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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소설<숨어 있는 샘> 상세보기

치유소설<숨어 있는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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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소설<숨어 있는 샘>

<숨어 있는 샘(Hidden Spring)> 옮긴이의 글

"그래, 삶이 돌아오고 있어"

2000년 가을, 캐나다 토론토에 이민보따리를 풀고서, 나는 토론토 시내 어느 서점의 신간코너에서 이 책을 만났다. 그리고는, 10년 만에 돌아와 그 때의 감동을 어눌하게나마 전하게 되어 마음이 편하다. 샌디의 작품으로는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것 같다.

나로서는 <암과 맞서는 여성불자>라는 부제가 붙은 이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을 두고 마음이 몹시도 흔들렸다. 읽고 싶기도, 읽기가 두렵기도 했다. 결론은 해피엔딩이라고 하지만, 그 과정이 아슬아슬 가슴 아플 것 같아서 그랬다. 귀한 이를 암(癌)으로 잃은 사람이면 더욱 이 말에 공감할 지도 모른다. 일단 환자자신이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비틀거리게 되고, 주변의 모든 이들은 어떤 책임도 못 질 처방전을 내밀며 유령의사가 되어버리면서, 귀한 이에게 아무 것도 해줄 것이 없는 막막함이 밀려오는 그 심정. 겪어 보셨는지.

환자와 보호자는 서로가 자꾸만 멀어지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살든 죽든’, ‘살아주면 좋고, 죽으면 불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핑계삼아 슬며시 체념하고... 어쨌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운 시간들을 보내게 되지 않는가.

나는 암에 걸린 나 자신을 동정하며 울었다. 나처럼 강인하고 용기 있는 사람은 절대 암에 걸릴 리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나는 암에 걸렸고, 그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힘에 겨웠다...나는 살고 싶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고 있었다. 내 가슴을 짓누르는 슬픔을 이기고, 수치심에 굴복하지 않아야만 했다.  <본문 중에서>

암은 철저하게 환자 자신의 문제다. 작가는 글 속에서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불교를 신행하고, 마음공부를 따르는 사람들은 더욱 공감하게 될 것이다. 나는 암을 앓는 모든 이들에게 주인공인 작가 자신처럼 생각하고, 자신에게 밀려오는 모든 것을 고스란히 견뎌보라 권하고 싶다.

작가는 암이라는 생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많은 것을 얻게 만든다.

-삶은 대결이 아니고, 포용이다.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서로를 인정해주는 것이다.

-고마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이 병치유의 첫걸음이다.

-마음의 평화와 삶의 기쁨을 천부적인 권리라고 생각하라.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라.

-그리하여, 벗과 가족들, 그들에게서 사랑을 받고, 또 가르쳐 주라.

이 작품은 한마디로 삶의 무상(無常)을 알게 만드는 마음공부의 기록이다. 암이 가져다준 생활의 변화를 섬세하게 묘사한 대목에서는 숨이 목까지 차올랐다. 작가는 그에게 힘을 준 존재들처럼, 이 기록도 암을 겪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기를 절절히 바라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건 작가가 지닌 원력, 관세음(觀世音)의 힘을 드러내보였는지 생각하면 두려울 뿐이다. 그 두려움은 상황을 조절할 줄 알고, 어떤 상황에서든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커다란 장점이 된다는 사실의 깨달음에 다름 아니리라.

암이 물러가고, 나는 무엇에 고마워했는가?  <본문 중에서>

마음공부의 선행학습일까. 이 한마디가 암의 불교적 치유를 표현하고 있다. 지금도 건강하게 마음공부를 전하며 세계를 누비는 샌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그의 다른 책을 만나게 하고 싶다.

혹 이 이야기를 통해 샌디처럼 치유의 기쁨을 맞은 분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네고 싶다. 그리고 그의 한마디를 기억했으면 한다.

우리는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수련한다.  <본문 중에서>

지난 10년 동안 암에 실려 생을 여읜 분들을 위해서라도 서둘렀어야 했는데, 나의 묵은 두려움과 미안함을 환희심으로 되돌려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나의 게으름으로 자꾸만 늦어졌지만, 그간 출간을 독려하며, 관세음을 느끼게 해준 비구니 성타 큰스님, 大明心님, 그리고 바움출판사에도 고마움을 전한다. 그 고마움들이 이어져 샌디의 기적 같은, 또한 원음(圓音)같은 이야기가 많은 이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2010년 5월 31일

김정학


*책제목은,  永平義雲(1253-1333. 일본 영평사 5대 주지)의 열반송(임종게)에서 비롯되었습니다.

毁敎謗禪/八十一年/天崩地裂/沒火裏泉

All doctrines split asunder/zen teaching cast away-/fourscore year and one./The sky now cracks and falls
the earth cleaves open-/in the heart of the fire/lies a hidden spring.

가르침을 훼손하고, 선을 비방하면서/81년을 보냈네/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갈라지니/불길 속에서 샘물이 솟는 것과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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