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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북 저출생 정책, 성평등 인식 보완해야"...대경여성단체연합 김정희 공동대표 상세보기

"경북 저출생 정책, 성평등 인식 보완해야"...대경여성단체연합 김정희 공동대표

정민지 2024-05-27 14:26:24

◼︎ 출연: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김정희 공동대표

◼︎ 진행: 정시훈 기자

◼︎ 방송: BBS대구불교방송 ‘라디오아침세상’ 08:30∼09:00(2024년 5월 27일)

(대구 FM 94.5Mhz, 안동 FM 97.7Mhz, 포항 105.5Mhz)

▶정시훈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저출생 국가입니다.

올해 합계 출산율이 0.6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그동안 정부가 매년 수조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상북도는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다양한 정책을 내놨는데요.

관련해서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잘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김정희 공동대표님 연결해서 관련 얘기 나눠보도록 하죠.

연결돼 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김정희 대표: 네 안녕하세요.

 

▶정시훈 기자: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 하락 추이가 상당히 가파른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이 어떤지 전해주시겠습니까?

 

▷김정희 대표: 네, 맞습니다. 합계 출산율은 15세에서 49세 사이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하는 것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1970년 4.53명을 찍고 그 이후로 계속 감소하기 시작해서 2000년대 들어서 저출생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급격히 떨어졌죠.

2000년도에 합계 출산율은 1.48명이었습니다.

근데 작년 2023년에 0.72명에서 4분기에는 0.65명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었던 것이죠.

합계 출산율의 이런 감소 추세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마는 이런 0.65명이라는 수치는 굉장히 심각하다는 생각이 들고 외신에서도 그래서 많이 다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시훈 기자: 2000년에 1.48명이었군요.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고 지금 더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상황이네요.

저출산의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왜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보십니까?

 

▷김정희 대표: 결혼에 대한 남녀의 생각 차이가 큽니다. 남성은 결혼에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높지만 여성은 그렇지 않다라는 것이죠.

이것은 얼마 전에 남녀 결혼에 대한 생각 인식에 대한 조사한 게 있어서 그 내용을 토대로 제가 말씀을 좀 드리겠는데요.

여성은 결혼에 대해서 꼭 해야 한다거나 아니면 하는 것이 좋다 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이 남성에 비해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결혼에 대한 이런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는 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건데요.

여성의 입장에서 평생 일하는 삶을 꿈꾸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결혼과 출산, 양육 문제가 여성에게는 더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문제 이런 것이 결혼을 선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죠.

결혼 후 여성이 일하더라도 여전히 가사노동 비율이 80% 정도이고요.

여성이 출산하면서 이런 노동시장에서의 불이익도 여전합니다.

그리고 높은 주거비용이라든지 자녀를 키우는 데 드는 많은 사교육비 이것도 문제이고요.

결혼과 출산 후에 문제도 있지만 채용 과정에서의 여성 차별 그리고 유리 천장과 유리 장벽 문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 시장에 몰려 있는 청년 여성들의 소득 불안정 이런 여러 가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여러 원인들로 인해서 결혼과 출산까지 포기하게 만든다고 저는 생각이 듭니다.

 

▶정시훈 기자: 상당히 복합적인 요인이 있는 것 같아요. 정부와 지자체는 10여 년간 저출산 관련 대책을 계속 내놓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효과를 본 정책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데요.

이 가운데 최근에 경북도는 소위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6개 분야 20대 핵심 과제를 발표했습니다.

내용을 좀 보셨을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정희 대표: 대한민국의 합계 출산율이 갈수록 낮아진다고 아까도 얘기했는데 지방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경상북도는 저출생 고령화 사회로 진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서 이런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 의지를 보이는 것이 지방정부로서의 당연한 역할이고 필요한 것이죠.

이번에 경북이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마련하고 큰 규모의 예산까지 투입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0.65명이라는 합계 출산율, 이 수치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는 수치이고 이런 수치가 나타난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말씀을 드렸듯이 그 근본 원인을 잘 파악하고 정책을 마련해야 되는데 경북이 내놓은 정책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라는 것이죠.

