭탄범이 이타적 자살로 여기는 좋은 사례’라고 하며, 아노미적 자살은 ‘인간의 활동이 충분히 규제되지 못해서 생기는 고통에서 나오며, 이런 자살은 사람들이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불안정으로 무규범 상태로 빠져들어 가치관이 붕괴 되는 상태에서 심한 무력감과 자포자기 상황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합니다.

금생과 내생의 행복 실현을 권장하고 나아가 궁극의 행복 성취를 제시하는 불교에서는 살생이라는 죄악을 강력히 금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불교계에서 초기경전에 출가 수행자들의 여러 가지 자살 사례가 등장하고 있고, 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를 살펴본다면 자살에 대한 불교적 관점을 알아보는 중요한 관점이 될 것이고, 현대인의 자살을 바라보며 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보이지 않을까 하여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보고자 합니다. 

먼저 출가 비구들의 집단 자살 사례가 있는데, 부처님께서는 어느 날 웨살리 숲에서 비구들에게 육체적 욕망에 끄달려 해탈에 해로운 업을 짓지 말라는 의미에서 육체의 부정관을 수행하도록 가르치고 그 방법을 설명한 뒤 한동안 홀로 선정에 드셨다고 합니다.

그 후 비구들의 숫자가 급격히 줄었는데 그 이유는 부정관 수행으로 인해 자기 자신의 육체가 늙어가고 소멸하여 급기야는 부패해 가는 과정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신체를 지나치게 혐오했고 이를 견디지 못한 비구들은 스스로 자살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이런 몇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고 불교적 관점의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