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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교육진단] '선(先)이해, 후(後)암기'...학습 생산성 높여 상세보기

[교육진단] '선(先)이해, 후(後)암기'...학습 생산성 높여

정민지 2024-05-28 09:09:56

▪ 출연: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윤일현 대표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교육진단’ (2024년 5월 28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교육 진단 시간입니다. 5월도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많은 학생들이 이제 시험보다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취약한 과목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학생들은 공부를 하는데 생각처럼 성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아서 걱정이라고 말을 하죠.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공부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걱정을 하면서 좋은 방법이 없는지 문의를 합니다.

오늘은 학습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해 보는 시간 갖도록 합니다.

오늘도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 전화로 모셨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윤일현 대표: 안녕하십니까.

 

▶정시훈 기자: 같은 시간을 투자해도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방법으로 공부를 한다면 성적 향상이 빨리 일어날 것 같은데요.

시중에 많은 학습법이 있는데 이런 책들이 정말 도움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어떻습니까?

 

▷윤일현 대표: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무슨 답을 그렇게 하느냐 이렇게 말씀을 하실 수 있는데 실제로 지금 시중에 공부 뿐만 아니라 자기계발서 같은 게 굉장히 많이 나와 있습니다.

많이 나와 있는데 어떤 경우에는 그런 것들로 인해서 오히려 역효과를 보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 학습법도 마찬가지고요. 학습법이나 이런 것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내려오는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방법의 토대 위에서 도움이 될 만한 이런 걸 부분적으로 취해서 내 스타일에 맞게 개발을 하고 또 적용을 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자기 스타일로 확정이 되는데, 그렇지 않고 그냥 어느 누가 이런 방법이 좋다 하더라 해서 이대로 해봐라 이런 것은 굉장히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부모님들께서 어떤 학생이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효과가 있고 이렇게 해서 원하는 대학에 갔다 이러면 그 중간과정이나 이런 거는 다 생략하고 어느 한 부분만 이렇게 했다더라 이걸 그냥 떼어 와서 자녀들에게 강요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오히려 아이에게 좌절감을 심어주거나 아니면 자기 능력에 대한 회의 이런 것과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부모님 세대부터 지금까지 공부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들을 다시 확인하고 음미해보고 그리고 거기에서 시대에 따라서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어떤 방법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가미한다는 이런 자세를 가져야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정시훈 기자: 학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오늘 이 시간에는 어떤 특별한 기상천외한 방법보다는 일반적인 방법을 한번 다시 되짚어볼까 싶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한 번 틀린 문제는 자꾸 틀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틀려본 문제라면 더욱 기억에 오래 남아 다음에는 반드시 맞춰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또 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공부할 때 재미를 느끼지 못한 과목이나 단원은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진도가 나가지 않고 공부하기가 싫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 제대로 개념을 파악하지 못한 단원은 두 번째 볼 때도 대충 넘어가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제대로 공부하라. 내용 파악과 개념 정리를 처음에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이후에 별로 생산성이 없다 이런 걸 늘 우리가 강조를 합니다.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과목은 무턱대고 시간을 많이 투자해 반복만 할 게 아니라 그 과목에 대한 자신의 학습 습관과 태도 등을 한번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취약한 단원, 틀린 문제를 되풀이해서 공부할 때에는 항상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본 개념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자신의 취약점을 잘 알 수 없다면 그 단원의 개념과 내용을 적용한 응용 문제와 다른 단원과 관련지은 통합 문제를 풀어보면서 교과 내용을 깊이 있게 확인하고 다지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가 무엇이 뜻대로 잘 안 된다고 생각하거나 이럴 때는 기본 개념으로 돌아가 기본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이 점을 살펴봐야 합니다.

또 공부를 하다 보면 중요하고 아주 핵심적인 부분인데 좀 하기 싫은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하기 싫다고 계속 미루지는 않았는가’를 한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만사 제쳐놓고 그 단원부터 뿌리를 뽑겠다는 그런 적극적인 자세로 완전히 이해될 때까지 악착같이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필요합니다.

하기 싫다고 미루다 보면 그와 연관되는 그다음 내용들은 부실해지고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죠. 무엇이든 한 번 정성들여 이해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훨씬 쉬워집니다.

그래서 반드시 짚고 거치고 넘어가야 될 그런 핵심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이해를 하면서 정리를 해야 된다.

좀 하기 싫고 버겁다고 미루거나 대충 넘어가서는 그다음이 곤란하다 이런 걸 명심할 필요가 있고요.

‘특정 단원의 자신감을 잃지는 않았는가.’ 이 점도 우리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어떤 특정 단원에서 몇 차례 실수를 계속하다 보면 그 단원과 관련된 문제만 나오면 위축되고 평소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는 학생이 많습니다.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자신의 판단력과 능력을 신뢰하면서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확신이 설 때까지 계속해서 풀어보며 이만하면 됐다 할 정도까지 한번 노력을 해야 됩니다.