성평등이 빠져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고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 문화적 요소의 바탕이 되는 성평등 인식과 성평등 인식을 확산하기 위한 노력은 꼭 필요하고 이것이 되어야 저출산 문제도 해결된다고 생각이 드네요.

 

▶정시훈 기자: 어쨌든 정부와 지자체가 위기의식을 갖고 문제 해결의 의지를 가진다는 점에서는 그래도 상당히 고무적이라고 봐야 되겠죠.

저출생 정책에서 보완해야 할 점이 방금 성평등 의식 또 인식 이 부분을 좀 지적을 해 주셨는데 함께 좀 강화돼야 되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까?

 

▷김정희 대표: 네 맞습니다. 지방정부의 이런 대대적인 정책과 예산을 편성하겠다라고 의지를 보이는 것에는 저희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이 듭니다.

출산과 양육에 대한 이런 사회적 책임이 필요한데 남성이 여성의 돌봄을 도와주는 행위가 아니라 남성과 여성의 돌봄을 공유하는 인식의 변화가 우선 일어나야 되는 것이고요.

일, 가정 균형을 위한 다양한 제도가 사실 있기는 합니다 합니다만 그 활용률이 매우 낮습니다.

그래서 실질적 효과는 적다고 보고 있고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보완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제 기업도 나서야 하는 것이고요.

기존 육아휴직 제도를 지속적으로 늘려가야 되고 육아휴직 급여 수준도 올라가야 되고 그러려면 기업도 함께 동참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좀 제안을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노동 공시 제도라고 성별에 따른 채용 차별은 없는지 임금 격차 현황 이런 걸 좀 파악하고 개선하도록 하는 그런 제도인데요.

이런 제도를 통해서 노동시장에서 성차별을 훼손해 나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 정책들은 비용 지원에 치중되어 있습니다.

긍정적 지원이 사실 필요하기는 하지만 좀 더 미래를 내다보고 긴 안목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라는 생각입니다.

 

▶정시훈 기자: 어떻게 보면 많은 백화점식 정책들의 이면에 의사결정권자인 중년 남성, 기혼자들의 시각이 여전히 많다 이런 생각이 좀 들고 그런 점에서 임신, 출산의 당사자인 청년 여성의 목소리가 좀 더 반영이 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말씀이신가요?

 

▷김정희 대표: 네 당연합니다. 지난해에 BBC가 1년 동안 우리나라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저출산 관련해서 한국 여성을 인터뷰했고 이를 보도한 게 있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남성의 육아 분담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는데요.

한국에서 집안일과 육아를 동등하게 분담할 수 있는 남자는 찾기 힘들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고요.

혼자 아이를 가진 여성에 대한 평가는 친절하지 않다 라고도 얘기했었어요.

인터뷰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가사노동과 돌봄이 여성에게 집중되어 있고 그리고 전통적인 가족관도 문제라고 짚었던 것입니다.

근무 때문에 육아를 위한 시간이 보장되어 있지 않고 출산과 육아 후 경력단절에 대한 문제, 이런 점들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되고 촘촘하고 긴 안목을 가지고 정책을 만들어야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이런 정책을 내놓기 전에 당사자인 청년 여성들과 함께 논의하고 정책을 만드는 과정을 좀 가졌더라면 좋았겠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시훈 기자: 여러 정책도 필요하지만 시민사회 영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김정희 대표: 정책도 필요하고 인식의 변화도 필요한 것 같고요.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가 되어야 되고 전통적인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한 우리 시민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정시훈 기자: 전하고 싶은 말씀 듣고요. 인터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김정희 대표: 저출생의 원인에 대한 검토가 다시 좀 필요하고 정책의 내용에 보면 만남 주선 이런 내용도 있는데요.

이런 사업에 예산과 인력을 낭비하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이고 성평등 실현에 경북이 앞장서 줄 것을 바라는 바이고 성평등 사회가 답이다 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정시훈 기자: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김정희 공동대표였습니다.