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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경주 불국사 극락전 상세보기

[최영식교수 아침칼럼] 경주 불국사 극락전

정민지 2024-04-05 09:44:15

▪︎ 출연: 대구한의대 한문화건축연구소 최영식 교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아침칼럼’ (2024년 4월 5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안녕하십니까. 문화재수리기술위원 대구한의대학교 한문화건축연구소의 최영식 교수입니다. 

오늘은 경주불국사 극락전에 대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미타 부처를 모시고 있는 불국사 극락전은 8세기 중엽 신라시대 건축가 김대성이 불국사를 세우면서 지어졌는데, 지금의 극락전은 임진왜란 때 석조 기단과 초석만 남고 소실된 것을 1750년에 다시 세운 것입니다.

정면 3칸, 측면 3칸인 극락전은 대웅전 서쪽 한단 낮은 곳에 위치해 있으며, 극락전에 이르는 길은, 48원(願)을 실천하고 죽은 후 구품연지에서 환생하여 안양문을 거쳐 오는 방법과, 산 사람이 청운교 백운교의 33계단을 올라 자하문을 거쳐 대웅전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을 알현하고 서쪽 문을 통하여 오는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극락전 안에는 높은 고주 4개를 세웠는데, 뒤쪽 두 고주 사이에 후불벽(後佛壁)을 만들어 그 앞 불단에 국보 제27호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을 봉안하고 있습니다.

이 금동아미타여래좌상은, 경주 불국사 비로전에 모셔져 있는 국보 제26호 ‘금동비로자나불좌상’과 경주 박물관에 옮겨놓은 국보 제28호 경주 백률사 ‘금동약사여래입상’과 함께 통일신라시대 3대 금동불상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극락전의 기둥은 민흘림으로, 기둥 상부에 창방과 평방을 얹고 그 위에 다포작 공포(栱包)를 짰는데, 공포 앞으로 뻗어나온 치켜든 소혓바닥 모양의 쇠서 위에 연꽃 봉오리를 조각하고 그 위에 봉황 머리를 조각해 놓았습니다. 그 중 정면 가운데 어칸 상부 극락전 편액 뒤에는 봉황머리 대신 황금색 단청을 한 돼지를 조각해 놓았는데, 2007년 돼지해에는 이를 보고 온 국민이 ‘황금돼지’라고 떠들썩한적도 있었습니다.

또 불국사 극락전 안팎에는 불국사 다른 전각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 높은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극락전에 들어서보면 불단 위에는 좌우에 협시보살을 두지 않고 주불(主佛)인 아미타부처님만 모셔져 있고, 그 뒤 후불벽에 걸려 있는 아미타삼존도가 눈에 뜨이는데, 그 그림 속의 아미타부처님 좌우에 ‘관세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그려져 있습니다.

또한 극락전 내부 우측에는 반야용선이 그려져 있는데, 이 반야용선은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배를 말합니다. 그림속의 용은 극락으로 향해가는 뱃머리를 상징하고 반야(般若)는 진리를 깨달은 지혜를 의미합니다. 용으로 극락세계로 가는 배를 삼은 반야용선에는 망자를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인로왕 보살(引路王菩薩)이 배의 앞머리에 서서 길을 인도하고 있습니다.

극락전 건물 뺄목에 용머리와 용꼬리를 조각해 놓은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반야용선 벽화에는 나루터에 아미타 삼존불이 마중 나온 모습과 하늘에서 비천(飛天)이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어 인상적이기도 합니다.

불국사 극락전 내부 천정 아래에 그려져 있는 선녀벽화도 빼놓을 수 없는 벽화인데, 섬세함과 균형미가 돋보이는 이 선녀도는 조선시대를 대표할 만한 ‘비천상-선녀도’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박락이 심하고 보존상태가 좋지 않아 과거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습니다. 그나마 극락전 내부 천정에 걸어놓은 수많은 연등에 가려서 참배객들은 천정 벽화를 쉽사리 볼수 없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오늘은 경주 불국사 극락전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