이 점도 한번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학습을 하기 위해서 하나의 구체적인 예가 될 수 있는데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교과서나 참고서를 공부할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긋고 빈 공간에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빽빽하게 적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복습할 때 쉽게 요점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책을 참고하지 않고 한 권으로 다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책에 무엇을 적거나 밑줄을 치고 표시를 할 경우 실제로는 반복적으로 복습을 할 때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학습 효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책에 많이 적고 다양한 표시를 해두면 다시 읽을 때 밑줄 친 내용이나 적은 내용 이상을 생각하지 않게 되고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진전시키기도 어렵습니다.

나아가 밑줄을 치지 않은 부분을 무심히 또 흘려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책에 아무 표시도 하지 않고 깨끗하게 비워두는 것이 좋은가?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을 상대로 이런 실험을 한번 해본 적이 있는데 참고해보면 좋겠습니다.

한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같은 과목 교과서를 2권씩 준비하겠습니다.

한 권에는 수업 중에 마음껏 적어 넣고 표시를 하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복습할 때 처음에는 선생님 설명이나 여러 가지를 적은 책으로 공부를 하게 하고, 그다음에는 아무것도 적지 않은 책을 읽으면서 앞에 적었던 내용을 상기해 보고 또 아무것도 적지 않았으니까 새롭게 떠오르는 어떤 질문이나 이런 것들을 메모하게 했습니다.

다음에는 다시 한 번 그 깨끗한 책을 읽으며 그 내용을 다른 관점에서 다양하게 생각해 보고 질문하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에 그 교과 내용과 관련된 문제를 풀게 하고요.

그리고 틀렸거나 맞는 문제도 확실히 몰랐던 문제들에 대해서는 다시 그 과정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왜 틀리게 됐는가를 말로 자세히 설명하게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정리를 하고 난 다음 다시 최종적으로 교과서를 보며 정리를 하게 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자 이 실험에 참가한 대부분 학생들이 그 단원에 대한 완전 학습이 이루어졌다는 말을 했습니다.

요약하면 주요 과목에 대해서는 책을 2권을 마련해서 한 권에는 자유롭게 필기하고 적고 한 권은 깨끗하게 해서 공부할 때 적은 걸 보고 그다음 두 번째는 깨끗한 책을 보면서 그 과정을 쭉 따라가면서 떠오르는 의문 이런 것도 따라서 적게 하면 굉장히 생산적인 공부가 될 수 있다 이 점을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시훈 기자: 교과서나 참고서를 제대로 정확하게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읽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윤일현 대표: 많은 학생들이 책을 읽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에 밑줄을 칩니다.

여러 색깔의 형광펜으로 보기 좋게 표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다음에 다시 볼 때 전체 내용을 읽지 않고도 그 부분을 쉽게 찾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죠.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의 독서가 생산적이지 못하고 창의력을 떨어뜨려 깊이 있는 독서에 장애가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여러 차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밑줄을 치거나 형광펜으로 표시할 경우 다음에 읽을 때는 앞뒤 문맥을 배제한 채 그 부분만 다시 보기 쉽습니다.

전체적인 이해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처음 읽을 때 놓친 내용을 거듭 놓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글이 주는 느낌 또한 처음에 받았던 그대로 떠오르기 쉽고 창의적으로 발전시키기도 어렵습니다.

근데 밑줄 치는 게 무조건 다 나쁜 거는 또 아닙니다.

예를 들면 문학 작품이나 시집을 읽을 때 아무 표시도 하지 않는 것이 직관력과 상상력을 배양하기 위해서는 좋은 방법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특히 시집 같은 경우는 줄을 치지 않는 게 좋다고 하죠.

읽을 때마다 다른 해석, 상상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용을 깊이 있게 음미하고 재해석하는 과정이 아니라 중요한 정보를 단순히 반복해서 암기하기 위한 수단이라면 밑줄 긋기나 형광펜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시각적 효과를 통해 핵심 내용이 눈에 확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운전면허 필기시험 교재 같은 경우에는 중요한 부분을 형광펜으로 표시하고 그냥 읽어도 도움이 되지요.

전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비교적 창의력이나 이해력 이런 걸 필요로 하는 것은 가능하면 표시를 하지 않고 교과서를 보면서 자유로운 상상과 질문을 하는 그런 시간 기회를 가지는 게 바람직하다.

역시 용도에 따라서 다르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보면 이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공부든 선 이해, 후 암기에 중점을 두면 학습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오늘 말씀 대단히 감사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윤일현교육문화연구소 대표 윤일현 선생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