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으로 바로가기

인터뷰

가정의 달 5월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상세보기

가정의 달 5월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문정용 2022-05-10 16:52:02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 츨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오월은 각종 행사가 많은 달입니다. 사람들은 행사를 위한 행사보다는 그 행사의 취지나 목적에 부합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5월을 보내면서 어떤 점들을 생각해 봐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해보는 시간 갖도록 합니다.

오늘도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예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5월에는 정말 행사가 많은데요. 우리가 행사를 할 때 어떤 점을 생각해 봐야 할까요.

 

▷윤일현 대표: 그렇습니다. 정말 5월에는 행사가 많습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을 시작으로 쭉 행사들이 많은데요. 개인적인 행사‘ 가족 행사 등의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때마다 사람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이미 지나갔지만 근로자의 날에는 일을 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내용보다는 열악한 근로조건 혹은 저임금 실업률 등에 관한 이야기가 많고요. 또 어린이날에는 어린이에 대한 독재만큼 세계 전반에 걸친 큰 사회적 문제거리가 있느냐. 어떤 노예나 노동자도 어린이만큼 무한한 순종을 요구 당해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 어린이 편에서 생각해 봐야 할 때다.‘ 이런 목소리, 이런 지적이 나오고요. 또 어버이날에는 고령화 사회와 노인 문제 혹은 해묵은 효 논쟁이 열기를 품기도 했습니다. 또 부처님 오신 날에는 과연 부처님의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한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기도 했고요

 

또 이제 다가오는 스승의 날을 앞두고도 교권 침해가 일상사가 된 현실을 바라보며 차라리 이 날을 없애고 모든 교육 주체가 참가하는 교육의 날을 새롭게 재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기도 하죠.

 

기념일이 가지는 원래의 의미를 되새기면 많은 행사들을 의미 있고 뜻 깊게 기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 되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슨 일이든 즉각적인 반응과 결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진정한 대의명분, 의미를 되씹고 곱씹으며 이런 행사들의 진정한 맛은 무엇인가를 생각해야 합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버리는 일에 익숙한 우리들이 세상 많은 것들에 대해 시간을 두고 속맛을 알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문을 돌려야 되지 않겠느냐 같은 생각을 해봅니다.

 

▶정시훈 기자: 네 이 좋은 계절에 삶의 진정한 맛이란 꼭 음식만만은 아닐 텐데요. 우리가 삶에서 어떤 맛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까

 

▷윤일현 대표: 5월은 행사도 많고 여러 가지 일들이 있는데 이때 중용에 나오는 말을 한번 음미해 보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중용에 ‘인막불음신 선능지미’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이 말은 음식을 먹지 않는 사람은 없지만, 음식의 진정한 맛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는 뜻입니다. 음식만 맛이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에는 다양한 맛이 있습니다. 하루하루 전개되는 일상의 삶 속에서 우리는 인생살이의 참맛을 느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중용이 가르쳐주는 ‘인간 팔미’는 오늘의 관점에서 봐도 우리가 새겨듣고 실천해야 할 아주 소중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인생 팔미는 이렇습니다. 그저 배를 채우기 위해 먹는 음식이 아닌 맛을 느끼기 위해 먹는 음식의 맛,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일하는 직업의 맛,

 

남들이 노니까 노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풍류의 맛, 어쩔 수 없어서 누구를 만나는 것이 아닌 만남의 기쁨을 얻기 위해 만나는 관계의 맛, 또 자기만을 위해 사는 인생이 아닌 봉사함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봉사의 맛, 또 하루하루 배우며 사는 인생이 아닌 늘 무엇인가를 배우며 자신의 성장을 느끼는 배움의 맛, 또 육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느끼는 건강의 맛, 자신의 존재를 깨우치고 완성해 나가는 기쁨을 만끽하는 인간의 맛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 말들을 곰곰이 언급해보면 예나 지금이나 정말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의미를 가지는가를 절감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바쁜 시간 속에서도 음식 맛부터 시작해서 존재를 깨우치고 완성해가는 인간의 맛에 이르기까지 우리 내면의 성장을 위해 신경 쓰는 5월이 되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네 이제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시대의 스승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고 또 학생과 학부모님은 선생님과 어떻게 하면 잘 소통할 수가 있을까요.

 

▷윤일현 대표: 사실 스승의 날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도 나오지만 지금 부모님 세대나 현재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나 선생님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선생님은 한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신이 이 세상을 심판하러 올 때 제일 먼저 심판대에 설 사람은 고위 성직자와 신문기자다”라고 했습니다.

 

고위 성직자는 인간의 영혼을 신의 안전까지 무사하게 이끌어가야 하는 목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타락하면 신의 심판을 면할 수 없고 또 신문 기자는 그때나 지금이나 당대 역사의 물줄기를 끌어주는 그런 일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기자가 타락하면 심판을 면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저는 성직자와 기자의 맞먹을 정도로 책임이 막중한 사람이 교사라고 생각합니다. 교사는 한 인간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사람입니다. 사람마다 선생님에 대한 생각은 많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시골에서는 점심시간에 강냉이 죽을 줬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오후반일 때이면 학교에 가면 담임선생님이 강냉이 죽을 남겼다가 주었습니다. 큰 가마솥 옆 부뚜막에 저를 앉혀놓고 한 그릇씩 주면서 먹으라고 했어요.

 

이런 일도 기억이 납니다. 선생님은 굉장히 부잣집 따님이었습니다. 나보다 한 두 살 많은 늦둥이 동생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한 번은 선생님이 교실에 오후에 남으라고 했는데 동생이 있던 옷을 한보따리 갖고 와서 내게 입혀보고 내 키가 좀 작은 편이어서 옷이 크니까 전부 분필로 표시를 해서 선생님 손으로 다 고쳐서 며칠 후에 입어보라고 좋습니다. 평생 잊을 수가 없어요.

 

또 밤늦게 교실 한 칸으로 만든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있으면 9시가 넘어도 문 닫아야 되니 나가라 이야기를 안 했어요. 책 읽다가 너 갈 때 “숙직실에 와서 이야기해라 내가 문 잠글게” 이렇게 말씀 하셨거든요.

 

또 질문을 하면 바로 대답을 해 주시기보다는 생각하도록 유도 하시고 또 다시 질문을 하시고, 이런 방법들이 굉장히 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무엇이든지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기다려주신다는 것, 말보다는 그냥 손을 잡아준다거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거나 즉 손길과 눈길로 격려해 주던 모습,  따뜻한 시선 이런 것들을 잊을 수가 없거든요. 평범한 것 같지만 이런 덕목이 그때나 지금이나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서 김영란법도 있고 있고 하니 물질적으로 선생님께 무엇을 하라는 게 아니고 손 편지라도 써서 선생님께 진정으로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도 부모님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과 학생과 부모님이 긴장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늘 소통하고 협의하고 상의해서 아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또 교사는 가르치는 기쁨을, 부모는 자녀 양육의 기쁨을, 아이는 선생님과 부모와 학교를 통해서 성장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그런 5월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죠. 고맙습니다.

 

윤일현 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