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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세계문학과 불교] T.S.Eliot(엘리엇) 상세보기

[세계문학과 불교] T.S.Eliot(엘리엇)

문정용 2022-08-31 15:42:24

동국대 WISE캠퍼스 구본철 교수
동국대 WISE캠퍼스 구본철 교수

■ 대담: 동국대 WISE캠퍼스 영문과 구본철 교수

 

■ 진행: 대구 BBS 정시훈 기자

 

■ 방송: BBS 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08:30∼09:00)

 

▷ 정시훈 기자: 오늘부터 라디오아침세상에 새로운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세계적인 문학작품과 그 속에 깃든 불교적 사고를 짚어보는 ‘세계문학과 불교’인데요. 격주로 화요일마다 마련하는데요.

이 시간 도움 말씀에는 동국대 WISE캠퍼스 교수불자회 회장이자 영문과 교수로 계시는 구본철 교수님이 수고해 주시겠습니다.

스튜디오에 나와 계십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구본철 교수: 네 안녕하세요.

 

▷ 정시훈 기자: 오늘 이 프로그램의 첫 번째로 소개해 주실 작가는 누구입니까?

 

▶ 구본철 교수: 모더니즘 시대 영미권 최고의 시인이자 비평가로 평가받는 T.S.엘리엇입니다.

 

▷ 정시훈 기자: T.S.엘리엇하면 황무지로 아주 유명한 작가인데, 엘리엇이 모더니즘 최고의 시인이라 하셨는데 먼저 모더니즘이란 무엇입니까?

 

▶ 구본철 교수: 모더니즘은 1900-1950년대까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된 문예사조 운동입니다. 이 시기는 산업화, 도시화, 문명화의 시대로 인간과 사회라는 이분법적 대립구조가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사회구조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되는 인간의 소외현상, 더 나아가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실존의 문제가 대두됩니다. 따라서 모더니즘시대의 문학의 주제는 인간 소외를 겪고 있는 현대인들의 내면세계에 대한 탐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자아를 찾기 위한 인간의 내면의 과정을 다루기 때문에 실험적이고 난해한 문학기법이 사용되고 있어서 모더니즘의 문학작품 특히 시의 경우 대체로 그 뜻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향을 보입니다. 대표작가로는 영국에서는 엘리엇과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같은 작가가 있고, 미국에서는 윌리엄 포크너와 어네스트 헤밍웨이와 같은 소설가가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엘리엇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시인인데,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 구본철 교수: 엘리엇은 영국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 태어납니다. 1888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나 젊은 시절에 유럽으로 건너가 1965년 영국에서 사망합니다. 이 시대에 미국의 많은 젊은 작가들이 유럽으로 가서 유럽의 철학자, 문학자, 예술가 등과 다양한 사상의 교류를 하게 되는데, 엘리엇도 이러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역사와 문화가 짧기 때문에 유럽의 오래된 사상과 문화를 미국작가들은 동경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을 발표합니다. 대표작으로는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로 유명한 <황무지>가 있으며, <네 개의 4중주>란 작품으로 194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합니다. 특히, <네 개의 4중주>에 여러 번 반복되는 싯구인 “나의 시작에 나의 끝이 있다(In my beginning is my end)”라는 표현은 엘리엇의 묘비에 새겨져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엘리엇은 어떻게 불교를 알게 되었나요?

 

▶ 구본철 교수: 엘리엇은 엄격한 청교도 집안에서 성장합니다. 하버드대학 영문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하버드 대학 철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됩니다. 엘리엇은 서양철학을 전공하면서도 인도철학과 불교사상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특히 산스크리트어를 배울 정도로 초기 불교경전을 공부하게 됩니다. 엘리엇이 박사과정에 수강한 과목의 1/3 이상이 인도와 불교관련 분야입니다. 엘리엇은 <황무지>를 집필하면서 “자신은 거의 불교도가 되었다”라고 스스로 고백할 정도입니다. 영국과 미국의 모더니즘 작가들 중에서 엘리엇이 가장 불교사상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문학가라 할 수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황무지를 집필하면서 사실은 거의 불교도가 됐다라고 고백할 정도라고 하셨는데 이런 연관성이 있는지 저를 비롯해서 많은분들이 잘 모르고 계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 구본철 교수: 네

 

▷ 정시훈 기자: 엘리엇의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불교적 관점은 무엇입니까?

 

▶ 구본철 교수: 엘리엇은 존재와 비존재의 관계성에 관련된 불교의 중도사상에 큰 관심을 가졌고, 이 중도사상을 자신의 문학 사상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중도란 모든 형식의 존재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얻게 되는 자유로운 마음의 상태란 뜻인데, <네 개의 4중주>에 이를 잘 설명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 구절을 읽어보겠습니다. “그대가 알지 못하는 것에 이르자면 / 그대는 무지의 길로 가야 한다 / 그대가 소유하지 않은 것을 소유코자 한다면 / 그대는 무소유의 길을 가야 한다 / 그대가 아닌 것에 이르자면 / 그대가 있지 않은 길로 가야 한다  / 그대가 알지 못하는 것은 / 그대가 아는 유일한 것이고 / 그대가 소유하는 것은 그대가 소유하지 않는 것이고 / 그대가 있는 곳은 그대가 있지 않는 곳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구절은 양 극단의 세계가 아니고 또 어느 한 곳에 치우치지 않는 불교의 중도적 자세를 분명하게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이 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엘리엇은 불교의 중도적 관점을 자신의 문학사상을 통합하는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엘리엇은 오늘을 사는 현대 문명인들 위한 구원의 메시지로 중도적 윤리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 정시훈 기자: 세계문학과 불교, 오늘 첫 시간에는 T.S.엘리엇의 작품과 작품 속에 나타난 불교적 사고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교수님 오늘 도움 말씀 고맙습니다.

 

▶ 구본철 교수: 감사합니다. 

 

▷ 정시훈 기자: 지금까지 동국대 WIS캠퍼스 구본철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