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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아이세이(Dave I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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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아이세이(Dave Isay)

그는 스토리코어(Story Corps : 이야기군단)라는 독특한 이름의 구술기록프로젝트를 창안한 미국인으로 전직 라디오프로듀서이다. '어떤 사람이든 저마다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생각이 그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그는 2003년 뉴욕 그랜드 센트럴역에 녹음부스를 설치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녹취해왔고, 2005년부터는 대포알같이 생긴 중고버스를 개조한 이동부스를 몰고, 미국 전역에서 보통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 목소리는 우릴대로 우려낸 유명인사들의 뻔한 무용담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진정한 삶의 모습이다. 스토리코어 이동스튜디오가 자신의 도시에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지역의 부모,형제,친구,사제간의 녹음신청이 쇄도하고, 그들은 그간 차마 말하지 못했던 ‘미안하고, 고맙고, 자랑스럽고, 사랑하고, 용서한다’는 메시지를 작은 녹음부스 안에서 서로 나누는 이야기에 담아 전한다. 그 순수한 메시지는 미국전역으로 퍼져나가 감동으로 이어진다. 이 기록들은 <남의 말에 귀기울이는 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의 책으로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 경이로운 프로젝트로 그가 담아낸 이야기는 미의회도서관에 보관되며, 공영라디오방송 NPR을 통해 전국에 방송된다. 이민사회, 다문화사회 등 사회를 통합하는 소중한 지혜를 얻었다는 논평들도 이어졌고. 큰 상도 많이 받았다. 이런 구술기록프로젝트는 오럴 뮤지엄(Oral Museum:목소리박물관)의 기본단계이지만, 데이브의 작업은 관주도의 프로젝트가 아니고, 방송사 프로그램의 부산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가치롭다.

우리를 생각해본다. 시간의 물살이 생각보다 너무 빠르다. 역사의 주인공들이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너무도 쉽게 쓸려 가버린다. 세상은 오히려 자신을 잊으려했다는 설움을 안고 사라지는 주인공을 만나야 한다. 잊혀져가는 원로 예술가들을 찾아가 그들이 지내온 이야기들을 차근차근 들어주기에는 혹시 너무 늦지 않았을까. 60년전 한국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 가난과 슬픔이 지닌 위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을려면 너무 숨가쁘지 않을까. 이 땅에 시집와 벌써 큰아이를 대학에 보낸 베트남 아줌마는 눈물콧물 짜냈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직도 서로의 생김새에 낯설어 할까.

TV와 신문의 감동적인 다큐멘터리와 특집기사를 우리는 오래 기억하고, 고마워한다. 하지만, 더많은 따뜻한 이야기, 더 깊은 슬픔을 길어 올리는 장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 모든 것을 언론사에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영상으로 담아야 한다는 과욕도 버리고, 언론사만 나서야한다는 편견도 버리고, 예산이 넉넉해야 할 수 있다는 오만도 버려야 한다. 해도 벌써 했어야 했다는 반성을 하면서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만들어가야 할 큰 숙제다. 특히 한국전쟁 이야기는 60년 되는 올해가 아니면 분명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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