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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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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식교수 아침칼럼] 불국사의 건축구성

정민지 2024-01-29 14:47:16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4년 1월 26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청 수리기술위원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불국사의 건축구성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주 토함산 서쪽 중턱에 자리한 불국사는 불교사상과 건축가의 혼이 융합되어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는 건축예술품입니다.

불국사는 신라인이 그린 이상적인 피안의 세계를 지상에 옮겨 놓은 것으로, 법화경에 근거한 석가모니불의 사바세계와 무량수경에 근거한 아미타불의 극락세계 그리고 화엄경에 근거한 비로자나불의 연화장세계를 건축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불국사의 건축구성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 하나는 대웅전을 중심으로 한 청운교, 백운교, 자하문, 범영루, 자경루, 그리고 다보탑과 석가탑, 무설전 등이 있는 구역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극락전을 중심으로 한 칠보교와 연화교, 안양문 등이 있는 구역입니다.

 

불국사를 전면에서 바라볼 때 보는 이를 압도하는 장대한 불국사의 석단은 창건당시인 8세기의 유물이고, 그 위에 지어진 목조건물들은 1592년 임진왜란 때 무지한 왜병들의 방화로 소실되었지만, 다행히 화강암으로 축조한 석단과 석교와 석탑과 주초석들은 무사히 남아있어서, 18세기에 조선의 대목들이 신라의 대목들이 축조한 석단과 주초석 위에 다시 중창한 것으로 지금의 불국사 건축물들은 신라와 조선 대목들이 합작한 1300년의 유구한 건축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국사의 장엄한 석단 구조는 길고 짧은 장대석과 아치석, 둥글게 조출된 기둥석과 난간석 등, 정교하게 다듬은 다양한 형태의 화강석으로 구성되었는데, 특히 연화교와 칠보교의 돌기둥과 둥근 돌난간들은 그 정교함과 장엄함과 부드러움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절로 자아내게 합니다.

 

그리고 불국사에는 토함산 골짜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구품연지(九品蓮池)’라는 연못이 백운교 앞마당에 있었습니다. 이 구품연지의 수원은 토함산 골짜기에서 흘러들어온 물을 모아둔 무설전 동쪽에 있는 샘인데, 이 물이 지하 구조물을 통해서 범영루와 백운교 청운교 사이 높이 3m 지점에 설치된 반월형 석루조를 통해 자갈바닥에 폭포수로 쏟아져, 다시 지하 구조물을 통한 잠류 기법으로 구품연지에 스며들게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의 특징은 연못에 물결이 일지 않아 연못 수면이 거울과 같아 석가탑과 루각의 모습을 수면에 비추어 주는 영지(影池)의 기능을 갖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자갈바닥에 떨어지는 폭포수는 물안개를 만들어 불국사 전면에 내려앉으면서 신비스러운 모습을 연출토록 하였습니다. 이것은 마치 구름 위에 불국사가 떠있는 것 같은 극적인 장관을 연출한 것입니다.

 

불국사 고금창기에 구품연지라는 말과 함께 1798년 조선 제21대 영조 3년에 ‘연못의 연꽃을 뒤집었다’는 기록이 남아있어서 적어도 조선 영조때 까지는 연못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구품연지는 존재하지 않지만, 물이 흘러내렸던 반원형 수구 흔적은 아직까지 석단 사이에 돌출되어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발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구품연지의 규모는 동서로 39.5m, 남북으로 25.5m, 못의 깊이 2~3m의 타원형 구조로 되어 있고, 땅을 깊게 파고 길이 1m에 달하는 거대한 암석으로 범영루 밑의 석축과 같은 방법으로 축조해서 구품연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불교 경전에서 부처님의 나라인 불국토로 가려면 물을 건너고 구름 위를 지나가야 한다는데...문화재수리기술위원의 기술지도아래 구품연지가 옛 모습으로 다시 복원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불국사의 건축구성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