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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한국 불교계가 변하고 있다. 상세보기

[혜문 스님의 시사칼럼] 한국 불교계가 변하고 있다.

문정용 2024-05-09 10:33:46

대광불자회 지도법사,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대광불자회 지도법사,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대구BBS 라디오아침세상 시사칼럼

■ 대구 상락선원 선원장 혜문 스님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 아침세상’ 08:30∼09:00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봉덕동 상락선원장 비구 혜문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중심으로 한 불교계를 사부대중이라고 하여, 출가한 남성을 비구라 하고 출가한 여성을 비구니, 재가 불자인 남성을 우바새 여성을 우바이라고 부르며 이를 총칭하는 말이 사부대중입니다.

이 사부대중은 당연히 출가자가 그 중심이 되고 있는데, 부처님의 10대 제자가운데 최고의 제자를 꼽으라면 두타제일 마하가섭이 될 것입니다.

마하가섭의 출가 이야기가 흥미로운데, 그는 마가다국의 왕사성 출신으로 대부호 집안의 외동 아들로 태어나 일찍이 바라문이 되었으나 만족하지 못하고 완전한 깨달음을 성취하기 위하여 항상 출가를 꿈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부호인 부모님이 재산을 물려받아 혼인을 하고 가문의 대를 잇기를 원하기 때문에 쉽사리 출가를 할 수가 없었고, 혼인이라도 피하기 위해 핑곗거리 마련으로 금 세공사 찾아가 아리따운 여인상을 황금으로 조각해 달라고 하여 이런 절세의 미인이 아니면 혼인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부모님은 세상에 이런 조각상과 같은 여인이 어디 있겠냐고 했지만, 어느 날 그 조각상보다도 더 잘생긴 밧다카라는 여인을 찾게 되었으니, 약속대로 혼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답니다.

그러자 마하가섭은 그 여인을 찾아가서 솔직히 출가를 원하고 있다고 고백하자, 그 여인도 세속에서의 삶이 아니라 출가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답합니다

이후, 두 사람은 혼인은 하였으나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까지 서로의 순결을 지키며 살았고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자 이제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여 모든 재산을 이웃과 하인들에게 분배해 주고 서로의 머리카락을 잘라준 다음 출가  수행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함께 길을 걷다가 갈림길이 나오자, 한 집에서 10년을 넘게 같이 살았어도 수행에 방해가 되는 부부관계가 없었는 데, 출가를 단행한 이상 함께 다닐 이유가 없다면서 갈림길에서 각자의 길로 헤어지게 됩니다. 
훗날 마하가섭은 부처님을 만나 깨달음을 성취하게 되었고, 밧다카 여인은 외도수행자의 문하에 들었다가 나중에 부처님의 교단에서 여성의 출가가 허용되자 가섭은 그녀를 데려와서 구족계를 받고 비구니가 되도록 하였습니다.

불교계의 사부대중으로 이 두 사람의 비구 비구니의 탄생은 청정한 출가의 모범사례로 오늘날까지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가자의 경우는 다르겠지요.
요즘 불교계의 템플스테이에서 ‘우리 절로’, ‘나도 절로’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청춘 남녀를 같은 비율로 신청을 받아 ‘우리 절로’, ‘나는 절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만남을 유도하는 방식이랍니다.

사찰이라는 곳은 수행 장소의 표본으로 남녀의 구별이 엄격한 이미지가 강한데,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이 주최가 되어 템플스테이 지정사찰에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해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서울 조계사에서 진행되었던 1,2기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고, 제3기가 진행된 ‘나는 절로, 전등사 편’에서도 청춘남녀 20명 모집에 무려 337명이 지원했었다고 하니 그 열기를 짐작할 수 있겠고 모든 일정을 마친 참가자 10쌍 가운데 무려 4쌍의 커플이 맺어지는 높은 성사율을 보였다고 합니다.

이를 지켜 본 정부의 한 관계부처에서는 이 열기에 주목하여 종교계에 청춘남녀의 만남 프로그램으로 ‘나는 교회로’, 또는 ‘나도 성당으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국 이름난 명산에 대찰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제는 사찰 도량이 출가 수행자의 전유물이나 불자들의 신행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고, 뛰어난 문화재 관람과 관광지로서의 역할을 넘어서서 불자가 아닌 누구라도 사찰을 찾아 자유롭고 편안한 공간 활용과 더불어 더 많은 커플들이 탄생하도록 만남 템플스테이의 출발에 큰 기대를 걸어 봅니다.

더불어서 불교를 알아가는 불자 커플이 맺어진다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